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최저임금 상승의 빛과 그림자…'차등화'가 해법
  •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업종별-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 있어"
  • | 2017-08-08 08:00:17
  •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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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조하현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6470원에 비해 16.4% 인상됐으며, 금액으로는 1060원이 올랐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7.4%의 두 배가 넘는 급격한 상승률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고, 결정이 된 후에도 노동계와 사용자 측 모두가 불만을 토로하는 등 여전히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최저임금제도는 취업 취약계층과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노사의 임금결정과정에 개입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법적으로 정하는 제도적 장치다. 좋은 의도로 도입된 제도지만 경제학적 논리에 따르면 시장의 균형임금을 초과하는 최저임금은 고용을 위축시키므로 완벽한 제도가 되지 못한다.

최저임금이 모든 직종에 확대 적용된 이후 아파트 경비원들이 대규모 해고된 것을 떠올려보면 상황을 금세 파악할수 있다. 고용이 유지된 사람들은 임금수준 향상으로 보다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을지 몰라도, 해고된 사람들의 고통과 후생감소는 경제적 가치로는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번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과 파장을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최저임금과 고용 사이에 상충관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분을 보전하고 침체된 내수의 활성화 및 소득양극화 완화를 위해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것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사실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1만원’이 하나의 상징적인 수치가 되어버린 최근에는 최저임금을 얼마만큼, 그리고 얼마나 빨리 인상해야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임금을 올려 지급할 수 있는 사업장이야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런 사정이 되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그 부담이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 및 기준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30인 미만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7.4%를 초과하는 인상분을 직접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중이다. 약 3조원 내외의 예산을 들여 지원한다고 하니 당장의 불은 끌 수 있을듯 하다. 하지만 이는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할뿐 아니라 근로자의 임금을 세금으로 메우는 것은 시장의 원리에도 크게 어긋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게다가 최저임금제도가 저소득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인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연봉 5000만 원 이상을 받는 대기업 직원들에게 까지 그 혜택이 적용돼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에 이르렀다. 국내 기업들의 급여 체계가 기본급은 낮은 수준이지만 상여금과 수당이 높은 구조로 돼있다는 점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은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고, 기본급과 매월 고정수당만 포함하기 때문에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불거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프랑스, 영국과 같이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숙식비를 모두 포함하는 등의 최저임금 산정에 관한 법률개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살펴보면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 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위원회의 합의 하에 결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저임금결정에서는 ‘정치’ 논리가 깊숙이 관여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객관적 지표를 정해 아예 산정 공식을 정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업종별 운영 상황과 경기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도시와 농어촌 시골마을 등 지역별 경제적 편차 등을 감안해 보다 현실적이고 수긍할 수 있는 최저임금 정책을 찾아보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저임금 문제는 향후 몇 년 간 유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최저임금결정과정 및 방식에 대해서 반드시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저임금이 저임금 근로자를 구조조정하는 도화선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접근해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선의(善意)로만 그 결과가 결정될 수는 없다.

서민의 삶을 배려하려는 좋은 의도는 충분히 존중하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작용을 간과하지 않도록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정책을 시행하려는 지혜가 그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조하현 교수 프로필 :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한국 금융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경제가 사회현상 뿐 아니라 정치적 흐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경제의 광범위한 영향력과 다채로운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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