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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캡에 대한 자세'가 당신의 골프를 결정한다!
방민준 2020-04-12 06:54:01
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스포츠에서 핸디캡(handicap)은 승리의 기회를 고르게 나눠 참가자 모두가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다. 

특히 골프에서 핸디캡은 기량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가 함께 경기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막힌 상생(相生)의 시스템 역할을 한다. 골프가 오늘날 지구촌의 인기 스포츠가 된 것도, 골프 애호가들이 급증한 것도 골프 특유의 핸디캡 제도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 가족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나 손녀, 시누와 올케, 사위와 며느리, 상사와 부하직원, 고수와 초보가 함께 즐길 수 있다. 함께 운동할 수 있는 대상이 이처럼 넓은 스포츠는 걷는 것 외에 골프가 유일하지 않을까. 

성별, 나이, 신체조건, 구력에 따른 차이를 인정해주는 핸디캡은 시혜(施惠)이자 극복의 대상이기도 하다.
차이를 인정해주어 고맙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대등하게 경기하고 싶은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골프채를 잡은 뒤 좀처럼 골프를 그만두지 못하는 것도 자신에게 처음 주어진 핸디캡의 한계를 벗어나겠다는 욕망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골프의 핸디캡은 생물(生物)이다. 핸디캡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변한다. 나이나 성별 같은 뛰어넘을 수 없는 핸디캡조차 극복하려고 애를 쓰고 실제로 이런 도전에 성공한 경우도 많다. 

핸디캡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골프행로가 달라진다. 

오래 전 한 팔로만 골프를 치는 분과 라운드 할 기회가 있었다. 외국에서는 지체장애자들도 보통 사람과 다름없이 골프를 즐기지만 실제로 그런 분과의 라운드는 처음이었다.
그와 골프 약속을 한 뒤 나는 가슴이 설레었다. 얼마나 잘 치느냐가 관심이 아니라 얼마나 골프를 즐길까 궁금했다.

클럽하우스의 식당으로 들어서자마자 혼자서 식사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숟가락이 왼손에 쥐어져 있었으니까.
나는 당시 국내 굴지의 통신회사 마케팅책임자인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그의 왼손을 자연스럽게 잡았다. 
그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오른손 대신 내민 왼손에 당황하곤 한다고 들었으나 그런 사실을 먼저 알고 있는 나로서는 당황할 이유가 없었다. 거저 반갑기만 했다.

그는 전방 부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할 때 부하가 잘못 던진 수류탄을 처리하려다 오른팔을 잃어 의수를 사용해야 했다. 
이후 그의 피눈물 나는 핸디캡 극복의 역사는 시작된다. 전역 후 대학에 진학해 각고의 노력 끝에 졸업장을 받았다. 그러나 졸업 후 찾아간 기업체의 반응은 싸늘했다. 필기시험을 모두 통과해도 면접시험에서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나 그를 알아보는 기업은 있었다. 면접시험에서 ?나라를 지키다 다친 사람을 홀대하지 말아 달라?는 말로 면접관들을 설득,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다. 
입사 후 그는 진가를 발휘했다. 마케팅 분야를 맡아온 그는 이름을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브랜드를 개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의 탁월한 마케팅 수완에 놀란 회장이 그에게 골프를 권유하며 골프채를 마련해주었다.

?골프라는 운동을 할 때마다 새로운 도전에 필요한 힘과 용기를 얻는다.?는 그는 왼손만으로 치는데도 평균 80대 중반의 스코어를 낸다고 했다.  

그의 스윙을 유심히 관찰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동작을 왼손 하나만 갖고 하는데 전혀 불편해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왼손으로 티를 꽂고 그 위에 공을 올려놓은 뒤 볼 뒤에 서서 방향을 잡고 어드레스를 했다. 왼손으로 드라이버를 잡고 그 왼손 위에 오른손 의수를 얹어놓았다. 그리곤 부드럽게 왼팔의 힘만으로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하는데 정상적인 신체조건을 갖춘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체중을 실으려 몸을 일부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웨이 시켰다. 그의 드라이버에 맞아 나간 볼은 정확히 200야드를 넘어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떨어졌다. 모두 박수를 쳤다. 세컨드 샷도 무리가 없었다. 페어웨이 우드건 아이언이건 잘 다루었다. 단지 짧은 거리의 어프로치 때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되는 눈치였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든지 극복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라운드가 끝난 뒤 그가 털어놨다. 
“골프를 알 게 된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그리고 한 팔이라도 남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항상 감사하고 삽니다.”

문득 핸디캡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핸디캡은 도전을 기다리는 에베레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핸디캡은 내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화두(話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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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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