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12·12 초기부터 ‘쿠데타’로 인식…한국대사관 불러 압력
  • 주한 美·英 대사관 외교문서 공개
  • 강영임 기자  equinox@hankooki.com
  • 기사입력 2019-12-13 10:00:23
  • 주한 미국, 영국 대사관이 보낸 10·26와 12·12 관련 외교 전문.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1979년 10.26 사태와 12.12 군사반란 때 한국에 주재한 미국과 영국 대사관의 긴박한 움직임과 상황 판단을 엿볼t수 있는 외교문서가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미클럽은 10.26과 12.12 40년을 맞아 미국 존스 홉킨스대 제임스 퍼슨 교수와 함께 당시 급박한 상황을 기록한 양국의 외교문서 500여쪽을 공개했다.

문서에는 10월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박정희 대통령의 시해와 이어진 전두환 등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등 급박했던 시기에 한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미국과 영국 대사관의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12.12를 쿠데타로 규정해, 주미 한국대사를 불러 신군부에 압력을 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의 남침 가능성 첩보를 부각하는 등 신군부가 남북 대치 상황을 이용해 미국을 설득하려 한 정황도 조사됐다.

10·26이 터지자 주한 영국 대사는 사흘 뒤 윌리엄 글라이스틴 미국 대사와 나눈 대화를 본국에 전문으로 보냈다. 전문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27일 박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군사 쿠데타가 틀림없다고 생각했고, 이 소식을 전한 이가 한국군 메신저여서 더욱더 생각이 강해졌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군을 포함한 외부 세력과 모의했다는 증거가 없어 29일 시점에는 일종의 ‘궁정혁명(palace revolution)’ 쪽으로 정리했다. 또 김재규는 박 전 대통령과 심복인 차지철 청와대 경호실장을 제거하면 군과 민간 거물들이 그를 위해 모여들 것으로 기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라이스틴 대사는 영국 대사에게 북한은 남한의 비상대기상태에 대응해 천천히 반응을 늘리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공중조기경보관제기(AWACS) 두 대와 항공기동부대의 한반도 배치 사실도 알렸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12·12 당일 ‘한국 쿠데타’라는 제목의 전문을 본국에 발송했다. 이 전문은 “우리는 쿠데타로 부르지 않도록 신경 쓰지만 군사 쿠데타의 모든 성격을 띠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또한 미국대사관은 “권력 통제력은 기무사령부 사령관이자 강경파로 알려진 전두환의 수중에 있다는 것이 명확하다”며 배포용 성명을 첨부했다.

같은 날 다른 전문에서는 톤을 낮추는 수정 성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반란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군 인사 변화에 국한하는 데 동의했다는 것이다. 신군부가 미측에 권력 찬탈이 아니라 군부 개혁을 군사 행동 목적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미국은 당시 야권 지도자이던 김영삼 신민당 총재에게도 큰 관심을 보였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2월20일 김 총재를 면담한 내용을 본국에 보고했다.

그는 최규하 대통령이 1980년 헌법 개정 후 1981년 5, 6월쯤 선거를 치르는 정치적 시간표를 갖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이런 긴 시간표는 재앙을 초래한다며 조기선거를 주장했다고 한다. 이때 글라이스틴 대사는 김 총재에게 미국은 민간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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