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선태의 역사적인 데뷔전 뒤에는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 2019-06-26 12:46:26
  •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비(非) 선수 출신’ 한선태가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딛었다.

LG 한선태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 MY CAR KBO리그 SK와의 홈 경기에서 8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나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의 1군 데뷔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한선태는 초중고 시절 엘리트 야구 경험을 하지 않은 ‘비선출’ 선수다. 그의 경력이라고는 독립리그(한국 파주 챌랜저스-일본 도치기 골든 브레이브스) 경력 뿐. 하지만 한선태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몸을 만들어온 덕에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아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군에서 프로 경험을 쌓은 한선태는 퓨처스리그(2군) 19경기에 나와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0.36(25이닝 2실점 1자책)을 기록하며 발군의 성적을 보였다. 이같은 활약에 한선태는 25일 정식 선수 등록과 함께 1군에 합류했고, 1이닝 무실점 데뷔전까지 치르는 감격을 맛봤다.

한선태가 써내려간 드라마 뒤에는 본인의 노력은 물론, 주변의 도움도 많았다. 야구의 꿈을 키워준 독립야구 코치진들을 비롯해 1군까지 서게 해준 2군 코치진들, 그리고 가족과 잊지 못할 일본팬까지. 한선태의 역사적인 1군 데뷔전 뒤에는 많은 이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다.

  • 한선태는 긴장될 때마다 모자에 서있는 문구를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모자에는 ‘やればできる(야레바데끼루)’라는 '하면 된다'라는 말이 적혀 있다. 이는 일본 시절 김무영 코치의 조언으로 새겨놓은 문구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윤승재 기자
파주 박종대 코치-도치 김무영 코치, 한선태의 꿈을 키워준 은사들

사이드암 한선태는 1군 데뷔전에서 최고 144km의 직구를 뿌렸다. 본인의 최고 구속은 일본과 2군 무대에서 기록한 146km다. 하지만 엘리트 훈련을 받지 않은 비선출 선수가 이같은 구속을 내기는 쉽지 않은 일.

그 뒤에는 독립야구단 코치들의 지도와 조언이 있었다. 군 제대 후 자비를 들여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한 한선태는 이곳에서 박종대 코치를 만나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한선태는 언더핸드에서 사이드암으로 팔을 올리자는 박 코치의 조언에 폼을 바꿨고, 바로 구속이 130km대까지 치솟았다. 바뀐 폼에 적응이 되자 날이 갈수록 구속이 빨라졌고, 어느새 140km대의 속구를 던질 수 있게 됐다.

이후 한선태는 일본 독립리그의 문을 두드리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도치 골든브레이브스에 입단한 한선태는 여기서 또 한 명의 은사를 만난다. 일본 야구 경험이 있는 김무영 코치를 만난 한선태는 그의 지도하에 투구폼 교정을 받았고, 이후 한선태는 밸런스 잡힌 투구폼으로 빠른 속구를 뿌릴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한선태는 김 코치로부터 상황별 플레이 등 경기와 관련된 조언은 물론, 마운드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법 등 야구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 덕아웃에서 선배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한선태(가장 왼쪽). 스포츠코리아 제공
'궁금한 건 못 참아' 배움의 연속이었던 2군 생활

두 은사의 지도하에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온 한선태는 비선출 선수의 프로 진출의 길이 열리자 바로 트라이아웃에 참여했고, 트라이아웃에서 144km의 공을 뿌리는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며 이후 드래프트에서 LG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와 독립리그, 선출과 비선출의 훈련 방식 및 강도는 확실히 달랐다. 하지만 모든 것이 새로웠던 한선태에겐 즐거운 날의 연속이었다.

그는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물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한선태는 가득염, 김광삼 2군 투수 코치를 비롯해 장원삼, 심수창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서슴없이 다가가 조언을 구했다. 변화구 제구와 밸런스에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한선태는 그들에게서 노하우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한선태의 프로 적응 및 고속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한선태 본인의 노력과 이들의 조언 및 응원 덕에 한선태는 보다 빠르게 1군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한선태 역시 1군 등록 소식을 듣자마자 2군 코치들과 선배 선수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고 말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동생이지만 선배" 정우영 보고 배우는 한선태

94년생 늦깎이 신인 한선태는 다섯 살 어린 99년생 정우영과 입단 동기다. 하지만 나이는 나이일 뿐, 한선태는 정우영에 대해 “동생이지만 배울 게 많은 선배”라고 말했다.

정우영은 이미 1군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36경기에 나와 3승 3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다.

이에 한선태는 같은 사이드암 투수인 정우영의 투구를 모니터링하며 자신의 투구에 참고했다고 전했다. 한선태는 1군에 올라와서도 정우영과 캐치볼을 하고 덕아웃에서도 찰떡같이 붙어 앉아 담소를 나누는 등 남다른 동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힘든 시절 함께 한 가족과 동료, 그리고 잊지 못할 일본팬

성공적인 데뷔전 후 한선태는 가족과 독립야구 시절 동료들을 떠올렸다. 한선태는 파주 챌린저스 시절 이야기가 나오자,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회비를 내야 했는데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해서 야구를 포기하려고까지 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팀 동료 형들의 격려에 한선태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들은 한선태에게 “네가 나중에 벌 돈을 생각하면 지금 회비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에 한선태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잊지 못할 팬도 있었다. 한선태는 1군 등록 소식을 듣자마자, 일본 독립리그 시절 자신을 보기 위해 매 경기 찾아와준 소중한 일본 가족 팬을 떠올렸다.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는 그는 1군 등록과 함께 그들에게 소식을 알렸고,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한선태는 나중에 1군에서 자리가 잡히면 그들을 경기장에 초대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많은 주변인들의 응원 속에 한선태는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스토리는 한번에 써지지 않는다. 본인의 피나는 노력은 물론 겸손함과 배움의 자세,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 자세까지. 이 모든 것이 합쳐져 한선태의 '비선출 신화'를 만들어냈다.

물론 스토리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그의 투구 하나하나가 역사다. 한선태는 성공적인 복귀전 후에도 "숙제를 남겼다. 집에 돌아가 영상 보면서 복기할 것"이라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선태가 이후 어떤 스토리를 써내려갈지 기대된다.



close
AD
  • 즐겨찾기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구글플러스 공유 카카오스토리 공유 카카오톡 공유

랭킹뉴스

  • 데일리
  • 스포츠
  • 주간한국
  • 골프
  • 오늘의 헤드라인
    AD
    무료만화
    • 독수무정
    • 독수무정
    • (12권) 천제황
    • 혈루사신
    • 혈루사신
    • (10권) 황재
    • 독존진천하
    • 독존진천하
    • (14권) 천제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