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덕혜옹주', 허진호의 클래식한 연출과 손예진의 진정성이 빚어낸 한(恨)의 정서
  • 스포츠한국 김소희 기자 | 2016-08-01 07:00:15
  • 영화 '덕혜옹주'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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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소희 기자] 눈물이 턱끝까지 흘러 주체할 수 없게 한다. 시대적 배경, 신분적 한계에 막힌 탓에 손발이 묶여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연민이 그를 안아주고 싶게 만든다. 어머니를 그리워 하고, 조선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모습은 평범한 여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안쓰럽다가도 버텨주어서 고맙고 또 고맙다.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제작 호필름) 이야기다.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덕혜옹주는 고종이 회갑을 맞던 해인 1912년 태어난 늦둥이 딸이다. 영화에서도 말했듯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 안팎의 여러 굴곡진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들에게 잊혀졌다. 극 중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묘사되는 인물도 김장한(박해일 분)이 덕혜옹주를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원하자 "덕혜옹주가 누구요?"라고 물을 정도다.
  • 영화 '덕혜옹주'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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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에는 그 흔한 '영웅 만들기'도 없다. 흔히 시대적 인물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에서 종종 발견되는 우상화 작업이란 포장이 필요 없었던 걸까. 허진호 감독은 실화가 가진 힘 그대로 표현했다. '허진호식'으로 스토리 전반에 군더더기를 없애니 배우들이 돋보였다. 이 과정에만 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이에 보은하듯 손예진은 '덕혜옹주'에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다. 툭 건드리면 눈물을 흘릴 것만 같이 영화 내내 벌건 눈을 한 채 등장한다. 점차 흐려지는 덕혜옹주의 정신 만큼 손예진의 눈빛도 멍해진다. 덕혜옹주의 삶의 기복에 손예진의 감정이 함께 따라갔다. 어머니를 잃었을 때, 나라에 돌아오지 못할 때 보인 손예진의 감정연기는 정점을 찍는다. 손예진은 '덕혜옹주'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 아니, 덕혜옹주 그 자체였다.

사실과 허구가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덕혜옹주를 둘러싼 캐릭터의 성격도 강해졌다. 박해일은 실존했던 김장한 김을한 형제를 복합적으로 담은, 덕혜옹주의 호위무사 김장한 역을 맡았다. 김장한을 너무 튀지도, 너무 숨지도 않도록 풀어낸 것은 박해일 답다. 나라와 덕혜옹주를 향한 충성심이 오히려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 영화 '덕혜옹주'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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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친일파 한택수 역의 윤제문, 복동 역의 정상훈, 복순 역의 라미란이 없는 '덕혜옹주'도 상상할 수 없다. 특히 윤제문이 맡은 한택수는 올해 영화 중 최악의 악역으로 꼽히는 '부산행' 김의성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잔인하다. 또 정상훈과 라미란은 적당한 웃음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감정을 이완시키는 훌륭한 역할을 한다. 이들 덕분에 관객들은 울다 웃었다.

'덕혜옹주'는 30년을 오가는 폭넓은 시간 장치를 설정했다. 관객들은 동명의 책,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덕혜옹주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기구한 운명에 처한 인물인지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슬플지도 모른다. 손예진의 큰 눈이 말해주는 역사가, 그리고 덕혜옹주의 삶이 더욱 처절하게 느껴진다. 내달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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