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 우기홍 등 이미 '전문경영인 체제'…조현아 주장 명분 없다

  • 주현태 기자 gun1313@hankooki.com
  • 기사입력 2020-02-13 10:17:58
  • 한진 본사. 사진=이혜영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측이 조만간 내놓을 주주제안이 초미의 관심사다.

이들 3자 연합은 표면적으로는 다양한 경영쇄신 방안을 내놓는다는 입장이지만, 그 핵심은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울 한진칼 사내이사가 누군지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자 연합은 한진칼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에게나 이사 후보 추천 기회를 부여하면서 공모 후보와 개별 추천 후보를 놓고 최종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곧 발표를 앞두고 있다.

3자 연합이 전문경영인을 강조하는 것은 주주들과 일반 여론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전문경영인을 통해 한진그룹, 대한항공을 제대로 이끌어갈테니 3월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힘(주식)을 실어달라는 뜻이 담겨있다.

현재 조원태 회장과 조원태 회장 측근 최고경영자(CEO)들은 전문경영인이 아니라는 뜻을 강조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3자 연합이 강조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명분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한진그룹,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CEO가 전문경영인인지, 낙하산인지 팩트체크 차원에서 알아봤다.

◇한진그룹은 이미 전문경영인 체제...조 전 부사장 측 3자 연대, 정통 인사 찾기 쉽지 않아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은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한진그룹 가족이 된지 37년이 됐다.

그는 93년 대한항공 미주지역본부 여객마켓팅담당을 시작으로, 경영계획팀장(이사), 경영계획실장(상무), 미주역지역본부장을 차례로 거친 뒤 2014년에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8년에는 대한항공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현재는 대한항공에서는 물러나 한진칼 대표로 재직중이다. 석 대표는 한진칼 이사와 한진그룹 물류연구원장도 지냈다. 석 대표에 견줄만한 항공과 물류분야의 전문가를 한국에서 찾기는 쉽지않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도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으로 손색이 없다. 그는 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석 대표의 대한항공 3년 후배인 셈이다.

우 대표는 여객전략개발부를 시작으로, 다양한 경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경영기획팀장(상무), 뉴욕여객지점장(상무), 미주지역본부장(상무), 여객사업본부장(전무) 등을 거쳐 석 대표의 후임으로 지난해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현재 한진그룹,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비오너인 석 대표와 우 대표를 전문경영인이 아니라고 볼 근거나 이유는 전혀 없다.

  • 조원태 회장. 사진=이혜영 기자
그럼 오너인 조원태 회장은 전문경영인이 아닌가. 재벌 자녀는 어느 날 아침에 계열사의 임원으로 꽃가마를 타고 내려오는 게 한국에선 어느 정도 관례 아닌 관례로 돼 있기는 하지만, 조원태 회장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2003년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으로 한진그룹에 입사한 뒤 이듬해 대한항공으로 옮겨 차근차근 일을 배웠다. 경영기획팀 부팀장, 자재부 총괄팀장 등을 거친 뒤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그룹경영지원실 부실장, 화물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여객·화물·영업·기획부문 총괄 부사장, 그룹경영지원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저가항공인 진에어 이사와 한진칼 대표이사도 지내는 등 18년간 한진그룹 주요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았다.

재벌가의 아들이지만, 비오너 전문경영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경력과 내공을 쌓은 셈이다. 조원태 회장은 오너 겸 전문경영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조현아 부사장측이 얼마나 뛰어난 전문경영인을 후보로 내세울지는 뚜껑을 열어야 알겠지만, 조원태 석태수 우기홍만한 항공에 정통한 전문경영인을 찾기는 쉽지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13일 “전문경영인 체제를 주장한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명분을 얻기가 쉽지 않다”며 “땅콩회항으로 오너의 갑질을 촉발시킨 장본인이 조 전 부사장이고, 이로 인해 총수 일가가 전 국민의 비난을 받아 한진그룹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허 교수는 또 “KCGI의 경우도 말이 좋아 사모펀드지 헤지펀드나 마찬가지”라며 “헤지펀드는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단순 수익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로, 특성상 투자자들한테 값싼 회사를 건져서 투자하다가, 비싸지면 빠지는 것을 대행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나 토종 헤지펀드인 플랫폼파트너스 등 굵직한 곳이 경영권 난입으로 실패를 겪고 난 후 경영권에 대해서 일체 개입하지 않는데, KCGI가 여기서 대체 무슨 역할을 할지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조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이 정통한 인재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 분야에서 제대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들이 많지 않고, 현재 조 회장 측 대한항공 경영진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넘을 수 있는 인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을 주장하는 외부세력이 현재 대한항공 인사의 스펙을 뛰어넘는 인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로 한진그룹의 가장 비중이 큰 대한항공은 총수 일가에 속하지 않은 출신들이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우리나라 법에는 외국인이 항공업계 임원으로 앉을 수 없어 유능한 외국출신 인재를 영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조현민 전무가 미국국적을 가지고 진에어 등기이사 자리에 올랐을 때 논란이 됐던 것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조원태 회장 측이든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든 전문경영자는 누가 봐도 인정을 받을 만한 스펙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며 “한진그룹은 이미 전문경영인으로 이뤄졌고, 총수 일가와 전혀 상관없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만 보더라도 일반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지금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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