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멍들 때까지 응급처치”…일본 어린이 승객 살린 대한항공 승무원
  • 12세 일본인 여자아이 갑자기 호흡곤란…비행기내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대한항공 승무원 열성적인 구조조치로 기적처럼 의식 돌아와
  • 이창훈 기자  lch@hankooki.com
  • 기사입력 2019-08-23 16:56:10
  •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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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대한항공은 자사 객실승무원들이 적절하고 헌신적인 응급조치로 어린이 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연을 23일 소개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4시35분 서울 김포공항을 떠나 오사카로 향하던 대한항공 KE739편 보잉777-200 항공기에서 어린이 승객이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긴급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 기장이 착륙을 위한 기내 시그널을 작동한 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지면서 조용하던 기내는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이 항공기 일반석 중간 부분에 탑승한 12세의 일본인 여자 어린이 승객이 갑자기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어린이 승객의 아버지는 환자 입 속의 이물질을 제거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어머니는 큰 소리로 울먹이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 소리를 듣고 즉시 어린이 승객에게 달려온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먼저 승객의 상태를 확인했다. 당시 어린이 승객은 기도가 막혀 호흡 곤란이 심각했고, 얼굴은 백짓장처럼 창백해 의식을 점차 잃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항공 승무원은 기도가 이물질로 인해 막혔을 때 양팔로 환자를 뒤에서 안 듯 잡고 배꼽과 명치 중간 사이의 공간을 주먹 등으로 세게 밀어 올리는 압박을 줘 이물질을 빼내는 응급조치인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수차례에 걸친 승무원의 응급조치에도 호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이 승객의 호흡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상황 발생 직후 대한항공 사무장은 기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있는지 안내 방송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항공기에 탑승한 의사는 없었다.

대한항공 사무장은 호흡 정지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급히 손을 쓰지 않는다면 뇌사 및 승객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승객을 힘껏 일으켜 세운 후 응급처치를 계속했다. 상황 발생 5분이 지나도 승객의 호흡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항공 사무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30여회 이상 강한 압박으로 응급처치를 지속하는 승무원의 팔에는 피멍이 들었다고 한다.

대한항공 사무장이 어린이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려는 순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어린이 승객의 흉부 쪽에서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소리가 작게 들림과 동시에 코와 입에서 “후우”하는 소리가 난 것이다. 이후 환자의 호흡이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한항공 승무원은 승객이 호흡을 시작하자 의식을 찾을 수 있도록 기내 뒤쪽 빈 공간에 눕힌 후 환자를 보살폈다. 환자는 승무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반응을 하는 등 빠르게 회복했다. 승무원은 환자 부모님과 입 안의 이물질을 확인한 결과, 승객의 기도를 막은 빠진 어금니 유치를 발견했다.

대한항공 사무장은 운항승무원을 통해 휠체어를 탑승구에 대기시키는 등 필요한 조치를 오사카 지점에 요청했으며, 기내 좌석 가운데 비어있는 가장 앞쪽으로 승객 일행을 앉히는 등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했다.

이어 대한항공 사무장은 어린이 승객이 항공기 착륙 후에 부축 없이 스스로 걸어 나오는 등 상태가 호전됐지만, 즉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할 것을 안내했다.

대한항공은 “약 30분의 긴박한 시간 동안 KE739편 객실승무원들이 소중한 생명을 살려낼 수 있었던 것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비해 꾸준하게 훈련을 거듭해온 결과”라고 밝혔다.

목을 잡으며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것은 기도 폐쇄 환자의 일반적인 증세인데,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평소 교육에서 체득한 내용을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파악해 적절한 응급처치를 실시했기 때문에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기내 응급 상황에서 객실승무원들이 일사불란한 협업으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모든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정기 안전 교육을 실시해 응급처치법, 심폐소생술(CPR) 및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실습 등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내 응급 상황에서 침착한 자세로 희망을 버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대응해 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이번 사례처럼 승객이 안심하고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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