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설 이후 정당지지율 지각변동 3대 변수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데이터로 분석한 설 이후 정당지지율 저격하는 3가지 방탄 변수 살펴보니..."
    '부산-울산-경남의 민심'과 '중도층의 향배' 그리고 '40대의 민심' 변화에 따라 설 이후 정당 지지율 요동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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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02-07 18:09:05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설 명절을 '민심의 용광로'라고 한다. 부모님과 형제자매를 만나기 위해 민족의 대이동이 자연스레 펼쳐진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명절 풍경을 "경이롭다"고 표현하는 것은 충분히 그럴만 하다. 명절은 단순히 친척들의 모임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직업, 다른 지역, 다른 세대 배경을 가지고 있는 친척들이 함께 모여 온갖 여론이 뒤섞이는 ‘장터 효과’가 나타난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민심이 교류되는 시장처럼 명절에는 각종 여론이 뒤섞여 새로운 여론을 만들어낸다. 명절의 성격 변화와 휴대폰의 등장으로 명절의 여론 용광로 현상은 예전만은 확실히 못한듯 싶다. 그렇지만 명절이 갖는 상징적 효과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번 명절날 밥상머리에서 가장 많이 오고간 이야기 주제는 무엇이었을까. 정치권 소식도 있었을 것이고 먹고사는 경제 이야기도 결코 빠지지 않았을 것이리라. 명절날 정치 이야기는 듣는 사람에 따라 거부감이 있을수도 있지만 주고받는 이야기의 성격에 따라 설날 이후 정치 동향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

그래서 설날 민심에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쪽이 정치권이다. 오죽했으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설날이면 서울역과 용산역 등지에서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줄지어 명절 인사를 하는 정치인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올해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각종 악재가 쏟아진 정치권은 기차역을 중심으로 민심 구애 전쟁을 펼쳤다. 설 이후 정치권의 변화와 함께 정당지지율의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지난 2016년 총선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충격적인 결과의 전주곡은 같은 해 설 명절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설 명절을 관통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과 새로 탄생했던 중도정당 국민의당 지지율은 상승세를 탄 반면 새누리당은 명절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총선일을 포함한 투표일 직전 실시된 조사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정당 지지율 성적표는 팽팽해졌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꽤 경쟁력 있는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리얼미터가 자체조사로 지난 2016년 4월 11~13일 실시한 조사(전국2513명 유무선RDD전화면접 및 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0%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4.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새누리당 33.9%, 더불어민주당 27%, 국민의당 21.7%, 정의당 8.5%였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격차는 불과 6.9%포인트에 불과했다.

야당 전체 지지율을 모으면 절반을 넘었다. 개표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여소야대’를 점치게 하는 대목으로 해석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새누리당의 우세 즉 과반달성을 예측했지만 정작 지지율은 당시 야당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특히 최대 격전장이었던 서울은 새누리당 32.2%, 더불어민주당 29.6%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전 양상을 보였다. 서울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6.6%였다. 충청으로 옮겨가도 격차는 벌어지지 않았다. 충청에서 새누리당 36.9% 더불어민주당 33.5%, 국민의당 20.2%로 두 야당의 지지율을 합하면 절반을 넘었다.
선거 관련 지지율을 설명할 때 ‘30%의 법칙’은 묘하게도 설득력이 있다. 후보이든 정당이든 30% 지지율이 넘는다는 것은 당선 가능성 또는 적정 의석수 확보를 의미한다. 수세에 놓였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정당지지율을 확보해가면서 경쟁력이 생겼던 것이다.

지지율은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기초체력이다. 낮은 정당지지율로 후보들의 당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설 직전 정당지지율은 지각변동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당이 일방적인 승리를 쟁취했던 지난 지방선거 직후의 지지율과 비교해보면 최근의 변화가 더욱 명확해진다.

먼저 지난 지방선거(2018년 6월 13일)직후 실시된 조사 결과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6월 18~22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2502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0%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5.5%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4.1%였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여당 지지율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16.7%).

그렇지만 가장 최근인 2019년 1월 5주차 결과는 사뭇 달라진 결과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1월 28일~2월 1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2511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0%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 7.7%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여당 지지율은 38.2%였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7.4%로 두 당의 격차가 약 10%포인트 정도로 좁혀졌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내려오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상승하면서 양 정당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른바 ‘30%의 법칙’에 가까워진 셈이다.
정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대통령 지지율 변화를 무시하기 어렵다. 지난 지방선거 직후 상승 물살을 탔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들어 뒷걸음 치고 있다. 아직 임기가 만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지율의 변동폭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할 때 꽤 큰 편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과 연동돼 상당히 큰 영향을 받는다.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지지율이 내릴 때 다른 야당에 비해 더 많은 반사 이익 성격의 지지율 상승을 보인다. 향후 정당 지지율의 지각 변동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20대, 부산울산경남(PK), 무당층(지지정당이 없음), 중도층에서 지난 7개월여 동안 대통령 지지율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방선거 직후 지지율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75.4%나 되었다. 20대는 거의 80%에 육박했고 부산울산경남 대통령 지지율은 70%에 이를 정도였다.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했지만 샤이(shy)보수층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분석되는 무당층에서 지방선거직후 대통령 지지율은 50%를 넘봤다(49.5%). 중도층은 74.3%가 문 대통령을 긍정 평가하는 결과였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총선 직후 결과와 판이했다. 전체 긍정 평가는 절반을 넘기지 못했고 부산울산경남 긍정 평가는 42.3%에 그쳤다. 부산울산경남에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긍정보다 약 10%포인트 더 높았다.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에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0%를 넘지 못할 정도였다.
이렇게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지는 추세라면 더불어민주당의 생존 전략이 대통령의 임기 초반과 달라져야 한다. 설 민심의 파괴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각종 이벤트가 예고돼 있는 설날 이후의 정당 지지율 지각변동은 예정된 수순이다. 어떤 변수가 정당 지지율 지각변동의 중대 변수가 될까. 다른 변수에 비해 부산울산경남, 중도층, 40대 민심의 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지지율 변화에 중요한 변수일뿐만 아니라 정당 지지율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다.

첫 번째로 설날 이후 정당 지지율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변수는 부산-울산-경남 민심이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걸려있는 지역구 의석수만 38석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 지형을 바꿔 놓기에 충분한 숫자다.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치면서 정치적 아성이자 선거에서 텃밭이었던 지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정치적 영향력을 복원해야 하는 요충지 중의 요충지다.

여당의 속사정도 자유한국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문 대통령이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는 원동력이 된 곳이 바로 부산-울산-경남이다. 중고등학교를 다닌 부산에서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 경남은 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가 있다. 고향 앞마당에서 패배하고 전체 선거를 이길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앨 고어 부통령은 다 이긴 선거를 문턱에서 놓치고 말았다. 그 당시 최대의 패착점은 본인의 고향이자 정치적 텃밭인 테네시주의 뼈아픈 패배였다. 고향 마을에서 패배한 고어 부통령은 그 이후에 정치적으로 재기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절반조차 채워지지 않은 지점에서 부산-울산-경남의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리얼미터(CBS)조사에서 PK(부산울산경남)지역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9.4%였다.

높은 지지율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울산, 경남 단체장 자리를 싹쓸이 했다. 지방선거 직후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고작 25.4%였다. 민주당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2019년 1월 5주차) PK지역 지지율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36.5%, 더불어민주당은 33.4%다. 한국당은 계속해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에 민주당은 PK지역에서 지지율 하락세다. 대통령 지지율마저 PK지역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당이 지난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공을 들인 동진전략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여당은 특별히 경남지역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20조가 넘게 투입되는 예타면제사업(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중부내륙고속철도(TK지역 혁신도시가 있는 김천으로부터 대통령의 고향이 있고 조선산업의 메카인 거제까지 연결되는 고속철도사업)에 쏟아 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스캔들이 더 많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드루킹 특검 1심 선고 결과 김경수 지사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실형 판결을 받아 법정 구속되고 말았다.

이 결정에 대해 여당은 ‘재판불복’ 프레임을 전개하고 있고 야당은 문 대통령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불복’ 프레임을 외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과연 민심은 어떨까.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1일 실시한 조사(전국505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7.2%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실형 선고와 법정 구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적절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46.3%였고 ‘과도한 결정’이라는 응답은 36.4%였다. 사법부 결정의 존중에 무게가 조금 더 실리는 결과로 풀이된다.

정치 성향에 따라 온도차는 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10명 중 7명 정도가 ‘과도한 결정’이라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10명 중 8명 넘는 비율로 ‘적절한 결정’이라는 의견이었다. 마치 여당의 ‘재판불복’ 프레임과 자유한국당의 ‘대선불복’ 프레임이 맞붙는 양상과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다.

가장 눈여겨 보아야할 민심은 PK민심이다. 부산-울산-경남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의 반응은 뚜렷했다. 사법부의 결정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53.2%로 절반을 넘었다. 중도층도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에 힘을 싣는 의견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김경수 지사의 구속이 적절했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지는 않다. 향후 정치권의 공방에 따라 변화될 여지도 남아있다. 부산-울산-경남의 여론은 마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처럼 민감해 보인다. 그렇기에 설날이후 지각변동의 진원지는 부산-울산-경남 민심이 될 공산이 매우 크다.

설 이후 정당 지지율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두 번째 변수는 중도층이다. 선거는 51 대 49의 싸움이라고 한다. 절대강자라고 하더라도 정작 선거 무대에 오르게 되면 당선을 장담하지 못하는 세상이 펼쳐진다. 자만과 오만이 낙선을 부르고 겸손과 공손이 당선을 부른다는 선거판 명언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팽팽한 박빙지역일수록 중도층의 판단이 중요해진다. 정당 지지율도 중도층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른바 부동층(캐스팅 보터)의 향배에 따라 당락을 가르는 장면을 우리는 역대 선거에서 무수히 봐왔다.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하려면 두 가지 이념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정설처럼 통한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박빙의 승부처를 넘나들며 보수와 중도를 가져가 청와대 티켓을 잡을 수 있었다.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층은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결국 당선으로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중도층의 민심이 어느 정당을 향하느냐는 매우 중요하고 지지율 지각변동의 중요한 변수로 자리매김한지 이미 오래다.

중도층 민심 또한 설 명절 이전부터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때의 중도층 성향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변화가 보인다. 리얼미터(CBS)가 지난 지방선거 직후 실사한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중도층 지지율은 53.3%로 절반을 넘었다. 자유한국당에서 선거 막판 샤이 보수의 귀환과 결집을 희망하고 기대했지만 현실화되지 못했다.

선거 결과가 여론조사의 표 차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중도층 판세였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지방선거 직후 중도층 지지율이 13.8%로 바닥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른 야당의 사정보다 조금 더 양호한 수준 정도였다.

그러나 설 명절 직전 조사된 중도층 민심은 그때와 달랐다. 중도층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7.5%였다. 지방선거 직후와 비교하면 15%포인트 남짓 추락한 지지율이다. 자유한국당은 반전을 만들어냈다. 13.8%에 불과했던 중도층 지지율이 25.1%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라갔다. 상승 추세다. 그 외 다른 정당은 지방선거 직후와 최근 지지율 사이에 큰 변화는 없었다.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변수는 경제, 북한, 공약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할 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은 자동적이었다. 정당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과 연동된 결과를 보였다. 그렇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대세 하락하는 시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안보보다 경제 이슈에 더 골몰하는 중도층은 더욱 냉정한 평가를 하게 된다. 중도층 중에 지지할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늘어나는 경향이 최근 두드러진다. 당연히 선거에서 이들의 결정권은 더욱 중요해진다. 설날 이후 중도층의 민심이 어느 정당에 더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정당 지지율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설 명절 이후 정당 지지율 지각변동의 세 번째 변수는 40대다. 중요성에 비해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연령대가 40대다. 20대는 남성과 여성의 여론이 다르다며 주목을 받고 30대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대접을 받는다. 50대와 60세 이상은 보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보수 정당으로부터 꼭 결집시켜야할 세대로 인정받는다.

20대와 50대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며 더 중요하게 분석 대상이 된다. 20대는 진보적 성향이 강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작 보이는 정치적 성향은 들쭉날쭉해서 초미의 관심대상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정권에서 견고한 지지층으로 해석되지만 정치적 이슈에 따라 반대 성향이 발견되기도 하는 묘한 세대다.

이에따라 20대 민심의 향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또한 이들을 위한 일자리 정책, 복지 정책 등이 중요한 정치적 변수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정부와 현 정부를 가리지 않고 청년 세대와 관련된 특별한 기구를 만들고 표심 잡기에 혈안이 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50대의 중요성도 20대 못지않다. 젊은 시절에는 386이라는 운동권 세대로 분류됐고 지금은 586으로 정권의 중추세력으로 터를 잡았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50대는 ‘신진보세대’로 해석되며 문재인 정권 탄생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문제는 40대의 가치가 무시당한 기분이 들 정도로 외면당한 모양새였다. 운동권 세대가 아닌 민주화 이후 첫 세대인 이들은 탈이념적 성격이 강한 편이다. 이념보다는 마이클 샌덜의 히트작인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제목처럼 보편적인 사회 정의와 개인 행복을 더 중요하게 강조하는 세대다. 우리가 TV에서 박수치며 보았던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인 성덕선의 친구 세대들이고 동생 세대들이다.

탈권위적이고 파격적인 소통의 지도자 리더십을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던 세대이기도 하다. 30대가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의 성격이 강하다면 40대는 ‘이유 있는 지지’ 성격이 강했다. 2년여 가까운 국정운영에 대해 ‘이유 있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일관되게 대통령을 지지해온 세대가 40대였다.

그러나 40대의 민심이 변하고 있다. 최근 여당발 악재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서영교 의원의 재판 청탁 논란,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 등은 40대의 ‘정의로운’ 성향을 자극하고도 남는 사건이다. 이념적 잣대가 아닌 정의로운 일인지 정의롭지 못한 일인지를 기준으로 할 때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든 내용들이다.

40대의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수개월동안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지방선거 직후 조사(리얼미터-CBS)에서 40대의 대통령 지지율은 무려 80.8%였다. 20대와 30대 또한 40대에 버금가는 수준의 긍정 평가를 보였다. 50대는 71%의 대통령 지지율이었다. 40대의 대통령 지지율이 다른 세대와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락 국면의 반응은 다른 세대와 달랐다.

지난 해 9월 말 이후 경제 이슈가 국정 운영의 전면에 자리 잡았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브레이크와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불거졌다. 정부 경제팀의 핵심인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갈등설에 시달리며 끝내 둘다 물러나고 말았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일자리 늘리기’는 제자리 걸음이었고 각종 경제지표는 희소식이 되지 못했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20대와 30대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그렇지만 40대는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를 유지해왔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서 40대가 다른 세대보다 중요한 이유다. 전체 여론의 평가와는 별개로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운영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40대 평가는 미세한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2019년 1월 28일~2월 1일)에서 40대의 대통령 지지율은 56.5%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직후와 비교하면 25%포인트 정도의 지지율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30대 61.1%의 지지율보다 낮고 20대의 53.9% 지지율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치다.
1990년대 학번인 40대는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패배한 후 잠시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했던 연령대였다. 그러나 우리 역사상 유례없는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지고 대통령이 탄핵되는 정국에서 40대 집단 표심은 문 대통령쪽으로 옮겨갔다. 40대가 20대 초반 또는 10대 후반일 때 마주했던 인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정서를 갖고 있는 세대로 설명된다.

이들이 문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 그리고 2020년 총선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는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설 이후 정치권 지각변동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40대가 되는 이유다. 지난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조사(리얼미터-CBS)에서 40대 정당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60.1%였다. 자유한국당은 12.2%에 그쳤다. 이 정도면 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조사(리얼미터-YTN)결과 40대 민심은 달라졌다. 40대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3.6%였다. 여전히 높은 지지율에 속하지만 지난 지방선거 직후 조사와 비교하면 약 25%포인트 가량 폭락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직후 조사보다 약 10%포인트 가량 40대 지지율이 상승했다.
설 연휴 이후 정치권 지각변동에 40대 민심이 중요해진 이유다.

중국의 고전인 삼국지는 현대 정치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위, 촉, 오 세 나라의 삼분지계는 일견 불안정해 보이지만 후대 사람들이 지켜볼 때 경쟁하면서 더 많이 발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크고 작은 전쟁으로 혼란했지만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는 역사적 진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백성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영웅호걸은 일합을 겨뤘다. 위나라는 조조라는 걸출한 영웅을 통해 부국강병을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촉나라는 유비라는 덕이 있는 지도자를 통해 무릇 백성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만들어 준다. 아울러 관우와 장비를 형제애로 아낀 장면을 통해 의리를 깨우치게 되고 걸출한 무예를 갖춘 상산 조자룡의 발탁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을 정도로 인사가 만사임을 알게 해 준다.

무엇보다 자신보다 훨씬 어리고 무명에 가까웠던 와룡선생 제갈공명을 삼고초려로 모신 겸손함은 요즘 정치권에서 반드시 배워야 하는 덕목이다. 오나라의 손권 역시 영웅의 풍모를 갖추었다. 형인 손책에 이어 강동 땅의 지배자가 된 손권은 배려의 리더십을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었다. 손권은 시대의 명장인 주유를 신하가 아니라 파트너로 대접하면서 포용과 협치를 손수 실천해보였다.

위, 촉, 오 삼국의 경쟁은 지난 2016년 총선 결과를 연상하게 만든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2017년 대통령 선거이후 바른정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으로 통합)의 삼분지계 구도였다. 십 수 년간 굳어졌던 양당 구도에서 삼분지계로 변화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삼분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대통령 선거이후 민심의 급속한 변화는 정당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대선이후 독주하는 구도에서 정당 지형은 변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 하락 추세에 접어들며 정당 지지율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다시 삼분지계 정당 구도로 돌아갈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경쟁하는 양당구도로 되돌아갈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를 1년여 이상 앞두고 있고 설날 민심이 용광로 속에서 용해된 후 재생산되는 시점에 각 정당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또 다른 고전인 초한지를 들여다보면 진나라가 망하는 시점에 천하제패를 외치며 일어난 항우의 가공할 위력을 의심한 이는 당대에 없었다. 그러나 시골 하급 관리 출신인 유방이 혼란한 시대를 마감하고 한 고조 시대를 열지 않았는가. 결국은 민심이었다. 백성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인물은 항우가 아니라 유방이었다.

민심이 천심이었고 그 천심이 유방을 황제의 자리에 올려놓은 모양새가 됐다. 삼분지계는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쟁의 신’인 한신 장군은 시공을 초월해 운명을 꿰뚫어 본다는 당대 최고의 책사인 ‘괴철’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 지도자의 한 순간 판단이 하늘이 내려준 기회마저 물거품으로 만드는 순간이었다.

중국 고전의 내용과 우리 정당들의 운명이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설날 민심을 품고 변화가 예고되는 정당 지지율은 PK(부산울산경남), 중도층, 40대 민심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설날 밥상머리에서 확인한 안타까운 사정은 국민들이 정치권에 많은 희망을 걸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명절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명절의 ‘장터효과’는 많이 퇴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이 주는 특히 설날이 주는 의미를 정치권에서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설날을 보내며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라는 시가 머릿속을 맴돈다.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새해는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중략)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후략)’ 한 살 나이를 더 먹은 만큼 정당이 그리고 정치인들이 더 슬기로워졌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최근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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