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대표기업] <3> 포스코 "우향우정신으로 이룬 철강자립…100년 기업으로 재도약"
  • '우향우 정신'·'제철보국' 사명감 통해 세계 최고 제철소로 우뚝
    스마트 팩토리 체계 기반으로 세계 제조업 이끌 '등대공장' 선정
    100년 기업으로 지속성장, '기업시민' 경영이념으로 달성
  • 박현영 기자 hypark@hankooki.com
  • 기사입력 2020-03-30 07:00:11
  • 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 박태준 회장(가운데)과 포스코 직원들이 용광로에서 첫 출선을 한 후 다같이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편집자주]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며 해외에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기업을 많이 가진 나라는 대체로 잘 사는 편이다. 선진국은 오랜 전통의 기업들과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낸 기업들이 명맥을 이어가며 경제성장과 풍요를 누리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세계시장에서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내 대표기업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비전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매출액이 많은 기업들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포스코는 지난해 조강생산 누계 10억t을 달성했다. 조강생산 10억t은 중형차를 10억대, 롯데월드타워를 약 2만개까지 만들 수 있는 강철의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는 1973년 6월 9일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첫 쇳물을 생산한 지 46년만에 거둔 성과다.

포스코는 1989년 1월 누적 조강생산 1억t을 달성한데 이어 32년만에 5억t, 46년만에 10억t을 달성했다. 1억t에서 5억t을 달성하는데 32년이 걸렸지만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설비 합리화를 통해 추가 5억t은 14년 만에 달성했다.

현재 포스코의 광양·포항제철소는 단일제철소로 조강생산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최고 수준의 제철소다. 그러나 이같은 제철소를 갖게 되기까지 포스코는 많은 고난과 좌절을 겪어야 했다. 자본과 기술, 경험도 없이 포항의 작은 어촌에 종합제철소를 만드는 기적을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 서울 광화문에 세워진 포항종합제철 준공 기념 아치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우향우 정신’으로 이뤄낸 철강 자립…‘제철보국’ 사명감으로 한국경제 견인

1950년대부터 한국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종합제철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었던 철강 불모의 땅 한국은 정국불안으로 5차례나 좌절과 실패를 경험했다.

종합제철 건설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박정희 정부부터다. 1966년 12월 미국의 제철소 건설기술 용역회사인 코퍼스를 중심으로 종합제철소 건설을 위해 5개국 8개사가 참여하는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이 정식 발족했다.

1967년 정부는 포항을 종합제철 입지로 정하고 ‘대한중석’을 종합제철 실수요자로 확정했다. 대한중석은 포스코 초대 사장이었던 고(故)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사장으로 있을 때다. 박태준 사장은 1968년 4월1일 33명의 임직원과 창립식을 갖고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현 포스코)’를 공식 출범시켰다.

포항종합제철이 창립됐으나 대한국제제철차관단을 통한 외자 조달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결국 정부와 포스코 관계자들이 많은 대안을 모색한 끝에 ‘대일청구권자금’을 통해 일본정부에 지원을 받기로 했다. 이에 1970년 4월 1일 포항 영일만에 포항 1기 설비를 착공, 종합제철 건설이 시작됐다.

특히 당시 박태준 사장은 “실패하면 현장사무소에서 나가 바로 우향우해서 다같이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자”라는 ‘우향우 정신’을 내세우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선조들의 피 값인 대일청구권자금으로 제철소를 건설하는 만큼 실패하면 민족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니 영일만에 빠져 죽어 속죄해야 한다”는 각오였다.

1기 건설 착공 3년 2개월 만인 1973년 6월 9일 우리나라 최초의 용광로가 드디어 준공됐다. 첫 출선도 같은날 오전 7시 30분에 이뤄졌다. 전 임직원이 눈물을 흘리며 만세를 부르는 순간이었다.

포스코는 1973년 7월 조강 연산 103만t 규모의 포항 1기 공사를 마무리 지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제철 탄생을 대내외에 알렸다. 포항제철소는 설비를 준공한지 4개월만에 정상조업에 들어갔으며 조업 첫해에 흑자까지 기록했다.

설비 증설 역시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포항 4기 설비 종합준공에 이르기까지 포항제철소 건설사업은 규모나 물량, 공사 금액과 기간 등 어느 모로 보나 사상 초유 대역사의 연속이었다. 이는 ‘영일만의 기적’이라 불린 대성취였다.

  • 포스코 열연공장의 열연강판 제조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포항 영일만의 기적을 일단락 짓고 광양에 연산 1140만t 규모의 제철소 건설에 들어갔다. 최적의 생산규모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제철소이자 21세기 최신예 제철소인 광양제철소다.

1140만t 규모의 광양제철소가 준공되자 포스코는 940만t 체제의 포항제철소를 합쳐 조강 연산 2080만t 체제를 구축해 세계 3위의 대형 철강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가 창립한지 불과 25년만에 거둔 초고속 성장이다. 이는 세계 철강 역사상으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세계 철강사들 사이에선 신화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철소를 보유하게 된 효과는 곧바로 국내 중공업 분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 등 현재 국내 수출 주역인 주요 제조업들은 포스코 철강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함께 성장했다. 양질의 철강재를 저렴하게 국내에서 공급받아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포항제철소에서 첫 쇳물이 나온 1973년 국내 조선 건조량은 1만2000CGT, 자동차생산은 2만5000대에 불과했다. 1980년 포스코의 조강생산량이 590만t으로 늘어나자 조선 건조량은 65만 CGT, 자동차생산은 12만 대로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2018년기준)는 포스코의 조강생산량이 3770만t(국내생산량)으로 성장했으며, 조선 건조량은 770만CGT, 자동차생산은 402만9000대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 포스코가 자체개발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로 수집·분석한 정보를 활용해 포스코 직원이 조업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사진=포스코 제공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끌 ‘등대공장’ 선정…기업시민 이념으로 100년 기업 재도약

최근 포스코는 지난 50년간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전 생산공정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최적의 생산현장을 구현, 최고 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게 됐다. 포스코의 이같은 스마트팩토리 체계 구축은 철강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철강사로서의 롤모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취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스마트 기술을 생태계 전반에 적용, 안전하고 경제적인 생산체제 구축에 집중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겠다”며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체계 구축에 적극 앞장서왔다.

그 결과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은 지난해 포스코를 세계 ‘등대공장’으로 선정, 발표했다. 등대공장은 어두운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을 말한다.

현재 등대공장은 전세계 26곳에 불과하다. 이들 공장은 지멘스, BMW, 존슨앤존슨, 하이얼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다.

WEF는 “포스코는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대학, 중소기업, 스타트업들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상호협력을 통해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등대공장 선정으로 포스코는 최고 품질의 제품 생산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동시에 기술 선진국으로서의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포스코는 등대공장 선정과 함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개별 과제 중심에서 공장 단위로 프로젝트를 확대 추진했다. 현장 조업 엔지니어들을 스마트팩토리 전문가로 양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그동안 부서별, 단위 공정 중심으로 수행해온 스마트 과제를 제철소 전체 공정으로 통합·확대해 원가절감과 철강 제품 경쟁력 향상에 앞장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올해 30여건의 공정관통형 과제완료 목표를 두고 현장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포스코는 2015년부터 포항제철소에 대해 공정별 스마트화를 추진했으며 지난해까지 총 140여건의 스마트 과제를 추진해 현장에 적용한바 있다.

실제 포항 2고로에 '스마트 고로'를 구축, 용광로 상태를 결정하는 각종 지표와 변수 등 빅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조업 조건을 예측하고 제어함으로써 일일 용선 생산량을 240t 이상 늘렸다. 올해에는 2고로에 이어 포항 3고로도 지능형 공장으로 바꿔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11월 5일 임직원들과 함께 '100대 개혁과제' 실천다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스마트팩토리 체계 구축과 함께 ‘기업시민’ 이념을 통해 100년 기업으로 지속성장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시민은 기업이 곧 시민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경영이념이다. 이는 기업 본연의 역할인 경제적 가치 창출만이 아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해야한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앞서 2018년 7월 포스코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포스코의 존재 이유이자 포스코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인 경영이념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비전으로 ‘With POSCO’를 제시한 바 있다.

3대 추진방향은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Business With POSCO’,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Society With POSCO’,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People With POSCO’다. 이를 통해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의 창출, 그리고 직원의 행복이 동시에 고려되는 균형잡힌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각오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닌 우리의 정체성이자 실천적 경영이념”이라며 “이제는 구체적인 기업시민 실천을 통해 체계화, 내재화하고 우리의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혼자 가지 말고 함께 가야 한다”면서 “고객사, 공급사, 협력사와 더불어 함께 성장할 때 강건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공생가치는 한층 배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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