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동전 없는 사회' 온다
  • 한국은행, 마트·편의점 등 2만 3500여 곳서 시범 사업 시작
    거스름돈 카드로 적립… 금액 늘어나면 현금으로 빼 쓸 수도
    화폐 제작 비용 줄지만, 소비자 물가 상승·보안 문제 등은 우려
  • /서원극 기자 | 2017-04-20 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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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저금통에 차곡차곡 동전을 모아 어려운 친구를 돕는 모습이 3년 뒤인 2020년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0일부터 이마트ㆍ롯데마트ㆍCUㆍ세븐일레븐ㆍ위드미 등 5개 유통 업체가 운영하는 편의점과 백화점, 슈퍼 등 2만 3500여 곳을 대상으로 ‘동전없는 사회(Coinless Society)’시범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이 무엇인지, 동전 없는 사회가 가져오는 변화상 등을 문답식으로 알아본다.

△‘동전없는 사회’사업은?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편의점에서는 고객이 물건을 산 뒤 거스름돈이 발생할 경우 100원이나 100원짜리 동전 대신 카드에 적립해주게 된다. 예를 들어 900원짜리 음료수를 사기 위해 현금 1000원을 내면 점원이 거스름돈 100원을 돌려주는 대신 교통카드 등 선불 전자 지급 수단에 충전해 준다. 쌓인 금액은 나중에 물건을 사거나 지하철 요금에 보태서 쓸 수 있다. 적립 금액이 늘면 은행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기)에서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다만, 전산 시스템이 아직 완전하지 않아 CU 매장에서 신한카드는 5월 중에, 세븐일레븐에서 롯데멤버스 카드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편의점 뿐만 약국 등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동전 없는 사회’효과는?

동전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 해마다 동전과 지폐 등 화폐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1440억 원. 이 중 동전(주화)은 540억 정도다. 환수율 역시 15% 정도에 그치고 있다. 동전 10개를 시장에 풀면 그중 1~2개만 은행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동전을 쓰지 않는 이유로는 ‘갖고 다니기 불편해서’가 62.7%로 가장 많았다. 동전없는 사회가 뿌리내리더라도 동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론적으로 동전 제작에 드는 비용 500억 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 한은은 이미 2006년부터 1원과 5원짜리 동전을 발행하지 않고 있다.

이와 맞물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비트코인 등 디지털 통화(가상 화폐)의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어서 동전 없는 세상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부작용은?

한은은 지난해 1월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전이 사라지게 되면 많은 것이 바뀐다. 우선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는 재미도 맛볼 수 없다. 청계천에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빌거나, 성금으로 동전을 내는 모습도 사라진다. 물론 500원짜리 동전을 내고 게임을 하거나 인형 뽑기 등을 하는 재미도 누릴 수 없다. 동전이 없어지면 물건 가격이 1000원 단위로 책정돼 소비자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보고 만질 수 있는 실물 화폐를 쓰지 않을 경우 과소비가 생길 걱정이 있다. 보안 문제도 있다. 전자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해킹 등 사이버 범죄가 지금보다 더 많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해외는?

한은은 최근 네덜란드와 오스틀레일리아 등 주요 나라의 지급 수단 이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국내 총생산(GDP)의 0.42~0.83% 수준이며, 그중 현금이 0.10~0.52%로 가장 크다는 조사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발걸음은 1661년 유럽에서 맨 먼저 지폐를 발행한 스웨덴이 한 발 앞서 있다. 이 나라에서는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현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은행에서조차 현금을 찾아보기 어렵다. 덴마크도 적극적이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올 1월부터 동전과 지폐 제작을 중단했다. 벨기에 역시 93%의 거래가 현금 없이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201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현금없는 나라 추진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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