1. ‘정보 도둑질’ 판치는 신도시 계획, 새 출발해야

    거시적 안목 없는 부동산 정책에 LH 투기 사태까지 더해져 정책정당성 소멸

    현 정부 출범이후 부동산 관련 정책이 무려 25회나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공급 획기적확대방안’을 발표하면서 투기수요에만 집중하던 기존의부동산 정책에서 탈피하여 공급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대량 물량공급으로 수급 불안심리를 해소하고 과감한 규제혁신과개발이익 공유 그리고 파격적 인센티브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창출이라는 3가지목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투기수요에초점을 맞추던 부동산정책이 실패를 거듭하자 정부가 새롭게 들고나온 정책 방향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정부가 추진하던 공급 중심의 부동산 정책에도 큰 타격을 입게되었다.

    정부가 추진하고 계획했던 신도시 지역들에 대해서 신도시 지정을철회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LH에 근무하며 부동산 관련내부 정보를 쉽게획득해 막대한 시세차익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범죄에 가장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검찰이 검찰개혁이라는 해괴한 명분하에 이번 수사에 직접 투입되지못하다가 사건 발생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이르러서 뒤늦게 검찰수사 투입을 결정하는 등 허둥거리는 모습이 민망할 정도이다.

    LH직원이나 공무원, 시의원, 국회의원 중에서 이번 사건에 직접연루된 사람들이 다수 적발되고 있지만 친척이나 지인을 이용한 차명거래를 감안할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특별검사운운하면서 시간끌기를 하지 말고 즉각 검찰을 수사에 참여시켜 개발예정지역의 부동산 투입자금의흐름을 추적해 숨은 범죄자들을 일망타진하고강력히 처벌함으로써 부동산 범죄의뿌리를 뽑아야 한다.

    또한,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맞춰서이미 올해 공동주택의 전국 평균 공시가격이 19.1%급등한 상황이라 각종세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여당 일각에서도공시지가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많은데 공시지가까지 급등한다면 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적절한 속도 조절이불가피하다.

    이미 주택보유자들은 재산세 부담이 커지는 것에대해서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제기할정도로 조세저항이 강하게 일어날 모습이다.

    이번정부가 출범한 4년동안 서울의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72%에 달했다는 점과 대비하여 출범전 4년간은 14.3%에 그쳤다는 점에서 공시지가가 얼마나 가파르게 상승했는지 분명히알 수있다.

    이런상황 속에서도 정부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인해 공시지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때문에 관련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부작용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는데 정부가 세금을 인상하는 것은국민들을 괴롭히는 부적절한 정책임이 분명하다.

    공시지가는 재산세뿐만아니라 건강보험료나 기초연금 등의항목을 산정하는데 반영되기 때문에국민들이공시지가 급등에 민감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동산 가격 인상을 빌미로 세금을추가로 걷기 위해 공시지가를 올렸다고 보는 것이다소 과도한 추측일수도 있지만 정부의부동산 정책이 갈팡질팡하며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새겨들어야 할 비판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국민과 시장의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거시적 안목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투기수요를 잠재우기 위해서 펼쳤던핀셋규제는 오히려 비규제지역으로수요를 집중시켜 또 다른 과열지구를 만드는 원인이되었다.

    공급확대 정책 역시 공급 정책을 이끌어야 할 기관인 LH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국회는 공공기관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경우 이를 몰수하는 법을통과시켰지만 소급 적용이 불가해 정작 LH 직원들은 그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즉,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건설적인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며단기적인 이슈를 해결하는데 집중하는땜질식 부동산 정책에 그치고 있다고평가할 수 있다.

    물론 LH 투기 직원들에대한 강력한 조사 및 처벌은 반드시 진행돼야 하지만 이와 더불어 중장기적인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재점검하고 새로운 기조로의 전환을 준비할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기와 관련이 없는 선량한1가구 1주택자들까지 괴롭히는 공시지가 급등정책은 전면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

    그리고 공공정보를 도둑질하여 부당이익을 노렸던 파렴치한투기꾼들이 들끓는 이번 신도시 계획은 즉시취소하고 부동산 범죄근절 대책을 세운 뒤에 완전히 새롭게 출발해야 할 것이다.

    ● 조하현연세대 교수 프로필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 지구 일대 모습. 연합뉴스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시카고대에서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한국 금융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경제가 사회현상 뿐 아니라 정치적 흐름 등에도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경제의 광범위한 영향력과다채로운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 능력이탁월하다는평가를 받고 있다.
  2. 입력시간 : 2021-04-05 0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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