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타이거 우즈는 미국 팀에 독인가?
  • 방민준 | 2018-10-02 05:46:57
  1. 2018 라이더컵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미국과 유럽연합팀의 대륙간 골프대항전 라이더컵에서 미국이 패하면서 미국 팀에서의 타이거 우즈의 역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월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남서부 일 드 프랑스 르 골프 나시오날 골프장에서 끝난 대회 마지막 날 싱글매치에서 미국팀은 4승 7패 1무로 유럽연합팀에 무릎을 꿇어 3일 종합점수 10.5대 17.5로 완패했다.

미국은 타이거 우즈가 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5년여 만에 통산 80승째를 달성하며 라이더컵 미국 팀에 합류하면서 지난 2016년 미네소타 주 채스카 대회 승리에 이은 2연패를 노렸으나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유럽 팀의 안방 불패신화를 끊는데도 실패, 유럽팀은 유럽대륙에서 열린 대회에서 7연승을 이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에서 미국팀은 시작부터 유럽연합팀에 밀렸다. 첫날 오전 포볼매치(두 명이 한 조로 각자의 공으로 플레이 해 좋은 성적을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에서 3승 1패로 우위를 보였으나 오후 포섬매치(두 명이 한 개의 공으로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는 방식)에서 4패를 당했다. 이튿날 오전 포볼매치에서 1승 3패, 오후 포섬매치에서 2승 2패로 미국팀은 힘을 못 썼다.
마지막 날 대표선수들이 1대1로 맞붙는 싱글매치에서도 미국은 4승 7패 1무로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무엇보다 미국팀이 믿는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더스틴 존슨이 1승 4패로 1승이라도 기여했지만 타이거 우즈는 6년 만에 복귀한 라이더컵에서 4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타이거 우즈는 라이더컵 대회와 관련 결코 유쾌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우즈의 참가가 라이더컵에선 미국의 징크스로 작용한다는 부정적 인식도 있다.

미국은 라이더컵 역대 전적에서 통산 26승 2무 14패로 앞서곤 있지만 2000년대 들어 9차례 대결에선 2승 7패로 절대 열세다.

문제는 미국팀의 열세가 당대 최고선수인 타이거 우즈가 라이더컵에 가세한 시점과 겹친다는 점이다. 우즈가 무릎부상으로 불참한 2008년과 부단장으로 밀린 2016년엔 미국이 2승을 거뒀다. 유럽연합은 우즈가 복귀한 2010년 '웨일즈의 기적'을, 2012년엔 '시카고 대첩' 등 극적인 승리를 하며 2014년 두 번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기까지 했다.
총동원태세의 공을 들인 결과 2016년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미국은 우즈의 가세로 2연패를 노리고 프랑스 원정에 올랐으나 결과는 참패로 끝났다.

우즈는 그동안 1997년과 1999년, 2002년, 2004년, 2006년, 2010년, 2012년, 2018년 등 8차례나 참가했지만 우승을 맛본 건 1999년 딱 한 차례인 것만 봐도 우즈와 라이더컵은 좋은 인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즈 개인의 역대 라이더컵 전적 역시 13승 3무 21패로 이름에 걸맞지 않다. 우즈가 출전한 8차례 라이더컵에서 미국은 1승 7패에 그쳤다.

대회를 마친 뒤 우즈는 “내가 4패를 당해 유럽 팀에 4점이나 내줘 실망스러운 결과가 됐다”며 스스로 자신이 이번 대회 패인 가운데 하나라고 자인했다.

‘라이언 우즈’가 아닌 타이거 우즈의 고뇌가 읽히는 대목이다.

그의 이름이 암시하듯 그는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가 아니라 홀로 우뚝 서 주변을 지배하는 데 익숙해있다. 무리생활을 하는 사자와 홀로 생활하는 호랑이의 차이가 우즈를 통해 드러난다.
그린베레 출신의 아버지로부터 그렇게 교육받았고 골프천재로서 살아온 인생 자체가 무리와 어울리는 생활이 아닌 유아독존(唯我獨尊)의 생활이었다.   

이런 우즈의 성장 배경을 감안하면 우즈가 동료들과 어울려 팀의 사기를 높이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출중한 플레이를 하는 것 자체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미국팀이 우즈로 인해 저절로 사기가 오르고 동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우즈는 자만에 빠지고 동료들은 우즈에게 의존하는 부정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우즈 자신도 혈기방장한 전성기의 그가 아니다. 천신만고 끝에 필드에 복귀해 5년 만에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80승 고지를 밟았다. 맘만 먹으면 우승하던 때와는 다르다. 본인도 전성기 때의 자신으로 착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대로 경기를 이끌어가지 못하는 우즈의 우울한 얼굴은 스스로 자멸을 초래했고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마지막 날 싱글매치에서 존 람의 포효를 지켜봐야 하는 우즈의 초라한 모습은 거함의 침몰을 보는 듯 비장함이 느껴졌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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