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장하나 마력'의 원천은 무엇인가?…KLPGA 복귀 후 첫 우승
  • 방민준 | 2018-03-12 06:21:58
  1. 우승 확정후 포즈 취하는 장하나.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장하나(25)가 11일 베트남 호치민 트윈도브스GC에서 끝난 KLPGA투어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국내 복귀 후 첫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린 하민송(22)의 무서운 기세와 대추격전을 펼친 장하나의 투지는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를 연출했다. 세 번째 연장전에서 하민송이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우승 기회를 놓쳤지만 KLPGA투어의 중심타선으로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차지하는 장하나의 독특한 위치를 감안하면 이번 우승은 그에게 승수를 하나 더 보탠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장하나는 한국 여자골프의 귀한 자산이다.
KLPGA에서 8승을 거둘 정도로 잘 나가던 그는 2015년 과감히 LPGA투어에 뛰어들어 김세영과 함께 돌풍을 일으켰다. 진출 첫해 준우승만 4번 하더니 2016년 개막전인 코츠골프 챔피언십, HSBC 위민스 챔피언십,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 등 3승을 거두었고 승리의 여세는 2017년 ISPS한다 호주 여자오픈 우승으로 이어졌다.

장하나에게 세계 골프팬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그의 기량이나 성적 때문만이 아니었다. 기량도 뛰어났지만 그가 경기를 펼쳐나가는 스타일, 경기 결과에 따라 표출하는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 갤러리들과의 활발한 교감능력이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다.
골프팬들이 열거하는 장하나의 매력은 많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그의 얼굴은 팬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준다. 실패 후에도 금방 잊고 새 출발을 할 줄 안다.

지축을 울릴 듯 한 힘찬 걸음걸이는 짜잘한 걱정거리를 떨치게 하고 멋진 샷이나 퍼팅 뒤에 표출하는 다양한 액션은 보는 이에게 통쾌감을 안긴다.  
어려움에 직면해서도 특전용사처럼 굴복하지 않고 달려드는 장하나의 도전적인 자세는 팬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주변에 대한 배려심도 각별하다. 동반자는 물론 캐디나 갤러리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감탄을 자아낸다.
프로선수들은 좀처럼 동반자의 플레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기 마련인데 장하나는 동반자가 멋진 드라이브 샷을 날리거나 멋진 퍼팅을 했을 때 조용히 박수를 치는가 하면 때로 주먹을 부딪쳐 축하해주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캐디와의 교감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다.

이런 장하나의 일거수일투족은 주변에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다.

미국이나 동남아에서 경기할 때 그의 팬들이 ‘HANAGIZER'(그의 이름에 ENERGIZER라는 브랜드를 결합시킨 조어)란 팻말을 들고 따라다닐 정도다.
종전 한국 여자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장하나가 얼마나 파격적이고 진취적인가 알 수 있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같고 수줍음 많은 새색시를 닮은 쑥스러워 하는 태도, 잔잔한 미소의 동양적 분위기, 또는 무표정 무채색의 플레이. 갤러리들이나 TV시청자들에게 어떤 감흥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우승도 많이 하고 기량도 출중한데도 선수 개인 차원의 인기를 못 얻은 것은 바로 팬들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매력 포인트가 결여된 탓이다.

미셸 위나 폴라 크리머, 산드라 갈처럼 외모도 인기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진정으로 팬들의 사랑을 이끌어내는 것은 팬들로 하여금 긍정과 치유,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할 줄 아는 능력이다. 
미셸 위의 인기가 치솟는 것도 기량 외에 자유롭게 자신의 미감(美感)을 표현하고 개성 넘친 액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출하며 경기를 즐기는 장하나와 김세영의 자세는 한국 여자골프의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지평을 넓히는데 큰 기여를 한 셈이다.
 
한창 상승세를 타는 중에 그동안 자신을 위해 헌신해온 가족들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국내 복귀를 결정한 과단성도 그의 매력 포인트다.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뒷바라지해온 노령의 아버지, 혼자 집에 남아 외로움과 우울증에 시달려온 어머니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그는 골프도 좋지만 가족이 최우선이라는 귀중한 깨달음을 실천에 옮겼다. 무서운 결단력이 아닐 수 없다.

복귀 후 지난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과 KLPGA 챔피언십 2위 외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장하나가 그렇게 기다려온 복귀 후의 첫 승을 일궈냈으니 앞으로 그가 발산할 긍정의 에너지가 기대된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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