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잔의 기적 1주년②] 한국의 독일전 ‘2-0승’보다 ‘0-7패’ 확률이 더 높았다
  •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 2019-06-26 06:02:25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오는 6월 27일은 ‘카잔의 기적’인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계 1위 독일을 2-0으로 꺾은지 딱 1주년이 되는 날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독일전이 열렸던 6월 27일에 맞춰 이틀전부터 당시 러시아 월드컵 현지 취재를 갔던 기자가 기적의 날을 앞둔 당시 상황과 기적의 그날의 생생한 체험기를 다시 소개한다.

‘[카잔의 기적 1주년①] 3패-경질-역대 최악의 월드컵 예정됐던 한국’에서 계속

  • 2018년 6월 27일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열리기 직전
기자는 전날(6월 26일) 대표팀 베이스캠프가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관전 한뒤 경기 당일에야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열리는 러시아 카잔으로 넘어갔다.

경기 전날에는 개최 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이 열리지만 생애 다시없을 ‘리오넬 메시 직관’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를 2-1로 꺾고 극적인 16강행을 확정했다. 이 경기에서 메시가 골을 넣었고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는 동남아 기자부터 뉴질랜드, 콩고 기자 등 전세계 모든 기자들이 모였다.

다들 ‘메시’밖에 말하지 않았고 기자이기 이전에 축구팬인 이들은 모두 메시가 등장하자 메시만 따라다니며 한마디라도 따내기 위해 취재경쟁을 펼쳤다.

이 경기를 직관한 직후 곧바로 한국-독일전이 열리는 카잔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때만해도 ‘메시를 봤다’는 흥분을 이길 또 다른 흥분이 있을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 2018년 6월 2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전 경기 후 리오넬 메시의 믹스트존 모습
2018년 6월 27일 한국-독일전을 앞두고 이 승부에 대한 반응을 복기해보자. 스포츠한국의 ‘'절망'에 가까운 도박사들의 한국-독일전 예상(2018년 6월 27일 기사)’ 기사에는 14개 유럽 도박업체의 승부 예측이 나와 있다.

가장 배당률이 낮았던 것은 독일이 한국을 2-0으로 승리하는 것(6.67패)이었다. 독일 3-0 승리(7.14배) 1-0 승리(8.19배) 2-1 승리(9.34배) 4-0 승리(9.92배) 순으로 낮았다. 1-1 무승부(12.92배)보다 독일의 4-0 승리 가능성이, 0-0 무승부(18.96배)나 한국의 1-0 승리(36.09배)보다 독일의 5-0 승리(17.79배)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국의 2-0 승리(98.97배)보다 독일의 7-0 승리(59.92배) 또는 7-1 승리(87.17배) 배당률이 더 적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어난 ‘한국의 2-0 승리’에 누군가 1만원의 돈을 걸었다면 무려 99만원에 달하는 돈을 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묘하게도 한국 축구의 레전드들은 다른 말을 했다. 한국에서 가장 독일 축구를 잘 아는 차범근 전 감독은 SBS 인터뷰에서 “어려운 싸움이겠지만 90분 동안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경기였으면 좋겠다. 그게 내일의 한국축구에 벽돌 한 장 더 놓는 것”라고 했다.

최용수 감독은 “독일을 1승 제물로 삼아야한다”고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얘기했고 박지성은 독일과 스웨덴전을 중계하며 “과연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려고 나온 건지 잘 모르겠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도 해볼 만하겠는데요”라고 말했다.

물론 당시에는 그저 ‘선배가 후배들 힘내라고 한말’ 정도로 치부됐다. 현지 취재 기자들 사이에서도 그 누구도 ‘독일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한 이는 없었다.

꽤 많은 언론사들이 미리 한국의 3전 전패를 예상하고 신태용호의 문제점과 비판점을 어느 정도 작성하기도 했다. 독일전 패배 후 쏟아질 여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당시만해도 ‘당연한’ 일이었다.

  • 카잔의 기적이 열린 '카잔 아레나'
당시 러시아 월드컵은 경기 후 양팀 감독과 수훈선수가 나오는 ‘공식 기자회견’과 이외에 선수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믹스트존’에 출입할 수 있는 기자를 나눠서 신청을 받았다.

공식기자회견과 믹스트존이 대개 동시에 진행되기에 한 기자가 동시에 갈 수 없을뿐더러 너무 많은 취재진이 몰리는 것을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이었다.

당시 기자는 1,2차전 스웨덴-멕시코전은 믹스트존을 신청했고 출입했다. 이때는 이기든 지든 여러 선수들의 심정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3차전 독일전은 달랐다. 믹스트존이 아닌 감독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공식기자회견을 신청했다.

그 이유는 독일전에서 패할 확률이 높았기에 신태용 감독이 이 기자회견에서 ‘자진사임’을 말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기자회견을 신청한 매체가 많았고 높아지는 ‘신태용 감독 경질설’은 독일전을 앞두고 최대 이슈였다.

물론 독일전 승리에도 16강 진출이 좌절됐기에 자진사임이 확실시됐었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는 그 어떤 기자도 ‘사임’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세계 1위인 독일을 이긴 감독을 두고 ‘사임’을 말하는 것은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세상 누구도 한국의 승리를 믿지 않았던 바로 그 경기. 2018년 6월 27일 카잔 아레나에서의 저녁은 그렇게 휘슬이 울렸다.

‘[카잔의 기적 1주년③]6월 27일 오늘, 전세계가 한국축구에 놀랐다’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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