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심판 시대 눈앞
기사입력 2020-08-13 06:00:06
로봇심판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4일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서 자동 볼ㆍ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로봇심판)이 처음으로 시범 운영된 것. 150년의 야구 역사에서 인간의 오류를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는 로봇심판과 그 가능성을 짚어 본다./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ㆍ편집=송남희 기자

△로봇심판이란?

로봇심판은 실제 로봇이 아니다. 쉽게 말해 컴퓨터 프로그램(자동 볼ㆍ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이다. 경기장 안팎에 설치된 총 3대의 카메라가 미리 측정된 마운드, 홈 플레이트, 베이스 등 고정 그라운드 위치 정보를 기초로 모든 투구를 실시간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타자별로 설정된 스트라이크 존 통과 시 해당 투구의 위치를 측정해 볼과 스트라이크 여부를 판단하며, 판정 결과는 허리에 찬 로봇심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성으로 변환돼 이어폰을 통해 주심에게 전달된다. 주심은 음성 수신 결과를 듣고 수신호로 볼이냐 스트라이크냐에 대한 판정을 최종적으로 내린다. 이외의 모든 심판 판정은 기존 경기와 같게 운영한다. 이천과 마산에서 10월 7일까지 모두 26차례 로봇심판이 볼ㆍ스트라이크를 판정한다.

△로봇심판 활동 장소는?

로봇심판의 활동 장소는 구장 안 운영실이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스트라이크 존이 컴퓨터 화면에 표시되고, 투수가 투구를 하면 궤적이 화면에 그대로 드러난다. 이후 볼 또는 스트라이크 소리가 심판의 이어폰으로 전송된다. 문제는 심판의 판정(콜) 시간이 2초(메이저리그는 1.5초)로 길다는 것. 그 때문에 경기의 긴박감이 떨어지고 맥이 끊기게 된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실시하고 있는 비디오 판독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로봇심판은 인간 주심보다 정확?

야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볼 판정시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다. 다른 말로 심판마다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S존)이 따로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8일 롯데와 두산 경기 때 스트라이크존 판정을 놓고 롯데의 허문회 감독이 항의를 벌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마차도(롯데)는 주심의 오락가락 판정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하지만 로봇심판이 판정을 하면 이런 시비는 사라지게 된다.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모호한 순간이 간혹 있는데, 로봇심판의 판정은 정확할뿐 아니라 일관성도 있다. 그만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야구계의 격언도 사라진다. 특히 주심 성향에 따른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존의 변화를 막을 수 있어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가져올 수 있다.

△로봇심판의 문제점은?

현재 로봇심판이 지닌 문제점 중 하나가 판정이 평소보다 2초 느리다는 것. 구체적으로 한팀의 한 경기 투구수가 130개라고 가정하면 두팀 합쳐 260번의 정지된 순간이 매 경기 일어난다.

또 현재는 타자의 키만을 기준으로 존이 설정돼 있다. 따라서 선수의 타격폼 바꾸기의 세밀한 변화는 잡아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또 하나. 스포츠는 ‘사람냄새’가 나야 한다. 하지만 절대적인 주심의 권한이 사라지고, 로봇이 경기의 중심이 되면 야구보는 재미가 사라지고 관중 수도 줄어들 수 있다.

참고로 KBO리그의 비디오판독을 통한 판독 번복률은 29.6%에 그친다. 이는 달리 말해 심판들이 생각보다는 정확한 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로봇심판 도입은 언제?

로봇심판은 KBO리그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시즌엔 퓨처스리그 전 경기에서 로봇 심판 시스템을 도입하며, 1군 경기는 현장의 의견을 담아 이르면 2022년부터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볼 판정에 대한 오심 논란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확한 판정을 위한 로봇심판 시스템 도입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수 년 안에 로봇심판 도입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에는 이미 독립리그를 통해 로봇심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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