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욱의 활동사진유람] “힘을 제발 내줘요! 미스터리”
  • | 2019-09-12 16: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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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기대했던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지만 결코 무시당할 작품은 아니다.

감독의 전작처럼 시종일관 빵빵 터지는 유쾌한 코미디는 아니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과 힐링을 선사하며 긴 여운을 경험할 수 있다. 추석 흥행 대전 빅3로 꼽혔지만 개봉 첫날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든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 제작 ㈜용필름)의 이야기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11일 함께 개봉된 경쟁작 ‘타짜: 원 아이드 잭’과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렀다. 3위란 순위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경쟁작들에 몇 배 이상 밀리는 5만5265명이라는 오프닝 스코어는 충격적이다. 배우들을 비롯해 제작사나 투자사 관계자 모두 망연자실해질 성적이다. 호불호는 나뉠 걸로 예상됐지만 가족 관객들을 끌어 모을 만한 장점이 분명했기에 받아들기에는 뼈아픈 현실이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대구지하철화재참사를 소재로 그 후유증을 아직도 겪는 이들의 삶을 웃음과 따뜻한 가족애로 담은 휴먼코미디다. 전반부는 동생 칼국수집에서 일을 도우며 사는 지적장애인 철수(차승원)의 평온했던 삶에 어느 날 갑자기 존재 자체를 모르던 백혈병에 걸린 딸 샛별(엄채영)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전형적인 코미디로 그린다.

후반부는 강렬한 반전을 통해 영화의 결이 180도 바뀐다. 철수는 병원을 탈출한 샛별의 여정에 우연히 동행해 티격태격하다 차츰차츰 가까워진다. 이런 가운데 미스터리한 철수의 과거가 베일을 벗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희비극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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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은 철수가 사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때 많은 사람들을 구조한 시민영웅인 소방공무원이었다는 것. 임신한 아내가 현장에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고 구조하러 가지만 실패하고 본인은 후천성 지적장애인이 되고 아내는 딸 샛별을 출산하고 세상을 떠난다.

이계벽 감독과 제작진은 레트로 열풍에 편승한 것인지 전반부에는 사정없이 웃기다가 후반부에는 반전을 통해 눈물을 쏙 빼는 10~20여년 전 흥행작 스타일을 재현한다. 그러나 요즘 관객들은 단순한 레트로가 아닌 새로운 해석이 붙은 뉴트로에 호감을 느낀다는 걸 간과했다. 차승원이 ‘코미디의 제왕’으로 불렸던 10여년 전 스타일을 되실리며 관객들을 웃기려 하지만 총체적 난국이다. 후반부 반전을 통해 밝혀지는 실제사건의 힘이 탄력을 받으며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게 되고 감정적인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영화를 본 몇몇 사람들은 차승원의 옛날식 연기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한다. 그러나 그건 절대로 차승원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다. 요즘 관객들은 자연스러운 걸 선호하는데 전반부와 후반부 간극을 벌려만 놓고 반전의 힘만 믿은 이계벽 감독과 프로듀서의 안일한 연출과 기획이 빚어낸 실수다. 차승원은 감독의 의도에 맞춰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치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잡으려고 노력한다. 후반부 절절한 부정이 드러나는 장면에서의 연기는 웬만큼 감정이 무딘 사람이 아니라면 눈물을 참을 수 없다.그건 실제 딸을 가진 차승원의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수많은 진심들이 뭉쳐 거대한 힘을 이룬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순수한 마음 ‘진정성’이 냉담해진 관객들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인다. 전반부에 분노했던 관객도 후반부 실제 사건의 아픔을 담고 싶었던 제작진의 진심이 느껴지기에 눈물을 닦으며 극장 밖을 나가게 된다. 대구지하철화재참사 현장을 담은 회상신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큼 감정적인 파급력이 크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결코 걸작은 아니다. 그렇다고 졸작은 아니다. 단점도 있지만 장정도 많은 영화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분명히 갖고 있다. 광고 카피로 내세운 ‘코믹 맛집’을 기대하기보다 훈훈한 감동과 상쾌한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영화로 보면 된다. 반전을 알고 보는 게 전반부 철수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는 데 도움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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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에서 온가족 관객이 보기에는 가장 안성맞춤인 영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힘을 냈던 영화 속 철수처럼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힘을 내 역주행 흥행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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