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짤타의 희망’ LPGA 모 마틴의 생존비법
  • | 2017-03-29 08:19:22
  1. 모 마틴
[골프한국] 지난 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에비에라GC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6번째 대회 기아클래식은 여러모로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을 모을 만했다.

메이저대회는 아니지만 캘리포니아 란초 미라지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직전 경기여서 세계 톱랭커들을 망라한 143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사실상 세계 여자골프의 제전이나 다름없었다.

한국계 또는 한국선수들의 기량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우승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데다 안방을 내어준 미국 선수들의 대반격 분위기가 고조되고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을 필두로 아시아지역 선수들의 도전이 거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대회라 화제도 풍부했다.
압도적인 플레이로 우승을 차지한 이미림을 비롯해 유소연, 박성현, 허미정, 전인지, 박인비, 김세영, 안시현 등 태극낭자들의 눈부신 플레이, 노장 크리스티 커의 맹약, 오스틴 언스트와 저니라 필러, 카린 이셔 등 미국선수들의 분투, 미셸 위의 부활, 주타누간 자매의 분전, 랭킹 1위 리디아 고의 컷 탈락 등 포커스를 맞출 포인트가 너무 많았다.
 
취향과 선호도에 따라 관전 포인트도 다양하겠지만 여러 볼거리 중 비거리가 짧은 주말골퍼들의 눈길을 모은 선수는 단연 미국의 모 마틴(Mo Martin, 34)이었다.
이번 기아클래식에서 첫 라운드에서 기라성 같은 선수들 틈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그룹을 형성하더니 4라운드 합계 9언더파로 공동 11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감했다.
키 158cm에 34세라는 나이, 유난히 짧은 비거리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거나 겁먹지 않고 당당히 선전하는 모 마틴의 모습은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234.89야드로 LPGA투어 선수 중 150위로 최하위권이다. 웬만한 남성 주말골퍼 수준에도 못 미친다. 140야드 이상은 아이언을 잡지 않고 하이브리드나 페어웨이 우드를 잡는다.
이러면서 LPGA투어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불가사의다. 짧은 비거리를 커버할 유별난 무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드라이브샷 정확도만 87.89% 19위로 비교적 높은 편이고 GIR(Green On Regulation) 확률 69.44%로 85위, 온 그린 시 평균퍼팅은 1.78타로 97위, 라운드별 평균 퍼팅 수 29.33로 78위, 샌드 세이브 확률 25.00%로 134위, 라운드별 평균 스코어는 71.50타로 75위 등 대부분의 통계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랭킹이 31위나 되니 비거리가 짧아 고민인 주말골퍼들로선 모 마틴을 달리 볼 수밖에 없다.

4세 때 아빠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그는 UCLA를 졸업한 뒤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프로선수생활을 시작했다. 19살 때 아버지를 잃은 그는 고령의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며 6년이란 긴 2부 투어생활을 거쳐 2011년에야 상금순위 3위로 LPGA투어로 올라왔다.
LPGA투어에서 모 마틴의 최대 과제는 컷을 통과하는 일이었다. 2012년 LPGA투어 21개 대회에 참가해 16차례 컷을 통과, 스포트라이트는 못 받았지만 무난한 루키 시즌을 보냈다. 2013년 25개 대회에 참가해 컷 통과 21차례로 미미한 상승세를 보였다. 존재 자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는 2014년 메이저대회인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영국 로열 버크데일 GC에서 열린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박인비를 비롯해 수전 페테르센(노르웨이), 펑샨샨(중국) 등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모 마틴은 정교한 아이언 샷과 숏 게임으로 거친 바람과 러프를 뚫고 합계 1언더파 287타를 쳐 우승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후 우승을 보태진 못했으나 2015년 28개 대회 중 컷 통과 22차례, 2016년 28개 대회 중 컷 통과 26차례 등 안정된 경기를 펼치며 LPGA투어에서 잘 버텨내고 있다.

매년 드라이버 비거리는 물론 아이언샷 비거리가 줄어들어 ‘이제 골프를 그만 둘까?’하고 고민하는 주말골퍼들에겐 모 마틴은 등대와 같다.
긴 비거리가 유리하긴 하지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짧은 비거리를 다른 클럽으로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고 나름대로의 비장의 무기를 갖추면 얼마든지 라운드가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구글플러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