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개망초
기사입력 2020-08-10 06:02:17
개망초

정병도

노란 루드베키아 사이

빠끔 고개 내민

하얀 개망초

뽑으려다

뽑으려다

그만두었다

저만치

돌아서 보니

동그랗게

웃고 있다.

개망초는 지금이라도 산과 들에 나가 보면 하얗게 무리지어 피어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꽃은 하얀 꽃잎에 노란 꽃술이 담겨 계란처럼 보이기도 해요. 루드베키아도 이 계절에 피는 꽃이어요. 크고 진한 노란색이라서 눈에 잘 띄어요.

둘 다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식물인데요. 루드베키아보다 개망초가 훨씬 더 오래전에 우리 땅에 들어와서 살았어요. 그래서 개망초가 우리 땅의 주인처럼 생각되기도 해요. 루드베키아 사이에 개망초가 피어난 것이 잘못일까요? 개망초가 그곳에 나고 싶어 난 것이 아닌데요. 루드베키아가 귀하면 개망초도 귀해요. 개망초를 뽑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만 둔 시인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전병호/ 시인ㆍ아동문학가)

<정병도 시인은 1989년 ‘아동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어요. 동시집 ‘기분이 어때?’, ‘하얀 겨울새’ 등을 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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