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마이클의 골프백서] 제118회 US오픈 소회
  • 마이클 | 2018-06-19 08:18:13
  1. 2018년 US오픈 골프대회 우승자 브룩스 켑카.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코스 세팅을 하는 주최측과 골프선수들 사이엔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존재합니다. 눈에 보이거나 잡히는 유형의 룰은 아니지만 서로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한계가 존재하는 거죠.

선수의 입장에선 코스의 난이도가 수긍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하고,
주최측에선 코스가 선수들에게 난타당하지 않을 정도여야 합니다.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20언더파가 속출하고 25언더파로 우승자가 나오는 건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고, 그렇다고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 가운데 단 한 명도 언더파를 치지 못하는 코스 또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죠.

그동안 US오픈 골프대회는 그 한쪽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듯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118회 US오픈은 미국골프협회(USGA)의 패배입니다.

코스의 세팅은 그 대회의 권위와 공정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무조건 어려운 것이 권위적인 것이 아니고 출전 선수와 관전하는 팬들 그리고 주최측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난이도를 갖춰야 하는 것이죠.

코스의 난이도는 선수들의 실력을 날카롭게 가릴 수 있는 변별력이 생명입니다. 그러자면 지나치게 어렵거나 지나치게 쉽게 세팅이 되면 공정한 판별을 할 수 없게 되므로 아주 세심한 코스 세팅이 필요한 것입니다.

분명히 잘 친 샷이 보상받고 실패한 샷이 처벌받는 그런 세팅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US오픈적'인 환상에 집착했는지 코스가 너무 어렵게만 세팅이 되었죠.

거북이등처럼 생긴 그린이 딱딱하고 빠르기까지 해 숏아이언으로도 공을 그린에 세울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선수들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거기다 바람은 10mph이상으로 불어대고 빠르게 그린을 건조시켜 주최측도 수습할 수 없는 난이도로 변해버린 거죠.

그린이 공을 받아주질 않자 80타를 치는 선수들이 속출했고, 뒤늦게 사태를 인지한 주최측은 3라운드가 끝나자 부랴부랴 그린에 물을 뿌려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마지막 라운드에선 3라운드보다 10타 이상 줄인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3라운드가 끝나고 왕년의 마스터스 챔피언 잭 존슨(미국)은 인터뷰에서 "golf course is gone..." 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역하면 이건 골프코스가 아냐... 라는 말입니다.

필 미켈슨은 그린에서 굴러내려오는 움직이는 볼을 건드리는 해서는 안될 행동까지 했는데, 그 행동의 잘잘못을 떠나 그건 주최측의 어이없는 코스 세팅에 대한 선수로서의 작은 항변입니다. 그동안 주최측과 선수들간에 지켜오던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것에 대한 항의적인 성격이 짙은 거죠.

잘 친 샷에 대한 보상과 잘못 친 샷에 대한 처벌을 코스가 명확히 구별해주지 않으면, 플레이하는 선수도 관전하는 팬도 그리고 그 대회의 권위와 공정성도 모두 허망한 것입니다.

우승한 브룩스 켑카(미국)는 분명히 우승할 자격이 있는 선수고 이미 검증이 된 '빅샷'(big shot)입니다.

하지만 이번 US오픈의 코스 세팅은 역대 대회 중 최악이었습니다. 만일 주최측이 3라운드 후 그린에 호스로 물을 쏟아붓는 난리법석을 떨지 않았다면 이번 대회의 우승스코어는 잘해야 5~6오버파 정도였으리라 추측해 봅니다.

USGA의 철학... 골프라는 스포츠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 민낯을 팬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정신에 동의하고 공감합니다만, 정직하게 흘린 땀에 대한 보상과 운보다 실력이 정당하게 응답받는 코스가 전제되지 않으면 그 멋진 철학도 아무런 가치 없는 슬픈 고집일 뿐입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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