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 속 우리기업] 국내 첫 할인매장의 등장 '이마트'
  • | 2020-06-29 08:00:31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버린 제품들이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친근한 상호들이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자리에 누울 때까지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제품들을 접하며 살아간다. 한국인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은 대표 제품군과 그 제조업체의 성장 이면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스포츠한국 이슬 기자] 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에는 '할인점'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할인이라는 것은 일정한 시기에 백화점이나 양판점에서 하는 '정기 세일'이 전부였다. 한국에 대형마트가 처음 들어선 것은 1993년 11월이다. 신세계그룹이 국내 최초의 대형할인점 '이마트' 1호점을 서울 창동에 개점하면서부터다.

  • 이마트 1호점 창동점. /이마트 제공
◆ 첫 할인점의 등장… 유통가격 구조 변화

이마트의 '이'는 상시 저가로 판매한다는 뜻인 ‘Everyday Low Pric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당시 상시 저가라는 개념은 소비자는 물론 제조업체에도 낯설었다. 이마트는 대량 매입을 통해 납품 가격을 낮추고, 매장 인테리어를 간소화하는 등 저가 정책을 철저하게 실행했다.

이마트의 등장은 소비자와 유통업체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제조업체가 갖고 있던 가격결정권이 유통업체로 넘어왔다.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는 직거래가 일반화되면서 물건 값은 내려갔고, 유통단계 축소로 생긴 마진은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갔다.

소비자는 장을 볼 때 슈퍼나 시장보다는 품질이 보증되고, 가격도 싼 대형마트를 찾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쇼핑 행태도 바꼈다. 평일 낮 시간대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쇼핑이 주말 오후 시간대 '가족 단위' 쇼핑으로 바뀌었다.

창동점을 통해 '물건값이 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마트를 찾는 소비자는 계속 늘었다. 이마트는 1호점 개점 다음 해인 1994년에 2호점인 일산점을, 1995년에 3호점과 4호점을 잇따라 개점했다. 매년 점포수를 늘려가던 이마트는 1997년 8월 중국 상하이에 진출해 해외 1호점까지 개점한다.

이마트의 독주에 1997년 경쟁업체들이 등장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견 슈퍼마켓체인 업체도 대형마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3대 대형마트들도 잇따라 한국에 진출했다. 상품군과 매장 구성을 한국인의 정서에 맞춘 국내 마트와 달리 글로벌 3개 대형마트는 한국시장 적응에 실패해 모두 철수하게 된다. 그 중 하나인 월마트는 이마트가 2006년 인수했다.

경쟁업체의 등장으로 국내 대형 할인마트 수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2000년대 초반 대형마트 수는 300개가 넘었는데, 그 중 이마트의 점포수가 100개 이상으로 압도적이었다.

이마트의 본질인 '저렴한 가격' 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마트가 지나치게 납품 가격을 낮추다 '가짜 삼겹살' 판매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2009년 4월 한 고객이 이마트에서 삼겹살로 표기된 고기를 구매했는데, 사실은 앞다리 부위였다. 당시 이마트는 "고객이 삼겹살로 알고 구매한 부위는 삼겹살과 앞다리살의 경계 부분"이라며 "다리에서 정확하게 몇 센티까지가 앞다리살이고 삼겹살인지에 대한 국가 표준이 없기 때문에 기준을 도축업자에게 맡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 부동의 1위… PB 상품 '노브랜드'도 대박

이마트는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면서 2010년에 창고형 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열었다. 해외에 본사를 둔 경쟁사와 달리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회원에 가입하지 않아도 마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 창고형 마트는 물건을 대량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마트보다 방문 빈도가 적었다. 이에 회원비를 감당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트레이더스로 구매처를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의 효자로 등극했다.

이마트는 의류, 생활용품, 침구, 가전, 주방용품 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자체브랜드(PB상품)도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이마트의 PB상품은 최근 대박을 쳤다. 대표적인 것이 노브랜드다. 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문구를 앞세워 2015년 출시했다. 브랜드 가치가 반영되는 부가가격을 줄여 보다 저렴한 값으로 상품을 대량 공급하겠다는 취지의 브랜드다.

노브랜드 제품은 비슷한 품질의 동종 제품보다 최고 67% 싼 가격을 적용한다. 식료품부터 전자기기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판매한다. 식품의 경우 타브랜드 제품보다 가격은 저렴한데 양이 배 이상으로 많아 좋은 이미지를 굳혔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PB상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하나의 전문 매장으로 성장했다. 노브랜드를 적용한 '노브랜드 버거' 매장까지 생겼다. 노브랜드 버거는 대학가와 직장인 사이에서 열풍이 불며 현재 30호점까지 개점했다.

이제 이마트는 국민의 삶과 뗄 수 없는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확산 후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주택가와 도로에서 이마트 상품을 배송하는 노란색 트럭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마트의 실질 매출액은 최근 줄어드는 추세다. 운영 점포수가 줄고, 온라인 이용률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온라인 매출은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SSG닷컴의 실적으로 잡힌다.

이마트는 출범할 때부터 현재까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2020년 기준 이마트가 운영하는 할인 점포수는 140개, 트레이더스 점포수는 18개로 총 158개다. 경쟁사보다 앞서긴 하지만 2위와 18개 차이로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탈출구를 모색 중이다. 마트 업황 자체가 하락세이기 때문에 온라인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마트가 어떤 답안을 내놓을지 추후 공개될 이마트의 성적표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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