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 중계방송의 주인공이 나라면…?
  • 방민준 | 2017-08-31 17:13:39
[골프한국] 주말골퍼의 공통점은 연습장에선 잘 되는데 코스에선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말을 지내고 난 뒤 연습장에서 자주 듣는 얘기도 연습장과 현장의 유난히 심한 불일치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이다. 연습장에선 쭉쭉빵빵 뻗어나가는 샷을 날리는 사람이 라운드에서 돌아온 뒤 털어놓은 후일담은 한결 같이 실패담 일색이다.

연습장에서의 샷과 필드에서의 샷은 차원이 다르다. 샷을 날리는 지형적·기상적 조건이나 심리적 감수성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연습장의 스윙 위치는 고정돼 있다. 인조 매트는 페어웨이나 러프, 모래 등의 구분을 할 수 없이 늘 같은 상황을 제공한다. 스탠스도 늘 평평하다.

그러나 현장은 딴판이다. 페어웨이냐 러프냐, 벙커냐 맨땅이냐에 따라 샷이 달라야 한다. 여기에 오르막이냐 내리막이냐, 앞이 높으냐 낮으냐 등 지형에 따라 다른 샷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플레이어의 호흡이 연습장과는 전혀 다르다. 연습장에선 아무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샷을 날릴 수 있지만 현장에선 자신의 호흡이 아닌 전체 게임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
미스 샷을 하고 난 뒤, 자신도 감탄할 만한 멋진 샷을 날린 뒤, 동반자의 멋진 샷 혹은 실패한 샷을 보고 난 뒤, 캐디의 재촉에 의해 급하게 샷을 날릴 때 결코 자신의 생체 리듬에 충실한 샷을 날릴 수 없다.

호흡은 거칠고 마음은 거친 바람을 만난 호수처럼 요동친다. 쫓아오는 사람도 없는데 도둑처럼 서두르고 주변상황에 대한 관찰도 맹탕이다.
미스 샷을 날리고 난 뒤에는 죽을죄를 지은 양 자책하고 후회하고 절망한다. 반대로 멋진 샷을 날린 뒤에는 제 세상인양 기고만장하고 자만에 빠진다.
내 볼 치는 것도 벅찬데 동반자가 제대로 규칙을 지키는지 감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한다. 라운드를 즐기려 필드에 나왔는데 정작 필드에는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시합에 참가한 프로선수로 중계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결코 아마추어 골퍼들이 주말 라운드에서 저지르는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갤러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고 중계카메라가 자신을 렌즈에 담고 있다면 그렇게 얼렁뚱땅, 허둥지둥, 대충, 허투루 샷을 날리지는 못할 것이다. 속임수는 물론 표정이나 행동, 말도 함부로 표출할 수 없을 것이다.
샷을 할 때마다 중계카메라가 자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온 정성을 기울인 신중한 샷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기대에 어긋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태도는 진지하지 않을 수 없다.

연습장과 필드의 차이를 없애려면 연습장에선 실제 필드에서 라운드 하는 것처럼, 필드에선 중계방송 카메라가 자신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상상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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