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4대 투어 대항전 '더 퀸즈'가 남긴 교훈
  • 방민준 | 2017-12-04 18:29:00
  1. 2017 더퀸즈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 KLPGA 제공.



[골프한국] LPGA를 제외한 4대 투어의 대항전인 ‘더 퀸즈’대회가 끝난 뒤 개운치 않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호주여자프로골프(ALPGA)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의 대항전은 2015년 시작됐다. 그 전에 한국과 일본의 여자프로투어 대항전으로 치러오다 문호를 넓혀 4개 투어가 참여하는 더 퀸즈 대회로 개편됐다. 올해 3회째인 이 대회에서 JLPGA 투어가 1, 3회 우승했고 한국은 지난해 2회 대회에서 우승했다.

KLPGA 팀은 첫날 포볼 매치(두 명이 한 조를 이뤄 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아 승부를 가리는 방식)에서 4전 전승, 2 라운드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9 경기 중 8승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발휘했으나 사흘 째 결승 라운드 포섬 매치(두 명이 한 조를 이뤄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쳐 승부를 가리는 방식)에서 한국팀은 4개 조가 출전해 3패 1무로 일본팀에 완패를 당해 당연시 되었던 2년 연속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2라운드까지 승점은 KLPGA가 24점, JLPGA 12점으로 두 배나 차이 나 결승 라운드에서도 KLPGA의 낙승이 예상되었으나 정작 KLPGA팀은 결승 포섬 매치에서 맥없이 무너져 우승컵을 일본팀에 바쳤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KLPGA팀의 주장 김하늘 선수는 “우리 선수들이 포섬에 약한 부분이 있어서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이 개인플레이에 능하지만 포섬 경기는 해볼 기회가 적었던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시각은 한국의 독주를 저지하려는 주최 측 일본의 ‘꼼수’가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지구촌의 모든 골프 대항전은 경기 기간 점수를 모두 합친 결과로 승부를 가리는데 이 대회는 결승에 진출하는 두 팀의 승점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항전의 경우 최종일 경기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노출시킬 수 있는 1대1 싱글매치로 치르는데 더 퀸즈에선 포섬매치로 정한 것도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LPGA측은 대회 참가를 앞두고 일본 측에 이 같은 경기방식에 반대 의사를 전했으나 이 방식을 대회후원 기업인 코와가 제안한데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투어가 모두 동의, KLPGA측은 대회 지속을 위해 참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런 경기 방식을 과연 일본의 꼼수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골프대회는 흥행 성공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한국팀의 독주가 계속되는 대회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기량이 뛰어난 한국팀과의 대결을 가급적 피하려는 일본의 의도가 없지 않겠지만 좋게 보면 대회의 성공을 위한 장치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마지막 결승 라운드를 싱글 매치가 아닌 포섬 매치로 정한 것에 대한 불만에도 아전인수(我田引水)의 시각이 없지 않다.

경기력이 탁월하다면 싱글매치 포볼매치 포섬매치 상관없이 주최 측의 요구에 응해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벌여야 마땅하다.
대항전이란 개인의 기량만이 아니라 개인들이 조합을 이룬 팀의 기량을 겨루는 것이기도 하다.

싱글매치나 포볼매치가 개인의 기량에 따라 승부가 가려지는 것이라면 포섬매치는 두 선수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 서로를 배려, 보완하며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가를 시험하는 경기방식이다.
포섬매치는 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기 때문에 선수의 호흡, 상대선수에 대한 배려와 이해, 기쁨과 아픔의 공유 등이 필수다. 2인3각 경기와 다름없다. 스포츠정신에 가장 부합되는 경기방식이라 할 수 있다.

포섬매치가 결승 라운드에 배치되었다고 불평할 이유가 없다. 한국팀이 포섬매치에서 완패를 했다는 것은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선수간의 호흡이나 협동심, 배려심, 이해도 등에서 일본팀에 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소의 우애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약자의 요구조건을 다 들어주면서 이길 수 있어야 진정한 승자가 아닐까.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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