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호주·뉴질랜드 골프의 '한다 신화'
  • 방민준 | 2018-02-12 17:54:16
  1. 한다 하루히사.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세계 골프에서 호주와 뉴질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상금규모나 흥행성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에 밀리지만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골프가 급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명실공히 세계 골프를 지탱하는 3개 축 중 하나였다. 미국의 PGA투어나 LPGA투어에서도 상위에 랭크되어 활동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천혜의 골프 환경을 갖춘 호주와 뉴질랜드에선 EPGA(유럽프로골프투어), LET(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아시아투어는 물론 뉴질랜드와 함께 치르는 오스트레일리안 투어 등 각종 골프대회가 연중무휴로 열린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골프대회에 'ISPS 한다’가 붙는 경우를 자주 본다.
태국의 키라덱 아피반랏이 4라운드 매치플레이에서 강자들을 차례로 제치고 극적으로 우승하며 EPGA투어 통산 4승을 올린 EPGA투어 ISPS한다 월드슈퍼6 퍼스 대회에도 붙었고, 설 연휴와 겹친 15~18일 호주 아델라이드에서 열리는 LPGA투어 두 번째 대회 ISPS한다 호주 여자오픈에도 붙었다.

호주 여자오픈은 고진영(23)이 LPGA투어 멤버 자격으로 첫 출전해 신인왕 경쟁자인 영국의 조지아 홀과 신인왕 레이스를 시작하고 슈퍼 루키 최혜진(19), 유소연(27), 최나연(30) 신지은(26),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0) 등이 겨우내 벼른 칼을 선보이는 대회라 골프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회다.

ISPA한다가 얼마나 큰 회사이기에 많은 골프대회를 후원하는가 궁금해 웹 서핑을 해보고 그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자선과 봉사, 사업가 예술가로서의 활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ISPS는 International Sports Promotion Society(국제스포츠진흥회)라는 단체의 약자이고, 한다(HANDA)는 이 단체를 만들어 후원하는 일본사람의 이름이었다.



주인공은 한다 하루히사(57·半田晴久), 영문이름으로는 Haruhisa Handa로 널리 알려졌다.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브스(Forbes)는 그를 ‘일본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매력 넘치는 인물로, 억만장자 기업가, 자선사업가이면서 신도(神道)지도자, 오페라가수, 서예가, 예술가, 시인, 열렬한 골퍼’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의 활동이력을 쫓다보면 포브스의 인물소개가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는 1951년 일본 효고현(兵庫?) 니시노미야(西宮)의 유명한 사케 제조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시와 하이쿠(俳句)를 쓰고 서예를 즐겼다고 한다.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교토의 도시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잠시 취업했다가 사업에 나서 30대에 호주 퍼스에 있는 회사 지분을 매입해 본격적으로 국제적인 사업가로 나서 현재 세계 곳곳에 12개의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기업가로서의 뛰어난 재능이나 엄청난 재력이 아니라 자선가, 예술가, 예능인으로서의 무애(無涯)한 호기심과 행동으로 옮기는 열정이다.

그는 호주에서 회사를 경영하면서 국제맹인골프협회(IBGA)를 설립해 맹인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길을 여는 한편 ISPS(국제스포츠진흥회)를 설립해 호주 뉴질랜드는 물론 세계 각지의 각종 스포츠 진흥에 앞장섰다.
뉴질랜드의 축구, 뉴질랜드 남녀 골프 오픈대회,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 뉴질랜드 장애자올림픽위원회를 적극 후원하고 있다. 유러피언 시니어 투어, 전설적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레전드 투어도 후원하고 있다.
리디아 고나 양희영, 이민지, 오수현 등이 모두 한다 하루이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 2011년 크라이스트처치가 지진피해를 입었을 때도 물심양면으로 복구작업을 지원했다.

일본에서도 스포츠나 문화 예술활동 지원과 관련된 다양한 재단을 설립해 지원하고 캄보디아에는 대학을 설립, 총장직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예술가적 기질을 숨기지 않고 서예가, 시인. 소설가, 작곡가, 음악가로서 직접 활동하는가 하면 호세 카레라스와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오페라의 배우로도 출연한다. 대영박물관에서 서예작품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많은 대학에 교수직도 갖고 있을 정도로 박식하다.

그는 ‘스포츠의 힘’에 대한 굳은 믿음 때문에 스포츠 진흥과 후원사업을 멈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스포츠는 희망을 창조하고, 교육과 문화의 벽을 부수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그의 고백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그와 인터뷰한 한 언론인은 그를 두고 “그는 진정한 르네상스 인간이다. 그의 후원을 받는 골프는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고 쓰기까지 했다.
우리에게 한다 하루히사 같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허전하게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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