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항제련소, 중금속 오염 중독 심각…환경산업기술원, 2000원 주고 피해구제?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오염피해 구제급여 선지급 시범사업 탁상공론 지적
  • 박현영 기자 | 2018-05-16 15: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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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환경오염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진행한 ‘환경오염 피해 구제급여 선지급 시범사업’이 피해자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공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오염피해 구제급여 선지급 시범사업은 환경오염 피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 중금속 중독증, 진폐증 등의 피해자에게 국가가 구제급여를 선지급해 신속하고 실효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앞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 원장 남광희)은 지난 2월 환경오염피해구제심의회 결과에 따라 구제급여 선지급 시범사업 신청인에 대한 구제급여 지급여부 및 피해등급 등을 결정했다.

하지만 구제급여 대상자에 포함된 (구)장항제련소 인근 환경오염피해자들은 이번에 시행된 구제 급여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상에서 제외된 주민들이 많았고, 대상자에게 지급된 구제급여도 터무니없는 액수라는 것이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위치한 (구)장항제련소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건설돼 1989년까지 50년간 운영, 일대 농경지에 중금속 토양오염 문제를 야기했다. 장항읍 인근 농경지에는 1급 발암물질인 비소와 이타이이타이 병을 유발하는 카드뮴 등 유해한 중금속으로 오염됐으며, 인근 주민들 역시 수십년동안 각종 암과 난청, 관절염, 골다공증 등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중금속 피해를 입은 장항읍 주민 209명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구제급여를 신청했다. 그 결과 환경오염 피해자로 적합 판정을 받은 사람은 76명에 불과했고, 133명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구제급여 대상자로 포함된 피해자들 중에서도 급여를 받지 못한 사람이 나왔다는 점이다. 구제 급여를 받은 사람 76명 중 10명은 급여가 한 푼도 나오지 않았으며, 일부 주민은 구제급여로 단돈 2000원을 받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급여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도 85만3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항읍에서 평생을 살아왔다는 피해주민 P씨(69)는 “장항읍 일대 주민 대부분은 나이가 많은 노인들로, 이미 암 등으로 사망한 사람이 많다”며 “많은 수의 주민들은 지금도 각종 암과 골다공증 등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병원에 갈 비용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거나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아픈 줄 알고 참고 사는 사람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는 (구)장항제련소 인근에서 중금속 오염 토양정화사업을 진행하고, 중금속 오염 피해자들을 모두 구제하는 것처럼 언론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토양 중금속을 정화하기 이전에 먼저 주민들의 마음부터 먼저 정화해 주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측은 “환경오염 피해 구제급여는 보험금 개념으로, 피해자가 치료를 받은 병원비 등을 구제급여를 통해 지급하는 제도”라며 “구제급여는 보상금 개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보건소 등에서 치료를 받은 경우가 많았고, 골밀도와 신장 등에 대한 치료만 구제급여 지급 대상이기 때문에 구제급여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사업은 향후 5년간 지속되기 때문에 구제급여 대상자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권하고 있다”며 “‘찾아가는 서비스’ 등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인 지역주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중금속 피해주민들은 환경오염피해 구제급여 선지급 시범사업이 말로만 떠드는 탁상공론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고령인 주민들은 여건상 인근에 있는 보건소 말고 병원을 자주 갈 방법도 없는데, 말로만 치료를 권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피해주민들은 "환경오염 피해 구제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 돈으로 치료를 받고 영수증을 첨부해 신청해야 하는데, 막상 치료를 할 돈이 아예 없는 노인도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구제급여 대상자는 “카드뮴 중독으로 골다공증을 앓고 있거나 신장에 문제가 생긴 노인들 가운데 몇 명이나 아픈 몸을 이끌고 도시의 큰 병원을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나라에서 교통비를 지급해주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지원도 없으면서 우선 치료부터 받으라고만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 구제급여 지급절차. 자료=한국환경산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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