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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영욱 재판] "역겨워 침뱉어" 女 증언
  2. 검찰, 고영욱에 징역 7년 구형… 전자발찌 부착명령도 청구
    A양 "고영욱이 강제로 신체접촉… 역겨워 침 뱉었다" 증언
  3. | 2013-03-27 14: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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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욱을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나이 많은 사람이 나를 여자로 느낄지 몰랐다. 스킨십을 거부했지만 목덜미를 잡고 키스를 했다. 허벅지에 손을 넣고 입에 혀를 넣으려고 해 무섭고 역겨웠다."

미성년자 간음 및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고영욱의 결심 공판이 27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성지호) 심리로 열렸다. 그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피해자 A양(19)이 이날 증언대에 섰다. A양의 요청에 따라 증인 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진술이 끝난 후 재판부가 A양이 증언한 내용을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양은 이날 법정에서 사건 경위를 상세히 밝혔다. A양은 "2010년 인사동에서 어머니와 함께 길을 걷다 고영욱을 만났다. 당시 고영욱이 누군지 몰랐지만 어머니가 유명인이라며 사진과 사인을 받으라고 했다. 고영욱이 당시 명함을 건넸고, 이후 연락을 취하다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양은 "친구와 고영욱, 그의 지인들과 함께 놀면서 친해졌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습에서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이도 많아서 날 여자로 볼지 몰랐다. 하지만 따로 만나 집으로 가는 중 허벅지에 손을 올려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A양은 사건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A양은 "집에서도 술을 권하면서 '바짝 마른 여자보다 통통한 너 같은 여자가 좋다'며 또 허벅지에 손을 올려 거부했다. 하지만 고영욱이 바로 목덜미를 잡고 키스를 시도했다. 역겨움에 침을 뱉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때 고영욱의 집에 갔을 땐 그를 이성으로 생각한 게 아니었고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강제로 스킨십을 한 후) 고영욱이 '내가 너무 외로워서 그랬나보다. 미안하다'고 말해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고 회상했다.

A양은 만 17세였던 2010년 7월 고영욱의 오피스텔에서 강제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해 5월 서울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A양은 당초 3차 공판 당시 증인으로 요청됐지만 출석하지 않은 바 있다.

A양은 고영욱을 경찰에 고소한 이유도 밝혔다. A양은 "사건 발생 1년 후 홍대에서 피고인을 우연히 만났는데 멀쩡한 모습에 화가 나 사과를 요구했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 치료도 받았다. 성적도 많이 떨어졌다. 고영욱이 차에 가서 화해하자고 했는데 그 말 자체에 화가 났다. 일방적으로 그가 잘못했는데 (고영욱은) 화해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A양은 고영욱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이유에 대해서는 법정에 얼굴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서라고 진술했다. 그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소를 했지만 취하한 것은 합의를 해서가 아니라 법정에 나오고 얼굴이 알려지는 게 싫어서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인 나를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람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에 화가 난다.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다. 피고인에게 인간적으로 좋은 감정을 느꼈던 것뿐인데 나를 성적으로 개방적인 사람으로 몰고 가는 게 화가 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피고인이 처벌을 받는 다는 것보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하기 바란다"며 고영욱이 진정한 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다.

A양의 증언이 끝난 후 검찰은 고영욱에 징역 7년을 구형하고 전자발찌 부착을 요청했다.

검찰은 "고영욱은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또 같은 범죄를 저지른 점을 고려하면 초범이고 공소 내용이 가볍고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영욱은 밖에서 만난 미성년자를 주로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려와 범행을 저지르는 등 유사한 방법으로 범죄를 반복했다"면서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미성년자에 접근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했다"고 말했다.

고영욱 측은 성관계에 강제성이 없었으며 전자발찌 부착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고영욱이 위력을 사용하지 않았고, 사건 후 여성들이 계속 연락해온 점을 들며 무죄를 주장했다. 고영욱은 "성관계 중 고영욱은 피임기구를 착용했고, 사건 이후에도 일부 피해자는 고영욱에게 자주 연락을 해왔다. 이런 점을 보면 상식적으로 강제 성관계가 이뤄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고영욱 측은 이번 사건에서 첫 고소가 경찰의 권유에 따라 이뤄졌다며 고소 경위에 대해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해 3월 안모 양은 용산경찰서에 고영욱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안양의 친구 아버지가 용산경찰서에 근무했는데 안양과 고영욱의 성관계 사실을 알게 된 후 안양을 설득해 고소에 이르렀다.

변호인은 "고영욱이 안양에게 고소당한 사실이 5월 8일 언론에 보도된 후 이틀 뒤인 5월 10일에 A양이 고소했다"면서 "안양의 고소건은 이미 검찰로부터 '혐의 없음' 판정을 받았고, 이 사건이 수사기관이 안양을 설득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고소했기 때문에 A양의 진술 역시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고영욱은 최후 변론에서 "용산경찰서 수사과정에서 허위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20년간 해온 방송 일을 잃었다. 연예인으로서 신중하게 만나지 못한 점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도덕적 비난을 감수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고영욱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10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전자발찌 부착 여부도 이날 함께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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