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포] 경북 환경에너지종합타운 사고 100일…현장 가보니
  • 중간축 보강하고 안전관리 인력 늘어…"준공 앞두고 문제없다"
  • 박창민 기자 philux@hankooki.com
  • 기사입력 2019-06-25 12:10:10
  • 경북 안동 환경에너티타운 공사현장. 현장 입구에서 만난 A씨는 안전교육 천막(오른쪽)으로 들어가 안전모를 챙겨오라고 말했다. 사진=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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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안전모 쓰고 들어가."

GS건설이 건립중인 경북 안동 소재 환경에너지타운을 방문했다. 25일로 공사장 근로자 3명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지 100일째가 됐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장에서 지난 12일 만난 현장 근로자 A씨는 기자에게 안전교육 천막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기자가 안전모의 목조임 벨트 길이를 조절해 머리에 착용한뒤 천막을 나오자 A씨는 그제서야 "기자가 뭐하러 이런 곳 까지 직접 왔느냐"고 물었다.

기자는 "지난 3월 18일 이곳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로 노동자 세분이 사망한지 100일이 다되어서 사고 이후 현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조금 바뀌긴 했는데, 공사현장이란 게 사고 나기 쉬운 곳이라 여전히 (안전이)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며 "현장소장은 저 위쪽에 있을테니 그쪽으로 가보라"고 손짓했다.

◇ 위험해 보이는 곳도 눈에 띄어…“현장검수 후 타설작업 큰 변화”

기자가 공사장을 둘러보니 당시 사고가 났던 지상 20m 높이의 타설작업 장소는 이미 콘트리트 바닥과 천장, 외벽까지 갖춰져 있었다.

공사장에는 위험해 보이는 곳도 눈에 띄었다. 특히 건물 4층에 있는 벽면 하단부 창문에는 유리가 없는 것 같았다. 기자가 확인차 뻗어본 발이 허공에 떴을 때는 순간 아찔했다. 아파트 6층 정도의 높이였기 때문이다.

  • 공사 현장 내 창문이 없는 창문틀. 사진=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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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공사현장을 빠져나와 현장 바로 옆에 있는 현장관리소를 찾았다. 관리소에서 만난 GS건설 소속 직원들에게 사고 후 달라진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물었더니 현장 검수 후 타설작업을 하고 있으며 안전인력이 보강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GS건설 소속 B 팀장은 "지난번처럼 타설작업 시 붕괴위험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타설작업 1~3일 전에는 안전팀에 허가 요청을 하면 안전팀에서는 현장 검수를 한 뒤 타설작업을 하는 것이 현장 내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B 팀장은 이어 "사고 이후 GS건설 소속 현장관리자 인원이 늘었고, 안전감시단(순찰원)은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시설 쪽 인원은 1명에서 2명으로 추가됐다"고 말했다.

사고 이전과 달리 고위험작업 뿐 아니라 타설작업과 같은 일반작업 대해서도 허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현장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B 팀장은 "작업허가서 제도도 강화돼 이전에는 고위험작업에 대한 것만 작업허가서를 냈는데, 이제는 일반작업허가서까지 현장소장, 발주처, 감리업체 등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전달하는 안전작업 상황보고 기간도 두 달로 길어졌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안동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공사현장에서 고용노동부로 전달하는 안전작업 상황보고는 매주 1회씩 통상 한 달여간의 기간 동안 이뤄지지만, 경북 환경에너지종합타운의 경우 사고 이후 오는 6월말까지 두 달간 매주 1회(월요일)씩 이뤄질 예정이다.

  • 사고 이후 목재고정 방식이 아닌 철 앵글로 용접한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사용한 경북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현장 모습. 빨간 동그라미 표시된 부분이 철 앵글. 사진=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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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관리소 2층에서 본 공사현장. 사진=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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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작업 지점만 중간축 보강…'보여주기식 대처'"

기자가 정오부터 6시간에 걸쳐 현장을 둘러본 후 두 가지 의문점이 남았다.

우선, 중간축을 보완한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왜 사고장소에만 사용하고 다른 타설작업 시에는 사용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현장 관계자는 "남은 타설작업에는 좌우를 철 앵글로 고정했기 때문에 안전적인 공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답했지만, 이승한 건설노조 국장은 "비용절감 차원과 공사기간을 맞추려다 보니 사고 작업장소에만 중간축을 보강한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사용하는 '보여주기식 대처'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데크플레이트 공법 자체가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공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은 "슬라브(Slab) 하부 전체를 받치는 구조인 시스템서포트 방식과 달리 데크플레이트 공법은 하중을 밑에서 받치는 구조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붕괴 시 사망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시공사가 자재 임대료가 안들고 시공도 빨라진다는 이유로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사용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 공법 사용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는 의문점은 한 가지 더 있었다. 해당 공사장은 근로자 사망사고 이후 고용부로부터 한달여간 작업중지 명령을 받았지만 왜 발주처가 공사기간을 연장해주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해당 공사 발주처인 '경북그린에너지센터'는 GS건설이 최대주주(지분율 42%)인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 센터의 사업장 주소도 GS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소재 그랑서울이다.

공기 연장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일각에선 눈치보기 가능성 등이 있지 않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국장은 "작업중지 명령이 떨어지면 그 기간만큼 공기를 늘려주는 게 일반적인데, 발주처가 시공사인 GS건설와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의 눈치보기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북신도시 내에서도 쓰레기소각장인 경북 환경에너지종합타운에 대한 주민 반대 목소리도 있는 점도 준공을 늦추기 어려운 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발주처가 공기 연장을 하지 않은 것 자체를 비난할 순 없다"면서도 "다만 발주처는 공사 안전과 비용절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이미 사고가 난 상황에서 공기를 그대로 끌고 간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작업중지 기간이 한 달이었더라도 현실적으로 공기 연장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설사 또 다른 관계자는 "발주처로 인해 작업중지가 이뤄진 게 아니기 때문에 발주처가 공기를 연장하면서 시공사가 물어야 할 위약금을 물지 않도록 한다면 이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이와 관련 GS건설 관계자는 "공기는 발주처와 시공사 간 약속이기 때문에 이를 성실하게 이행하려한다"며 "8월 준공을 앞두고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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