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팩트 보단 ‘묻 지마 지지’ … 팬덤정치의 폐해

    부정적 악재 거듭해도 ‘우리끼리’ 정치… 편가르기 진영 논리만 판쳐

    이재형 기자silentrock@hankooki.com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10월 7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미래형 스마트벨트 1차 전략발표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국민의힘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0월 6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정권교체국민행동 초청 토론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유력대권주자로선두권을 달리는 더불어민주당의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민의힘의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혹독한검증국면에서도 굳건한 지지세를유지하고 있다.

    연일 날아드는굵직한 의혹 보도는 지지율을 흠집내기는커녕 지지층의 맹목적인 지지를이끌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불리한팩트는 치명적인 사안임에도무시하고 넘어가는 ‘묻지마 팬덤’ 현상을 양산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가치관을 중심으로 결집하기보다는진영 논리에 근거해 편가르기로혈안이 된 정치문화가 고착화되는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짧은 팬덤정치 업은 이재명과윤석열, 누가 먼저 무너질까 ‘대장동 게이트’와 ‘고발 사 주’ 의혹이 연일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지만이지사와 윤 전 총장은 건재했다.

    지난 3~4일 케이스탯리서치가 경향신문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이지사와 윤 전 총장은각각 31.1%와 19.6%지지율로 1, 2위를 기록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14.1%) 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0.1%) 를 오차 범위 밖에서앞섰다.

    (전국 만 18세이상 1012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지사는 오는 10일 마지막 ‘슈퍼위크’에서17만 표만더 확보하면대선 본선 진출도 확정된다.

    국회의원경험이 전무한 중앙 정치권 출신이아닌 후보로 여당의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이정표를 기록하게 된다.

    윤 전 총장도 정치권에갓 발을 들인 정치신인이다.

    공직자 출신이라는한계에도 지금까지는 야권의 선두주자 자리를 양보하지않고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정계에서는 대형 의혹에 직면한 두 후보의지지율 하락을 예상한여론이많았다.

    특히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관계자이자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뇌물수수와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지사는 최대위기국면을 맞았다.

    이 지사 또한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뜻밖에도 이 지사를 향한 지지층의 결집효과로 이어졌다.

    지지자들은 언론보도를 후보에대한 공격으로 인식하고 무시하거나음해로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총장 역시 대장동 게이트의핵심인물과 부동산 다운계약을 했다는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열성 지지자들은 “정부와 진보 진영이핍박할수록 윤석열은 무쇠처럼 강해질 뿐이다” 라며지지의사를 나타냈다.

    “자기지지자만 감싸는트럼프식 대선 전략 두드러져”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지지자들이 특정 후보에 대해매우 강한 애착을 보이는 ‘팬덤정치’로 해석이 모아진다.

    다만 과거 한국 팬덤정치에선 볼 수 없었던 양상도 보인다.

    과거 팬덤은 특정 정치인이 오랜기간 논쟁과 경험을 통해 정치적입지를넓혀가면서 장기간 형성해 나가는 것이었다.

    지지자들은 정치인의 행보를지켜보며 같은 가치관을 공유했다.

    ‘노사모’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는노무현 전 대통령 개인이 갖는 정치철학적가치관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단체인 ‘박사모’는 박정희전 대통령과 산업화 세대에 대한 상징성과 정통성을 따라갔다.

    이런 가치들은 의혹이사실로 밝혀지더라도 팬덤과 지지율이유지되는 기반이 됐다.

    하지만 이재명, 윤석열의 팬덤은 후보를 알아갈 기회가 상대적으로 짧은상황이다.

    이지사는 주민발의를 주도해 성남시의료원을 건립하는 등 특유의 추진력이 강점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도덕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금도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 경선때 그를 괴롭혔던 친형정신병원 강제입원 논란이나 형수를 향한 막말, 배우 김부선 씨와의불륜 의혹 등 사생활과 관련한 도덕성 문제가 거머리처럼따라붙었다.

    윤 전 총장은 총장 재임 시절 추미애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문재인 정권의압박을 받고 그 반사효과로 현 정권에 반발하는 여론의지지를 등에 업었다.

    그러나 ‘1일 1망언’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잇따른 설화를 자초하면서 주요 현안에 대한 몰이해를드러내고 국가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모와 부인등 처가와 관련한 여러 가지 의혹들은 현재진행형이다.

    총장 시절 핵심측근으로 분류되는 손준성 검사가 개입한 정황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이터져 나오면서최대 위기상황이벌어지기도 했다.

    후보의 가치관이 불분명한 가운데지지자들이 공유할 만한 가치는 정치적성향 정도에 주로 머물러있다.

    그럼에도 지지층이 결집한 것은 특정 쟁점에 대해 객관적인 관점에서 내용을파악하기보다는 진영의 유불리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화된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세론에올라탄 후보에지지를 몰아줘야 정권을 재연장하거나 탈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위기감이결집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팬덤은 지지자들이 적어도 4~5년 이상 정치인을 따라다니면서 형성하는 것인데 윤 전 총장의경우 기껏 6개월만에팬덤이형성된 것이라 과거에 비해유래가 매우 얕다” 며 “여야의지지자들이 정권 유지나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따라다니는 모습이다.

    한편 정치인들은 자기 지지층만바라보고 거기에 편승해 중도층을 껴안으려는 정치는 하지않고 있다” 고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백인 남성의 지지로정권을 잡은 미국의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처럼 일부 지지만 확보하는 전략이 이번 경선에서 두드러져 보인다” 라며 “본선에서도 지지층끼리 뭉치는정치문화가 계속된다면 양 극단 모두 선호하는 후보가 없는 중도층은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고 덧붙였다.

    유튜브 중심의 미디어 환경은 좌우로 분열된 진영 논리를 더욱 부추겼다.

    기존 언론과 달리 ‘게이트 키퍼’ 기능이 없는 유튜브는 구독 중심으로콘텐츠를 유통한다.

    유튜브 체제에서대중들은 각자 자기 진영에 우호적인미디어만 선택적으로 시청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미디어 환경에서 대중들의 정치문화는 사회 현상을 공동선의관점으로 이해하기보단 특정 정파 입장의 편향된 관점에치우칠 수 있다고지적한 다.

    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는 “알고리즘을 통한 뉴스와 정보 노출방식이최근 문제가 되고 있다.

    이용자취향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는포털과 유튜브 등 플랫폼의알고리즘은 정치정보나 뉴스를 공급할 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며 “정치 콘텐츠는 사회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용자에게다른 의견과 중요 이슈에충분히노출될수 있어야 한다” 고말했다.
  2. 입력시간 : 2021-10-11 09: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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