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책] 씨앗처럼 짧은 ‘동씨’, 단순·명쾌한 감동을 전하다
  • /서원극 기자 | 2017-11-27 08: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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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나는 꽃이다’ (지은이 전병호ㆍ최명란ㆍ최수진ㆍ추필숙)

“‘작은 씨앗처럼 짧은 동시’라는 뜻으로, ‘동시의 씨앗’이 되고 싶어서‘동씨’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전병호ㆍ최명란ㆍ최수진ㆍ추필숙 등 4명의 시인이 뭉쳐 펴낸 공동 동시집 ‘나는 꽃이다’가 출간되자마자 문단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이유는 책장을 펴는 순간 바로 드러난다. 짧은 동시라고는 하지만 길이가 짧아도 너무 짧다. 대부분 2∼3행이며, 긴 작품도 4행을 넘지 않는다. 1행시도 많다. 동시의 명쾌성과 단순성을 최대한 살리되, 문학적 감동은 크게 주려고 의도적으로 짧게 썼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전병호 시인은 “짧은 동시가 요즘의 스마트폰 시대에도 맞을 것 같아서요. 어린이들은 직관으로 단숨에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데, ‘동씨’팀도 이런 직관의 언어를 추구하고자 했어요. SNS에서도 빠르게 보급 가능할 것 같고요.”라고 말했다. 동시집에는 4명의 시인이 20편씩 총 80편을 담았다.

각각의 시들은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흙덩이 치워 줄까 말까/참았다”(전병호 ‘새싹’전문) 시적 화자가 새싹 머리에 얹힌 흙덩이를 치우지 않는 행위 이전에 마음 속에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음을 알 수 있다.

“해가 노른자를 굽고 있어요”최명란 시인의 ‘해국’은 딱 1행이다. 시인은 해국을 보며 어린이처럼 해가 프라이팬에 노른자를 굽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상상하지 않아도 이미지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최수진 시인의 동시‘엄마손’은 “진짜 큰 개를 만났다/ 내 손은 엄마손 안에 꼬옥 숨었다”를 통해 어린이의 눈높이로 바라본 세상을 잘 드러낸다.

“달 보기 좋은 자세를 가졌구나”추필숙 시인의 ‘기린’역시 1행이다. 그저 달을 바라보는 기린의 모습만 즐기면 된다. 그럼으로써 한 편의 아름다운 숲과 기린이 서 있는 풍경을 보여 주는 시가 된다.

전병호 시인은 “동시도 짧은 시간에 단순명료한 이미지와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십 년간 되풀이되어 온 긴 시 형식과 익숙한 표현 방법으로는 더 이상 어린이들에게 흥미와 시적 감동을 이끌어 내기 어렵지요.”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런 새로운 시도가 우리 아동 문학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뜻 깊은 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도서출판 동동동 펴냄ㆍ값 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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