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민준의 골프세상] 3가지 골퍼 스타일 '즐기거나 겸손하거나 거만하거나'…LPGA 우승한 넬리 코다를 보며
  • 방민준 | 2018-10-29 08:32:24
  1. LPGA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넬리 코다(사진제공=LPGA KEB하나은행챔피언십 대회본부)

[골프한국]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 따라 골프선수들의 스타일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골프 자체를 즐기는데 중심을 두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경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선수, 그리고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에 다소 거만하게 보일만큼 당당하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다. 

세 가지 스타일 중 어느 쪽이 최선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누적된 성적이나 선수 생명을 종합해보면 어느 정도 저울이 기우는 스타일이 있다. 
‘머리 좋은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듯 어느 분야든 즐기는 사람의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힘들다.

골프선수가 어릴 때 스스로 골프라는 스포츠를 선택하고 직업으로서 골퍼를 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PGA투어나 LPGA투어의 유명 선수들의 개인 프로필을 보면 상당수가 10살 전후의 어린 나이에 골프채를 잡은 것으로 나와 있다. 심지어 2~3살 때 골프채를 잡았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부모의 권유와 영향으로 골프와 접하게 되었다는 단서가 반드시 뒤따른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겠다는 의지의 결과든,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서 골프의 장점을 깨닫고 자식에게 권하든 어린 아이가 주위의 영향 없이 골프의 세계에 진입할 수는 없다. 
부모가 무심코 장난감으로 플라스틱 골프채를 사주어 아이가 골프에 재미를 붙인 경우도 부모가 계기를 만들어 준 셈이다.
주위에서 계기를 만들어주고 동기 부여를 해준다고 해도 어린 아이가 골프를 좋아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골프를 하게 해달라고 부모를 졸라 골프를 시작한 경우는 웬만한 장애물이 나타나도 극복하고 골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선수, 레슨프로, 골프해설가 등 어떤 식으로든 골프를 계속한다.

부모의 권유에 이끌려 골프를 배운 경우 아이가 골프를 좋아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골프에 취미를 못 붙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이가 골프에 재미를 못 붙인다면 진로를 바꾸는 게 옳은데도 부모 욕심에 골프에 올인 할 것을 강요한다. 한국에는 이런 과정을 거쳐 골프선수로 성장한 경우가 흔하다.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좋은 골프기량을 터득하고도 골프 자체를 즐길 줄 몰라 꽃도 피워보지도 못하고 중도에 져버린 경우도 많다.
  
28일 대만 타오위안의 다시 골프 앤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챔피언십에서 LPGA투어 데뷔 2년 만에 첫 승을 올린 미국의 넬리 코다(20)는 부모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지만 골프를 진정 즐기는 전형적인 케이스다. 

2타 차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은 넬리 코다는 보기 없이 버디 2개와 이글 1개로 4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통산 5승을 거둔 제시카 코다(25)의 동생으로 더 알려진 넬리 코다는 박성현(25)과 함께 LPGA투어에 입성, 우승은 없었으나 신인상 포인트 3위에 올랐고 톱10에 5회, 톱20에 23회나 오르며 첫해 상금 순위 47위의 무난한 루키 시즌을 보냈다.

그의 부모는 체코의 테니스스타인 페트로 코다와 레지나 라크로토바. 미국으로 이주한 부모 사이에 제시카, 넬리 코다 자매와 남동생 세바스찬 코다가 태어났는데 3남매 모두 부모의 스포츠 DNA를 물려받아 자매는 골프선수로 성장했고 남동생은 프로 테니스선수로 활동 중이다. 

코다 자매는 어릴 때 여러 스포츠를 섭렵하다 골프가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골프를 익힌 것으로 유명하다. 고향인 플로리다의 해변에서 남매가 골프와 관련된 훈련을 하는 모습은 널리 알려졌다. 
코다 자매가 경기 중 미스 샷을 내거나 경기가 뜻대로 잘 안 풀릴 때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일 없이 밝은 얼굴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골프를 선택, 경기를 즐기는 습성이 몸에 뱄기 때문이다. 

최근 트윗에 ‘즐거움은 인생의 본질이며 초콜릿과 같다.(Joy is my essence of life. And chocolate.)’란 글을 올린 독일의 미녀 골프스타 산드라 갈(33)도 골프 자체를 철저하게 즐기는 선수로 유명하다. 경기가 아무리 안 풀려도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골프를 한다는 것만으로 즐겁다는 표정이다.
리디아 고, 김세영, 장하나, 다니엘 강, 이민지, 신지은 등도 부모의 인도로 골프를 시작했지만 골프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선수들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골프코치인 부치 하먼(75)이 다니엘 강을 두고 “그는 톱5 안에 들고 1년에 2승에서 4승까지 할 수 있는 선수”라며 “지금의 모습은 빙산의 일부분일 뿐이다."며 극찬한 것도 그의 골프열정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물론 골프를 즐기면서 겸손할 줄도 알고 필요할 때 왕이나 여왕처럼 당당하게 나설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이 모두를 동시에 갖출 수는 없다. 
잘 나갈 때 날이 넘기 쉬운 골프에서 겸손이나 자제는 꼭 필요하지만 이것도 지나치면 위축되거나 소극적이 될 수 있다. 
자존감을 드러내며 카리스마를 보이는 것 역시 골프의 리듬을 활성화하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지만 지나치면 무모함이나 만용을 불러 예상치 못한 추락을 초래하기도 한다. 

비상과 추락에 따르는 위험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은 골프가 안겨주는 매순간의 모든 요소들을 즐기고 사랑하는 자세 외에 왕도가 없다. 
골프를 즐기겠다는 자세만이 골프가 안겨주는 환희와 고통을 상처 없이 수용할 수 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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