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소년한국일보 글쓰기상 수상작
  • | 2019-01-10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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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산문] 새로운 경험: 작은 선거

이유림(인천 영선초등 4)

며칠전 작은 우편함 입구에 두툼한 선물꾸러미가 반쯤 걸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너무나 두툼해 나는 누군가가 우리집에 보낸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받는 사람은 엄마와 아빠였다. 곧 다가올 선거를 위해 입후보로 나선 사람들의 소개가 담긴 안내장 같은 거였다. 그리고 투표날에 쉽게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번호가 적혀있었다.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홍보를 하지 않아도 이렇게 안내문 속에 후보자에 대해 자세히 소개를 해놓으니 정말 보기도 편하고, 필요한 부분만 기억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았다.

선거 기간에 벽에 기차처럼 줄지어 붙여 놓은 안내문도 인상적이다. 어렸을 때는 무엇인지 잘 몰라 엄마에게 물어보곤 했다. 그러면 엄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일꾼,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일꾼을 잘 뽑기 위해 이렇게 얼굴을 보여주면서 기억해 두었다가 작은 종이에 도장을 찍는 것이라고 쉽게 설명해주시기도 했다.

이번 선거 기간 또 하나의 볼거리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노래를 개사해 홍보하는 모습들이었다. 유행하는 노래, 귀에 익숙한 멜로디에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을 넣어 신나게 홍보하는 모습은 내용을 잘 모르는 나도 신나게 만들었다. 직접 발로 다니면서 자신의 번호를 외치기도 하고, 명함을 나눠 주기도 하고, 악수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홍보를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투표날은 얼마나 긴장이 될까? 아마도 결과가 궁금해 잠도 못자고 먹지도 잘 못할 것 같다. 저녁 때까지 두근두근 콩닥콩닥. 결과에 따라 웃음과 눈물바다로 나눠진다고 생각하니, 아직 어린 나는 정말다른 세상에 펼쳐지는 그림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어른들 말씀처럼 다 때가 되면 자연스레 알게 되고, 다양한 경험이 쌓이다 보면 조금씩 이해를 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어른들 세상을 축소해 놓은 것이 학교에서 학기 초에 실시되는 반장 부반장 선거가 아닐까 싶다. 4학년인 나는 2학년 때부터 작은 선거를 경험했다. 자유롭게 자신이 한번 해보고 싶은 친구들은 손을 들어 후보에 오르게 된다. 이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한 학기 동안 학급을 이끌어갈 친구를 뽑게 된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임원이 정해지고, 친구들은 박수를 보내며 축하해 준다. 나 역시 우리 반을 위해 열심히 봉사할 친구에게 투표했다. 또 하나. 4학년부터는 개인의 학급뿐 아니라 전교 임원을 뽑는 투표권이 주어졌다.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뻤다. 전교 회장과 부회장을 뽑는 선거 기간에는 아침 등교 시간에 교문 앞이 시끌벅적했다. 후보에 오른 언니오빠를 응원하는 또 다른 언니들이 저마다 이 후보를 뽑아 달라고 홍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른들의 선거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투표는 강당에서 실시됐다. TV에서 보는 것처럼 가림막이 처져 있었고, 선생님들께서 지켜보고 계셨다. 우리가 선생님과 함께 학교를 이끌어 갈 책임감 있는 누군가를 직접 뽑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아직 나는 선거에 대해 잘 모른다. 어른들의 세상에서 보여지는 선거 모습도 제대로 이해하려면 좀 더 자라야 할 것 같다. 그때는 리더십 있고, 자신감이 있으며,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을 뽑을 것이다. 그리고 후보자들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해에도 전직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과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모습을 보고 실망감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써 부끄러웠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처럼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학교에서 작은 선거를 체험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어른들 세상에서 경험하게 될 선거가 기대된다. 그때쯤이면 나의 생각도 저 높이 자라있겠지?

[수상 소감] 큰 상 영예… 어려서부터 꾸준히 쓴 글쓰기 덕분인 듯

먼저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어려서부터 꾸준하게 한 글쓰기 덕분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주제를 가지고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힘들었는데, 엄마와 틈틈히 놀이처럼 즐기면서 글쓰기를 하다 보니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고 표현력도 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한 편의 글이 완성되면 뿌듯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글쓰는 시간은 정말 즐겁고 행복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마음껏 여행 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저의 여행 일지에는 마침표가 없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제 글을 뽑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금상/어린이시] 낮잠

정유찬(충주 성남초등 6)

수업 중에 나를
부르는 목소리
“나랑 같이 갈래?”

나를 유혹하는 낮잠이 왔다.
가기 싫지만 자꾸
내 손을 잡는 낮잠이 싫다.

하지만 언제나 잡혀 자는 나
낮잠은 언제나 이긴다.

그런데 쉬는 시간이 되자
눈이 확 떠진다.
낮잠도 놀러 나갔다.

[금상/산문]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듣고

서예주(서울 잠실초등 5)

나는 음악을 듣는 것을 취미로 하지도 않고, 딱히 좋아하는 편도 아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께서 ‘천개의 바람이 되어’의 가사를 나눠 주셨을 때 솔깃했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노래를 들으며 우리 반 분위기가 일순간 서먹서먹해졌다. 나는 세월호로 아쉽게 떠나간 슬픈 영혼이 바람이 되어 너의 곁을 지켜주고 있다는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았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애처로웠을까? 어린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님은 또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나는 너무 어려서 그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저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차츰 커가면서 세월호가 얼마나 큰 사건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죄송했다. 철없이 그저 하찮은 사건으로만 여겼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나는 평소에도 수영을 못해서 바다를 무서워했다. 배를 타는 것조차 껴렸다. 그래서 그런지 이 사건 이후로 내 마음은 더 굳어져서 배를 타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이 노래를 듣고 난 후 유튜브를 검색해봤다. 세월호 사건 때 자신을 희생하신 분들 말이다. 그 영상을 보니 또 스스로에게 죄책감이 몰려들었다. 자신이 살아서 나왔는데도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다시 사람들을 구하러 간 학생, 어린이들을 구하려고 가족과 마지막 통화도 제대로 하지 못한 선생님, 그리고 끝까지 한 명이라도 더 살리겠다고 말하는 승무원 등등. 모두에게 미안했다. 나는 나조차도 챙기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아이들도 많이 못 챙겨주는데,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데도 아이들을 구조한 모든 분들께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우리는 아주 넓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이기적이고 자신만을 챙기는 사회. 하지만 이런 분들은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듣고 세월호에 더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한번쯤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

이 노래의 가사는 영원토록 지워지지 않고 내 가슴에 새겨져 있을 것이다. 영원히.

[심사평] 글 이끄는 솜씨 뛰어나고, 자신의 생각도 무리없이 잘 담아

좋은 작품 중에서 더 좋은 작품을 고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고심 끝에 ‘새로운 경험: 작은 선거’를 대상작으로 뽑았다. 우선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와 학교 임원 선거를 비교하며 글을 이끌어 가는 솜씨가 남달랐다. 특히 나라나 학교를 대표하는 사람 모두가 제 욕심을 채우기 급급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자신의 생각을 무리없이 잘 담아냈다. 금상에 오른‘낮잠’은 수업 중 불현듯 찾아오는 낮잠과, 이를 이겨내려는 글쓴이의 심정을 절묘하게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 행의 “낮잠도 놀러 나갔다”는 어린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빼어난 표현이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듣고’의 경우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의 추모곡을 듣고 쓴 작품이다. 글을 풀어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마지막까지 대상을 다퉜다. 이들 수상자 3명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또한 지난 한 해 작품을 보내 준 어린이 모두에게도 격려의 인사를 전한다. /심사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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