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운전 많은 휴가철, '반(半) 자율주행'만 믿었다간 낭패
박현영 기자 hypark@hankooki.com 기사입력 2020-08-15 07:00:05
  • 사진=LG 제공
    AD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최근 반(半)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가 흔하게 보일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하면 운전 피로와 스트레스를 대폭 낮출 수 있어 운전자들에게도 인기다. 그러나 운전자를 돕는 이 기능이 오히려 운전의 주의태만을 불러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주행을 돕는 기능이 자동차에 적용되기 시작하며 미래차 시대에 걸음마를 내딛고 있다. 이들 모델들에는 앞차와 간격을 조절하며 일정한 속도로 차가 알아서 주행하는 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적용돼 있다.

여기에 도로 상태을 읽어 차선 내로 주행하게 하는 '차로 유지 보조 및 차로 이탈 방지 보조 기능'등과 합쳐져 이를 모두 작동했을 경우, 차가 도로를 읽고 알아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반자율주행 모드가 활성화된다. 다만 아직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안 되는 등 운전자를 도와주는 기능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너무 신뢰하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2016년 반자율주행 기능이 많이 사용되는 미국에서 T사의 반자율주행차를 몰던 한 운전자가 트레일러 차량에 충돌했다. 해당 차량은 같이 주행 중이던 트레일러의 하얀색 측면을 하늘로 착각해 사고가 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운전자에게 주의태만으로 책임을 물었다. 이같은 사고는 해마다 여러차례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미국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5일 “완전 자율주행과 거리가 있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신뢰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자동차 브랜드들이 반자율주행 기능을 과장광고를 하는 것도 문제가 크지만, 운전자도 반자율주행을 믿기보다는 본인의 운전이 가장 안전하다고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완성차 업체에서 ‘완전 자율주행의 꿈이 이뤄졌다’라고 마케팅을 하지만, 사실상 현재 출시되는 차들은 운전자가 적극 개입해야하는 부분 자율주행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자율주행은 미국 자동차기술협회가 정한 레벨 0~5까지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운전자를 지원하는 정도의 기능이 탑재된 것이 1단계다.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시스템이 조향 및 가·감속 주행 기능을 대신 수행하는 것을 2단계(부분 자율주행)라고 말한다. 현재 출시되는 모델 대부분은 1~2단계에 해당한다. '초보'단계의 자율주행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율주행 단계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3단계부터다. 3단계(조건부 자율주행)는 운전자 탑승하에 자동차가 횡단보도와 신호등, 보행자 등의 교통상황을 인지하고 시스템이 조향 및 가·감속 등의 주행 기능을 수행하는 단계다. 4단계(고도 자율주행)는 극도의 예외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운전자가 탑승하며, 시스템이 모든 주행 기능을 수행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운전자 없이도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가 5단계(완전 자율주행)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현재 1~2단계 자율주행 수준에선 자동차에 의존하지 말고 운전자 본인이 직접 운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휴가철처럼 장거리 운전이 많고 운전이 편해지면 졸음운전 등 운전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 운전자들이 반자율주행을 활성화시키고 자동차에 의존을 많이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운전을 차에 자꾸 맡기는 습관이 된다”면서 “미국에서 촬영한 고속도로 영상을 보면 미국 운전자들이 반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시킨 후 유리에 기대서 자는 모습이 찍히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인한 사고가 여러 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사망사고는 나오지 않았지만, 언제 사망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국내 교통법규상 반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시켰다가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은 온전히 운전자에게 묻고 있다. 이에 운전자 스스로 조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도로에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없는 일반차들도 많아, 반자율기능만 믿을 경우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운전자는 반자율주행을 과신하지 말고 차선유지장치하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하면서 본인이 직접 운전한다는 생각으로 주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운전자는 전방 추돌 경고나 급제동 등의 기능만 믿고 자율주행은 없다고 생각하고 다니는 것이 안전하다”면서 “반자율주행 시 사고가 나면 법적으로 모든 책임은 운전자에 있다”고 강조했다.

  • AD

하루 동안 많이 본 기사

  • 이전
  • 다음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