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슬 받았다는 '정이품송' 사실일까?
  • 학계, 세조 정통성 위해 만들어진 전설
    "실제 나이 600살보다 많은 800살 이상"
  • 서원극 기자 | 2020-06-29 0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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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 속리산으로 들어가는 길 가운데에 서 있는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 )’은 전국적으로 꽤 명성이 높은 소나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 34그루 중 수령이 600년 이상인 7그루에 속할뿐 아니라 유일하게 벼슬을 받은 나무로 알려져서다. 이 나무는 1464년 보은 법주사로 행차하던 세조가 “연(임금이 타는 가마) 걸린다”고 말하자 가지를 들어 올렸고, 이를 어여삐 여긴 세조가 지금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그 때문에 ‘연걸이 소나무’로도 불린다.

그런데 벼슬을 하사했다는 내용은 보은군이 펴낸 책자에는 기록돼 있지만 조선 시대 실록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눈길을 끈다.

문화재청 관계자도 “정이품송 전설은 말 그대로 전설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이품송에 얽힌 이야기는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설이라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조선 시대 문인이자 1628년 충청감사를 지낸 정문익(1571~1639년)의 한시 ‘차연송’에서 세조와 정이품송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단초가 있다. 이 한시는 정이품송의 자태를 묘사한 것인데, 벼슬을 받았다는 내용은 없지만 제목에 임금의 가마를 뜻하는 ‘연’이 포함돼 있다. 정이품송의 전설이 1600년대에도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는 기록이다.

정이품송의 실제 나이에 대한 시각도 제각각이다. 문화재청은 1962년 12월 3일 정이품송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당시 수령을 600살로 봤다. 마을에서 전해오는 전설을 토대로 추정했다.

반면에 어림잡아도 800살 이상은 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보은군 관계자는 “세조 때 가마가 나무 밑을 지나가고 비를 피할 정도로 소나무가 컸다면 지금 수령에 200년을 더해도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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