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기업] <19> 현대제철, 車소재 전문 제철소로 세계무대 도약
박현영 기자 hypark@hankooki.com 기사입력 2020-08-10 07:00:15
  • 창립초기의 대한중공업공사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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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며 해외에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기업을 많이 가진 나라는 대체로 잘 사는 편이다. 선진국은 오랜 전통의 기업들과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낸 기업들이 명맥을 이어가며 경제성장과 풍요를 누리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세계시장에서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내 대표기업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비전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매출액이 많은 기업들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올해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철강업계가 조강 생산량을 줄이는 등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업계 불황까지 겹치며 사실상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제철은 올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급감한 수준이지만 3분기 가량 이어지던 적자의 고리를 끊었다. 현대제철은 국내 고객사들과 제품가격 협상 등의 변수가 남았지만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전략을 재정비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 1962년 인천중공업 주식회사 설립 기념식. 사진=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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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강산업의 모체가 되겠다는 각오로 창립

현대제철의 역사는 6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제철은 6·25전쟁이 채 끝나지 않은 1953년 6월 10일 대한중공업공사로 출발했다. 철강산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정부 의지와 철강업계의 염원이 만나 한국 철강산업의 모체가 된다는 각오로 창립된 것이다.

당시 대한중공업공사는 전후의 시설 복구에 필요한 철강재를 생산하기 위해 평로 제강공장, 블룸 중형·압연공장, 박판 압연공장 등 생산공장을 잇따라 건설했다. 한국 철강업체 최초의 공채사원을 선발하고 회사 규정 체계를 갖추는 등 빠른 속도로 조직체제를 정비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62년 11월에는 인천중공업으로 사명을 개명하고 1970년 4월에는 인천제철과 합병, 현재 현대제철의 발판을 마련했다. 글로벌 철강사 도약의 버팀목이 된 현대그룹도 이때 만나게 됐다. 현대그룹은 철강사업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그룹차원의 역량을 집중해 인천제철을 인수했다.

인천제철은 경영진 개편과 함께 새로운 비전과 경영체제를 마련하는 등 기업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활발하게 전개했다. 특히 국내업계 최초로 대형 구조물 골조로 사용되는 H형강을 생산하는 등 기술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다.

이에 인천제철은 1993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으며 1997년 외환 위기에서도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게 되는 기반을 다졌다. 또 외환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강원산업과 삼미특수강을 인수했다.

이같은 행보에 인천제철은 800만톤에 육박하는 생산능력을 갖춰 국내 전기로 제강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철강회사로 거듭났으며 생산량 기준 세계 2위의 전기로 업체가 됐다. 또 연간 25만톤의 스테인리스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와 같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인천제철은 2001년 새롭게 출발한 현대차그룹의 일원으로 또 한 번 도약을 맞이하게 됐다. 사명도 ‘INI STEEL COMPANY’로 변경해 제2의 창업선언을 했다.

  • 1968년 현대제철 전기제선로공장 준공 당시 모습. 사진=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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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일류 종합철강회사로 도약 천명

현대차그룹은 철강재의 안정적인 조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서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절대적인 조건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고품질·고기능의 신강종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일관제철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INI STEEL은 2004년 10월 당진지역에 일관제철소를 건설 중이던 한보철강을 인수·합병해 고로를 운영하는 일관제철 사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 STEEL은 인수 7개월 만에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법정관리 중이었던 한보철강 인수라는 부담을 극복, 흑자도 실현했다.

2000년대 초중반 강원산업, 삼미특수강, 한보철강 등을 잇따라 인수해 규모가 커진 INI STEEL은 글로벌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할 비전을 수립했다.

이를 계기로 2006년 3월 INI STEEL은 글로벌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하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명을 ‘현대제철’로 변경하고 CI를 정비했다.

현대제철은 새 CI를 통해 현대차그룹 계열사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그룹 브랜드와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고로와 전기로를 아우르는 세계 초일류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2010년 1월 5일에는 당진제철소 제1고로의 화입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제1고로 화입은 국내 최초의 민간 제철소 시대를 개막하는 선언인 동시에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로 자원순환형 그룹을 완성한 상징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2010년 11월 23일에는 제2고로의 화입식도 순조롭게 이뤄져 한 해 두 개의 고로를 동시에 가동하는 제철 역사에 유례없는 신기원을 기록했다. 특히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면서 지역사회와 공생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의 친환경 제철소를 건설한다는 확고한 방침을 수립, 설계단계에서부터 오염물질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친환경 시스템도 구축했다.

  • 1982년 H형강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던 외부인사들이 공장의 생산공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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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자동차 전문 소재 철강사로

현재 자동차 기술과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완성차 업체의 고강도 경량 자동차 강판 채용은 필수적이 되는 추세다. 이에 현대제철은 제철소 준공 전부터 자동차용 고급 강판 제조기술을 선행 연구하는 것을 서둘렀다.

현대제철은 830억원을 투입해 당진공장 A지구 내 철강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연구소는 2007년 2월 준공, ‘현대제철연구소’로 명명돼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하면서 현대제철은 물론 현대차그룹 철강분야의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심장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제철소 가동 전인 2008년과 2009년 사이에 이미 100여 종의 열연강판과 후판 강종을 개발하는 성과를 보였다. 또 연구소는 제철관련 환경연구인력을 대거 배치해 친환경 제철소 건설을 위한 제철환경기술의 연구에도 박차를 가했다.

2013년 창립 60주년을 맞은 현대제철은 세계 최고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이자 글로벌 철강사로 도약했다. 제3고로 완공과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을 실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일관제철소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현대제철은 완전한 고로 3기 체제를 갖추면서 연산 1200만톤 규모의 열간압연강판과 후판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전기로제강 분야까지 포함하면 전체 조강생산능력은 2400만 톤에 이르게 돼 명실상부한 세계 10대 철강사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사업의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강판 제조 및 판매부문에 대한 합병을 단행했다.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과 순천공장을 인수했으며 2015년 당진에 특수강 공장 건설을 완료함에 따라 냉연판재류까지 생산하는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로 거듭나게 됐다.

  • 2008년 밀폐형 원료저장 처리시설 건설. 사진=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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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종 개발과 스마트화로 미래 경쟁력 강화

현대제철은 글로벌 자동차강판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강도·경량화 신강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를 넘어 이동수단 전반에 대한 제품과 서비스를 하는 지능형 모빌리티 솔루션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현대차 그룹의 비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가벼우면서도 더 튼튼한 차세대 고성능 초고장력강 개발은 물론 차량 설계단계부터 협업해 안전성을 최대한 높이는 구조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다가오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현대제철의 경량화 솔루션은 제네시스 'G80'과 현대 '올 뉴 아반떼'에 적용됐다. 초고장력강 및 핫스탬핑강의 적용 비율을 늘려 차체는 더 가벼우면서 평균 강도는 G80이 약 5%, 아반떼는 8%가량 향상됐다.

이밖에도 현대제철은 혁신경영의 일환으로 제조·생산뿐만 아니라 전 부문에 걸친 스마트화로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 2010년1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1고로에서 첫 출선을 한 후 임직원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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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시작은 작은 개선으로부터’, HIT혁신 추진 선포

현대제철은 올해 코로나19 등 글로벌 경제 위기와 침체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혁신제도를 시작했다. 철강산업 본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의 시작은 작은 개선으로부터’라는 슬로건으로 ‘HIT(Hyundai steel : Innovation Together)’ 혁신을 선포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장치 산업의 미래는 설비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와 설비 강건화가 핵심이라 판단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 직원 참여형 혁신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현대제철이 제시한 3개 부문 전사 혁신활동은 △성과혁신 활동, △설비 강건화 △솔선 격려 활동 등이다. 조직내부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철강 설비 성능을 복원해 정밀·고도화 하겠다는 것이다. 또 전사 혁신의 성공을 위해 임원·관리자가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안 사장은 “지난 수년간 심화돼 온 철강업계의 침체 기조에 더해 코로나19라는 복병까지 겹치며 전례 없는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전사적 혁신활동만이 회사의 미래와 새로운 철강업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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