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꿔야 이긴다’…여야 총선 승부 가를 ‘물갈이’ 비율
  • 18~20대 총선 때마다 현역 의원 30~40% 교체한 당이 승리 거둬…21대 총선에선?
  • 안병용 기자 byahn@hankooki.com
  • 기사입력 2020-02-21 09:21:12
  • 원혜영(왼쪽) 민주당 공관위원장과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을 높인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다'.

최근 세 차례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거의 결과가 보여주는 교훈이다. 21일 데일리한국이 분석한 18~20대 총선 기록에 따르면, 인적 쇄신을 말하는 여야 정당의 현역 의원 공천 물갈이 비율은 총선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07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내세워 정권을 잡았던 한나라당은 이듬해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 공천 물갈이 비율을 38.5%까지 높여 19.1%에 그친 통합민주당을 누르고 원내 제1당이 됐다. 19대 총선 역시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이 무려 절반에 가까운 47.1%의 물갈이에 성공하며 37.1%의 민주통합당에 승리해 1당 자리를 지켜냈다. 20대 총선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이 33.3%의 물갈이를 해내며 23.8%의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을 제치고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이는 정당이 선거를 치르기 위해 옥석을 골라내는 공천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오는 4월 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말부터 시작된 여야 정당의 인재영입이 여전히 두 달 넘도록 매주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유권자들은 기성 정치인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여야 정당의 공천 심사 과정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 26~28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1.5%가 “현역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세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007명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 ±3.1%p·신뢰수준 95%.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라고 답하기도 했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과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역 의원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면서 공천 작업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이러한 유권자의 민심을 외면해서는 총선 승리라는 결과물을 가져올 수 없기 때문이다.

  • 그래픽=강영임 기자 equinox@hankooki.com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혁신 공천”을 강조하면서 현역 의원의 20% 교체를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이는 현역 의원 129명 가운데 23명을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으로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20%라는 교체 비율은 최근 세 차례 총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물갈이 비율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비율을 너무 낮게 설정한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당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과거 총선에서 겪었던 물갈이의 중요성을 공천 결정권자들이 명심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내심 불안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가 언급한 ‘20% 교체’와 관련, 불출마 의원을 포함시키지 않고 컷오프만 말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경우 21일 현재까지 민주당 불출마자는 무소속으로 잠시 탈당한 문희상 국회의장을 포함해 2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불출마 의원을 포함해 최종 물갈이 폭은 30%를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키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민주당보다 더욱 강력한 물갈이를 다짐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현역 의원 50% 교체를 수차례 밝혀온 데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물갈이를 넘어 판갈이를 해야 한다”며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현역 의원의 절반 교체까지 벼르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구상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여당인 민주당과 달리 야당인 통합당은 공천 탈락자를 달랠 수단이 부족하다. 민주당은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을 내각에서 일하도록 하면서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냈지만, 통합당은 이러한 ‘자리 제공’을 활용할 물갈이 수단이 전혀 없다.

만일 현역 의원들에게 별다른 대안을 제시해주지 못한 상태에서 설득력 없는 공천 배제가 이뤄질 경우, 총선을 앞두고 어렵게 통합된 통합당의 공천 탈락자들이 또다시 탈당해 무소속이나 이른바 ‘태극기부대’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 등의 간판으로 출마하는 등 보수 표를 분산시킬 위험마저 있다. 실제 통합당 소속 TK 의원 20명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정종섭·장석춘·김광림·최교일 의원을 제외한 15명은 불출마를 유도하고 있는 당의 방침에 ‘요지부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15명에 속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의 본산이라며 (TK를) 한껏 띄우더니 이제는 물갈이 대상”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공천 물갈이 문제와 관련해 ‘사람 교체’보다는 ‘제도 교체’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에 기성 정치인의 충원 구도가 유지되는 상태에서는 교체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기 힘들다”면서 “새로운 인물이 자신만의 색다른 시각을 제대로 현실화시킬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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