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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골프 결을 알면 라운드가 편해진다
방민준 2019-09-19 06:14:56
그림 제공=방민준


[골프한국] 『장자(莊子)』에 ‘포정해우(?丁解牛)’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전국시대 양나라의 왕 문혜군(文惠君)이 도의 경지에 이른 포정의 소 잡는 모습을 보고 모든 사물에는 결이 있고 그 결을 따르는 것이 바로 천리(天理)임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문혜군은 포정이 손과 발, 어깨와 무릎을 적절하게 움직이며 소를 해체할 때 뼈와 근육, 살이 갈라지면서 나는 소리와 칼을 밀어 넣을 때 나는 소리가 음악으로 들렸다.
문혜군은 이런 포정을 보고 “오! 훌륭하도다. 기술이 어떻게 이런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을까”하고 감탄했다. 

그러자 포정이 칼을 놓고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道)로서, 기술의 경지를 넘어선 것입니다.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는 온통 소만 보였습니다만 3년 뒤에는 소의 몸체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신명(神明)으로 만나되 눈으로 보지 않고 감관(感觀)과 사려작용은 멈추어지고 신명이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소의 결을 따라 힘줄과 뼈의 틈 사이를 치고 골절 사이의 빈 곳으로 칼을 집어넣습니다. 소 몸체가 생긴 대로 따르니 경락과 뼈에 엉킨 힘줄조차 부딪히지 않는데 하물며 큰 뼈이겠습니까. 훌륭한 백정은 해마다 칼을 바꾸니 자르기 때문이요, 보통의 백정은 달마다 칼을 바꾸니 빠개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 칼은 19년을 사용하였고 거쳐 간 소도 수천 마리나 됩니다. 그러나 칼날은 아직도 숫돌에서 방금 갈아낸 듯합니다. 소의 골절에는 틈새가 있으나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가 없는 칼날로 골절 사이의 빈틈에 넣으니 칼날 놀림에 넉넉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19년이 지나도록 칼날이 숫돌에서 방금 갈아낸 듯한 것입니다. 비록 그렇더라도 매번 뼈와 힘줄이 엉킨 곳에 이르면 저도 쉽게 하기 어려워 삼가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경계하고 집중합니다.”라고 말했다.

장자는 여기서 칼을 마음에 비유하고 소를 모든 사물에 비유, 숫돌에서 갓 갈아낸 칼날처럼 마음을 갈고 닦은 뒤 사물의 자연스러운 결을 따라 허심으로 응하면 칼날이 상하지 않듯 마음도 상처 입지 않는다고 설파했다. 

모든 사물에는 결이 있다. 목수는 나뭇결을 찾아 그 나무를 다스리고 석공은 돌의 결을 찾아 돌을 다루고 옥을 다루는 사람은 그 결을 찾아 옥 그릇을 만든다.

모든 결에는 반드시 빈틈이 있다. 그 결 속의 빈 공간이 사물의 핵심이란 것이 장자의 생각이다. 천지 만물에는 반드시 결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천리(天理)라는 것이다. 

장자(莊子)의 ‘포정해우(?丁解牛)’에 숨은 진리는 골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골프에도 결이 있다.
골프코스에도 결이 있고 개개인의 스윙에도 결이 있다. 

골프코스가 어떤 지형에 조성돼 있느냐에 따라 코스의 결이 다르다. 산악이냐 평지냐, 호수 주변이냐 강변이냐 해안가냐에 따라 지형 특성을 품은 독특한 결을 갖게 된다. 
여기에 설계자의 의도까지 개입되면 그 결은 더욱 복잡하고 난해해질 수밖에 없다. 

라운드 하는 개개인 역시 각기 다른 독특한 결을 갖고 있다. 이상적인 스윙을 익히느라 노력해왔음에도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 습관, 성정에 따라 이상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는 자신만의 스윙 결을 지니고 있다.
이를테면 훅 구질이냐 슬라이스 구질이냐, 가격형이냐 스윙형이냐, 공격형이냐 수비형이냐 등에 따라 네 명 동반자의 골프 결은 사람의 지문처럼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스윙 결을 알고 골프코스의 결을 읽어낼 수 있다면 라운드의 질이 확연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도그레그 홀이 안고 있는 함정을 극복할 수 있다면 결을 읽을 줄 안다고 자부할 만하다.
도그레그 홀은 질러가면 거리상 혜택이 주어지지만 실패할 경우 해저드나 OB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기량을 테스트하는 목적도 있지만 동시에 인내심 절제심을 시험하는 홀이기도 하다. 

이때 자신의 스윙 결과 코스의 결을 제대로 안다면 현명한 공략법을 찾아낼 수 있다. 

포정이 결을 따라 소를 다루듯, 골퍼도 자신의 스윙과 코스의 결을 제대로 알고 그 안에 있는 빈틈을 찾아낼 수 있다면 라운드가 한결 편해지고 즐거울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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