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세르히오 가르시아, 스페인의 전설을 잇다
  • | 2017-04-10 19:00:52
  1. 세르히오 가르시아. 사진=테일러메이드
[골프한국] 세르히오 가르시아(Sergio Garcia·37)가 스페인의 골프전설을 이었다.
골프 인구로 따지면 스페인은 유럽의 골프 변방이나 다름없지만 세계 골프사에 길이 남을 불세출의 골프 영웅들을 배출했다. 치치 로드리게스, 세베 바예스테로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은 스페인과 유럽 대륙을 벗어나 세계 골프사에 큰 획을 그은 골프의 전설들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7살 때 골프장에 취직, 골프 치는 사람들의 공의 행방을 알려주는 일을 하다 골프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야심을 품은 치치는 스스로 만든 나무 골프채와 양철공으로 골프를 익혔다. 이 아이가 골퍼로 성공, PGA투어 통산 24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늦게까지 시니어투어에서 활약했다.
장하나의 검객 세리머니의 원조도 바로 치치다. 그는 어려운 퍼팅이 성공하면 퍼터로 펜싱하는 흉내를 내고 허리춤으로 칼을 꽂는 독특한 세리머니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유럽프로투어를 평정하고 PGA투어로 무대를 옮겨 9차례나 정상에 오른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창의력 넘치는 샷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PGA투어에서 거둔 9승 중 브리티시 오픈 우승 3회(1979, 1984, 1988년), 마스터스 우승 2회(1980, 1983년)였으니 그의 플레이의 순도를 짐작할 만하다. 준수한 외모에 뛰어난 언변, 창의적인 플레이로 많은 팬을 몰고 다녔던 세베는 2007년 허리통증으로 은퇴를 선언한 뒤 54세의 나이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마스터스 대회에서 그린 자켓을 입는 영광을 누린 세르히오 가르시아도 그를 우상으로 삼아 골프의 길로 들어선 케이스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Jose Maria Olazabal·51) 역시 스페인이 자랑하는 대표적 프로 골퍼다. 유럽PGA투어 통산 21승에, PGA투어에서 1994년과 1999년 마스터즈 우승을 포함해 6승을 거두었고 아시아지역에서도 승수를 쌓았다.
그는 많은 시간을 들여 셋업을 한 뒤 샷을 날리기 전까지 목표물과 볼을 번갈아보는 동작을 7~8번 반복하고 나서야 샷을 날리는 버릇으로 유명했다. 그와 친한 동반자가 “자네가 나보다 먼저 볼을 칠 땐 잠깐 눈을 붙여도 되겠어!”하고 꼬집자 그는 “미안하네. 하지만 그 동작을 하지 말라는 건 골프를 그만 두라는 것이나 같은 주문일세.”라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보는 이를 지치게 만드는 루틴에도 불구하고 그의 샷은 군더더기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 

이번 마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저스틴 로즈(36)와 소름 돋는 명승부를 펼친 끝에 연장전에서 우승을 거머쥔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이들 스페인의 대선배가 쌓은 전설을 계속 이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대선수임을 보여주었다. 
특히 10, 11번 홀 연속 보기로 저스틴 로즈에 두 타 차이로 쳐진 뒤 13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해저드에 볼을 빠트리고도 파를 지켜낸 것이나 이후 14번홀(파4) 버디와 15번홀(파5)에서 회심의 이글로 공동선두로 오르며 18번 홀까지 살얼음판 같은 접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그의 위대성을 증명했다.
그는 연장전 첫 홀에서 티샷을 러프로 보낸 로즈를 따돌리고 우승, 메이저대회 도전 74번 만에 메이저 무관의 한을 깨끗이 날려 보냈다. 

사실 가르시아는 일찍이 골프신동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1999년 PGA챔피언십에서 19세 나이로 세계 최강자 타이거 우즈와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세계 골프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 대회에서 그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골프팬들의 뇌리엔 우즈에 못지않은 미래의 슈퍼스타로 자리 잡았다.
이후 PGA 투어 9승을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골프선수로 성장했지만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PGA 챔피언십 준우승 2번, 디 오픈 준우승 2번, US 오픈에서 공동 3위,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로 우승권을 맴돌면서도 정작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작년에는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 각각 공동 5위를 각각 기록, 그의 개화가 임박했음을 예고했는데 이번에 큰일을 해낸 것이다. 

골프에서 스페인의 전설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PGA투어에 뛰어든 존 람(22)이 올 들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대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LPGA투어에서도 카를로타 시간다 역시 강인한 모습으로 꾸준한 성적을 내며 태극낭자의 아성을 두드리고 있다. 선수의 수는 적지만 모두 개성 넘친 플레이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스페인선수들이 PGA투어와 LPGA투어를 한층 기름지게 할 전망이다.  
/골프한국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구글플러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