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더 빨라진 '6번째 대멸종' 온다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기사입력 2020-06-04 06:00:28
미국 연구팀, "육지 척추동물 500여 종 20년 안에 사라질 것"
  • ▲사진 왼쪽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할레퀸 개구리, 수마트라 코뿔소, 갈라파고스 땅거북
“육지에 사는 척추동물 500종 이상이 앞으로 20년 안에 멸종할 위기에 놓여 있다.” (미국립과학원회보)

현재 지구에서 ‘6번째 대멸종’(mass extinction)이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력한 용의자(주범)는 인간이며, 코로나19 등의 발병도 이 대멸종의 속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 스탠퍼드대 폴 에를리히 교수와 국립멕시코자치대 생태학연구소 제라르도 케발로스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에 “6번째 대멸종 속도가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생태계 기능을 파괴해 인류 행복을 위험에 빠뜨를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이전까지 지구상에는 모두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5번째 대멸종은 6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 등으로 공룡이 모두 사라진 백악기다. 총 5번의 멸종을 거치며 지구상에 있던 생물 종의 75% 이상이 사라졌다.

연구진은 20세기 100년 동안 적어도 543종의 육지 척추동물이 사라진 것으로 봤으며, 이와 비슷한 수의 종들이 앞으로 20년 동안 멸종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과거 100년에 걸쳐 일어났던 멸종이 이제 20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 연구팀은 2만 9400종의 개체 수와 서식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멸종 직전(남은 개체 수가 1000마리 미만)에 놓인 육지 척추동물이 전체의 1.7%인 515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들 종의 절반 정도는 개체 수가 250마리 미만으로 파악됐다. 현재 남아있는 개체 수가 1000마리 미만인 육지 척추동물 중에는 조류가 335종으로 가장 많았고, 포유류 74종, 양서류 65종, 파충류 41종 순이었다.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이들 종의 서식지는 대부분 인간의 활동으로 큰 영향을 받는 열대 또는 아열대 지역에 집중돼 있다. 연구팀은 박쥐와 천산갑을 거쳐 인간에게 전염돼 세계적 대유행이 일어난 코로나19의 원인을 무분별한 야생생물 포획과 사냥, 거래로 지목하며 세계 각국이 이런 행위를 곧바로 중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케발로스 박사는 “앞으로 20년 동안 우리가 동물 멸종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다른 수백만 종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며, “인류는 자연이 제공해온 많은 서비스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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