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한 선수협, 판공비는 두 배로?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upcoming@sportshankook.co.kr 기사입력 2020-12-02 05: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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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잠잠했던, 말그대로 조용했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판공비 의혹으로 말썽을 일으켰다.

지난 1일 선수협은 김태현 사무총장의 판공비 개인 사용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연간 3,000만원에 달하는 판공비를 수 달 간 현금으로 지급받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SBS에 따르면, 최근 사의를 표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회장이 회장 판공비를 연 3000만원에서 두 배 인상한 6000만원을 지급받았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최저연봉이 2700만원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그 두 배 이상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매체는 해당 금액이 이대호의 개인 계좌에 입금됐고, 용처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잠잠했던 선수협이 연말 의혹에 휩싸였다. 잠잠했다는 말은 그동안 사고를 안쳐서 조용했다는 말이 아니라, 선수협은 정말 말그대로 ‘조용했다’. 선수협은 정말 무엇을 했나 싶을 정도로 있는 듯 없는 듯한 행보를 이어오다 시즌 직후 사장의 사임과 함께 판공비 의혹까지 불러 일으켰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선수들을 대변하고 권익을 보호하며 복지증진을 목표로 2000년에 설립된 단체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났다.

하지만 최근 선수협의 행보는 그런 취지와는 멀어 보인다. 이번 시즌 선수협의 이름이 등장했던 건 코로나19 성금으로 3000만원을 기부한 것과 박용택(LG트윈스)의 은퇴투어를 조용히 기획했던 것,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등 불가항력 사유로 일정이 축소됐을 때 연봉이 감액되는 규정을 신설한 KBO의 의견에 동참을 선언한 정도다.

그러나 그 외에 정작 나서야 할 때는 조용했다. 코로나19로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을 때, 저연봉, 저연차 선수들을 보호하는 행동을 취했어야 할 선수협은 묵묵부답이었고, 강정호 복귀 때도 눈치만 보고 별다른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연봉 감액 규정 신설 때도, 선수협은 선수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단체임에도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이번 시즌 선수협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랬던 선수협이 뒤에선 오히려 판공비를 늘리려 했고, 이를 증빙이 필요없는 현금으로 지급받으려고 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의혹이 맞다면, 선수협은 해야할 일은 하지 않고 이익만 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사무총장은 “개인 용도로 쓴 적은 없으나, 발견될 시 원상복구한 뒤 물러나겠다”라고 전했고, 이대호 측은 “(늘어난 판공비는) 공익을 위해 썼다”라고 이야기했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증명을 통해 선수협이 이번 시즌 ‘무언가 했다’는 것도 함께 증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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