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의 샹그릴라는 어디에?
  • | 2017-06-29 09:04:14
[골프한국] 샹그릴라(Shangri-La)는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이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가공의 장소다. 쿤룬(Kunlun)산맥 서쪽 끝자락에 숨겨진 신비롭고 평화로운 계곡으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지상낙원으로 묘사돼있다.

이 소설이 인기를 얻자 중국정부는 1997년 소설 속 위치와 비슷한 윈난성(雲南省)의 중텐(中甸)을 샹그릴라라고 공식 발표하고 2001년 지역 이름도 ‘샹그릴라(香格里拉)’로 개명했다.
샹그릴라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사람들의 평균 수명을 훨씬 뛰어넘어 거의 불사(不死)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윈난성의 샹그릴라는 좋은 풍광 속에 그냥 소박하고 밝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세계의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 되었다. 

골프에 빠진 사람들은 가끔 골프의 샹그릴라는 어디일까 상상해보는 버릇이 있다. 눈만 뜨면 창밖에 녹색의 잔디가 깔려 있어 쉽게 일상에서 벗어나 원하는 대로 라운드를 하는 꿈을 꾼다.
그러나 정작 그런 환경에 사는 사람들은 결코 그곳이 샹그릴라가 아니라고 털어놓는다. 다른 조건은 다 갖춰졌지만 자신이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골프를 지독히 사랑해서 연습도 많이 하고 라운드도 많이 하지만 결코 만족한 라운드, 행복한 라운드를 경험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진정한 골프의 샹그릴라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골프의 샹그릴라는 장소가 아니라 각자 골퍼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믿는다. 굳이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면 에이지 슛(Age Shoot)을 꿈꾸고 그 꿈을 달성하고 다시 새로운 에이지 슛을 기약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에이지 슛이란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스코어로 마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에이지 슛을 기록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달관의 자세로 골프를 즐기고 당장은 스코어가 좋지 않아도 언젠가 다시 새로운 에이지 슛을 기록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고 골프 자체를 즐기는 분이 대부분이었다.

나 스스로 에이지 슛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기록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앞서 에이지 슛을 이룬 분들의 모습을 보니 ‘아 이분들이야말로 골프의 샹그릴라에 사는 분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미국 PGA투어에서 에이지 슛을 처음 기록한 사람은 샘 스니드다. PGA투어 최다승(82승) 기록 보유자인 스니드는 1979년 쿼드시티 오픈 마지막 라운드를 66타로 마무리했는데 당시 나이가 67세였다. 이 기록은 PGA투어 최연소 에이지 슈트 기록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미국의 95세 노인이 생애 1000번째 에이지 슛을 달성 화제가 되었다. 남들은 생애 한번 달성하기도 어려운 것을 1000번이나 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힐튼헤드 아일랜드에 사는 당시 95세의 레오 루켄 옹은 집 근처 팔메토 듄스 오션프런트 리조트골프장에서 92타를 쳤다. 보도에 따르면 루켄 옹은 95세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한 데다 핸디캡 21을 유지할 만큼 출중한 골프 기량을 갖추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루켄 옹이 이 리조트의 골프코스를 일주일에 3번씩 라운드를 하며, 3번 중 2번 정도는 에이지 슛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는 45세 때까지 골프를 모르고 지내다 뒤늦게 골프에 재미를 붙였는데 71세때 68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에이지 슛 행진을 이어왔다고 한다. 

텍사스에 사는 프랭크 베일리와 미네소타 주에 사는 에디슨 스미스가 71세부터 98세까지 무려 2,623 차례에 걸쳐 에이지 슛을 날리며 경쟁을 벌였는데 프랭크 베일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2006년부터는 에디슨 혼자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한다. 

최연소 에이지 슈터는 미국의 클럽프로인 밥 해밀턴으로 1975년 59세에 59타를 쳤는데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최고령 에이지 슛은 1972년 캐나다 빅토리아 업랜즈GC에서 아서 톰프슨이 103세에 103타를 기록한 것이다. 

석유재벌 존 D. 록펠러는 60세 이후 38년 여생을 골프를 하며 살았는데 그는 날씨에 상관없이 코스에 나가고 영화촬영기사까지 동원해 스윙을 교정하는 열정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록펠러가 만년에 골프에 매달린 것은 100세에 100타를 치는 에이지 슈터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데 불행히도 98세에 세상을 떠나 이 꿈은 이루지 못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92)은 2008년 11월 84세의 나이에 곤지암CC에서 84타를 쳐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에이지 슛 기록을 남겼다. 

내 마음 속에 목표와 꿈을 갖고 골프를 즐길 수 있다면 어디 따로 샹그릴라가 있겠는가.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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