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민 통신 자료 조회 역풍… 검찰,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공수처장 수사

    이재형 기자silentrock@hankooki.com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 의원들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를 사찰 의혹이라며 공수처 해체 및 김진욱공수처장 사퇴를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1일이면 출범1주년을 맞는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가야권 정치인과 언론인을 포함한 일반국민을 상대로 무분별하게통신자료를 조회했다는 이른바 ‘사찰논란’ 으로 최대 시련을 맞고 있다.

    통신자료는 수사 중 통상 활용하는적법한 정보지만 공수처 수사와는개연성이 적은 공직자나 기자들을비롯한 일반인들의 정보까지 수집한게 알려져 적절성 시비에 휘말렸다.

    이에따라 수사당국이 김진욱공수처장의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공수처 폐지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공수처를 덮친 외풍은 조직의 뿌리를거세게 흔들고 있다.

    ‘직권남용’ 의혹 자초한공수처의 ‘언론인 조사’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최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고발된 김 처장에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수처가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아니한다’ 고 규정한 헌법 18조를 어기고 통신 내역을 무차별적으로 사찰했다며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 건을 경기남부청이이첩 받았다.

    아울러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오기찬) 는 지난 6일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가 김 처장을 직무유기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2건을 배당받았다.

    법세련은 지난해 11월 22일김 처장을 공수처에 고발했지만 공수처가 김 처장을 직접 수사할 수는 없어대검찰청으로 이첩한 것이다.

    법세련은 공수처가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내용을 단독 보도한 기자와 그의 어머니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을 들어 “유독 공수처에비판적이거나 현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자들만 특정해 강제수사를벌인 것은 조폭식 보복수사” 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지난 3일김 처장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제출하고 공수처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누가 봐도과한 집권남용이며 수사 갑질에 해당하는 중대범죄” 라며 “국민의힘은 김처장의 사퇴와, ‘야(野) 수처’이자 ‘국민사찰처’가 그 숨겨진 진짜 정체임이드러난 공수처 해체에 모든 당력을 집중해국민들과 함께 가열차게 싸워나갈 것” 이라고 했다.

    통신 자료 조회적법하다지만수사 관련성해명없어사찰 논란은 공수처의 통신 조회 기록을 폭로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나날이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의지난 3일 집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동통신사에 문의해 국민의힘 의원105명 중 85%에해당하는 89명의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가입일, 해지일 등 통신 자료를 조회했다.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배현진 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등 현역 의원들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지자체장등 인사들이조사대상에포함됐다.

    여기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국민의힘소속 국회의원 보좌진 6명등고위공직자가아닌인사들의통신기록도 조사한 사실이알려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8일 해당 의혹을처음 제기한 ‘조국흑서’ 의 저자 김경율회계사와 기자 130명, 보수성향 대학생단 체인 ‘신(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 구성원 6인 등 일반인의 통신 자료도 조사했다.

    공수처는 일부 기자들을 상대로 법원의통신 영장을발부받아 통화 상대와 카톡 단톡방참여자 번호까지 살펴본 것으로도 확인됐다.

    공수처는 “수사 과정에서나온 휴대전화 번호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면서수사 대상에서배제하는 과정” 이라며 수사 대상과 관련된 사람들의통신 자료를 조회하는 것은 합법적절차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통신자료는 공수처가 법원의영장 발부 없이도조회 가능한 정보로, 검찰·경찰 수사에도 있었던 관행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통신자료 조회로 인한 ‘사찰’ 논란과 관련해 “지난주 과기정통부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검찰의통신자료 조회건수는 59만700건이고 경찰은 187만7000건이다” 며 “저희 공수처는 135건인데 저희보고 사찰했다는 것은 과한 말씀이다.

    왜 저희만 가지고 사찰이라고 그러시나” 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공수처가 맡고 있는 윤 후보 ‘고발 사주’ 의혹 등 핵심 수사와는동떨어진 일반인의 통신 자료를 조회한 사실이나, 기자를 상대로 통신영장을 발부 받고 조사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해명이나오지 않고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이를 둘러싼 공수처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오 시장을 향한 고발 건 중 공수처와관련된 수사기관은 없었다는 점을 들어통신자료 조사를 ‘정치사찰’로 규정했다.

    서울시는 “오 시장은 지난 보궐선거 과정에서의 고발 건으로 검찰수사를 받은 적은있지만, 오 시장의통신자료를 조회한 공수처와 경기남부경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천지방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한 기관이 아니다” 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들 기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통신기록 조회의 구체적 사유를 요구할 계획이다.

    인권위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이 문제” 광범위한 허용요건 지적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는 해당 논란에 대해 수사기관의 신상정보 조회권한을 제한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전기통신사업법 개선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지난 6일 성명에서 법원, 검사, 수사관서의장 등이재판, 수사 등을 위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할 권한을 부여한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규정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통신자료 제공 제도를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지속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수사기관이 피의자 신상정보를 파악하는 활동은수사에 반드시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제공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통제 절차를 관련 법률에마련해야 한다” 며 “현재 통신자료 제공 절차의 허용요건이 너무 광범위하고 이용자에 대한 제공내역 통보 절차도 없어기본적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2. 입력시간 : 2022-01-10 09: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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