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 수억원 대신 장타를 선택한 케빈 나, 7년만 우승
  •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
  • 권준혁 기자 | 2018-07-10 05:37:26
  1. PGA 투어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 우승자 재미교포 케빈 나(나상욱)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7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둔 재미교포 케빈 나(35.한국이름 나상욱)가 수억 원의 수입을 포기하고 드라이버를 바꾼 사실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한때 골프 천재성으로 기대와 촉망을 한 몸에 받기도 했고 동료선수들로부터 '슬로 플레이어'라고 비난 받기도 했던 케빈 나는 9일(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의 올드 화이트 TPC(파70. 7,286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총상금 730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신들린 퍼팅을 앞세운 케빈 나는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6언더파 64타를 때렸다.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쳐 최종합계 19언더파 261타(69-63-65-64)의 성적을 거둔 케빈 나는 2위 캘리 크래프트(미국. 14언더파 266타)를 5타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정상을 밟았다.

케빈 나는 그동안 사용하던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 대신 올해부터 캘러웨이 에픽 드라이버를 사용 중이다.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는 사용하는 대가로 수억원의 돈을 받기로 계약이 되어 있었고 캘러웨이 드라이버는 그런 수입이 없다.
케빈 나는 지난 연말 우연히 쳐본 캘러웨이 드라이버에 마음을 뺏겨 수억원의 계약금을 포기했다.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까지 물어야 할 상황이었지만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간 타이틀리스트의 배려로 받을 돈만 받지 않는 선에서 정리됐다고 전해졌다.

케빈 나는 지난달 한국오픈에 출전했을 때 "드라이버를 바꾸고 나서 비거리가 20야드가량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밀리터리 트리뷰트 대회에서도 평균 323.2야드를 날려 출전 선수 가운데 18위에 해당하는 장타를 기록했다. 우승 상금 131만4,000달러(약 14억6,000만원)을 받은 케빈 나는 포기한 계약금의 5배 가까운 돈을 한꺼번에 벌어들인 셈이다.


어린 시절부터 골프 신동으로 불렸고, 미국 아마추어 무대에서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주목 받았던 케빈 나는 2003년 PGA 투어 Q스쿨을 졸업하고 2004년 PGA 투어에 데뷔했다. 프로에서도 곧 우승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늘 뒷심 부족을 드러내면서 번번이 좌절했다. 그러다 7년 10개월 동안 준우승만 3번 하는 등 '210전 211기' 끝에 2011년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두 번째 우승도 쉽지 않았다. 첫 승 이후 약 7년(6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158번째 도전 만이었다. 그 사이 준우승만 6번이었다. 올해도 2월 제네시스 오픈에서 우승에 다가섰다가 공동 2위로 마친 바 있다.

케빈 나는 우승 직후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다시 우승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우승 가까이에 정말 많이 갔어도 수 차례 실패했다"고 떠올렸다. 또 그는 "TV에서 나의 기록을 봤는데, 우승 후 가장 많은 경기를 한 선수라고 하더라"고 털어놓으면서 "첫 우승까지 거의 8년이 걸렸다. 친구들에게 다음 우승까지 또 8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7년이 걸렸다"며 농담도 했다.

영어로 유쾌하게 소감을 전한 뒤 한국말로 국내 팬들에게도 인사말을 밝혔다. 두 번째 우승까지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케빈 나는 "한국 팬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우승해서 기쁩니다.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케빈 나는 이번 대회 첫날 1언더파 공동 64위로 출발한 뒤 2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공동 8위로 도약했다. 3라운드에서 5타 더 줄이며 공동 3위로 우승 경쟁에 뛰어든 그는 최종라운드에서 선두권 선수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파4 홀이 연결된 4~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낸 데 이어 8번(파3)과 9번홀(파4)에서도 잇달아 버디를 낚아 전반 9개 홀에서 5타를 줄이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10번홀(파4) 버디는 11번홀(파4) 보기와 바꾸었지만, 큰 위기 없이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지켰고,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챔피언조 앞조에서 경기한 케빈 나는 남은 선수들의 성적에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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