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하늬 "데뷔 초 시집이나 가란 말 듣기도…자양분 됐죠"
  •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 2019-11-13 07:00:28
  • 배우 이하늬가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올 한 해 가장 바빴던 배우라면 이 배우, 손에 꼽힐 만하다. 올해 첫 천만 영화였던 ‘극한직업’부터 SBS ‘열혈사제’까지. 안방과 스크린을 바쁘게 오갔던 배우 이하늬가 영화 ‘블랙머니’로 마지막 스퍼트를 낸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론스타 게이트)을 기반으로 한 영화다.

“실제 사건에 대해 사실 무지했죠. 이렇게까지 큰 사건이었는지 몰랐어요. 실화 바탕이라 영화 자체에 무게감도 있지만 영화적인 재미 요소도 많고 캐릭터가 굉장히 다각적이라서 좋았어요. 시나리오는 무결에 가까운 느낌이라, 요즘 이런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거든요.”

이하늬가 맡은 역할은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다. 그는 언제나 당당한 자신감으로 맡은 일을 똑 부러지게 해내는 인물. 자신만의 뚜렷한 신념과 강단을 가진 김나리는 사건의 진실을 쫓아 검사 양민혁(조진웅)과 아슬아슬한 공조를 펼친다. “평이한 캐릭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연기 톤 잡기가 쉽진 않았어요. 김나리가 한 축을 담당해야 해서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도 단단해야 했어요. 일단 굉장히 지적이고 유학생활을 오래 한 캐릭터라 영어 대사도 한국식 영어가 아니라 미국에서 오래 산 사람의 영어로 들리게끔 신경썼어요. 어려운 경제용어도 ‘짜장면, 짬뽕’처럼 입에 붙이려고 많이 노력했죠. 감독님이 주문하신 김나리는 한 마디로 ‘자신만만’이었어요. 그 안에 김나리가 다 들어있어요. 제가 키가 좀 커서 자칫하면 너무 화려해 보일까봐 안경을 썼고요. 바지 정장으로 갖춰 입되, 멋내지 않은 느낌으로 최대한 덜어냈죠.”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은 지난 2012년 ‘부러진 화살’로 영화계를 뒤흔든 주인공이다. 이하늬는 “감독님이 예능을 보시고 절 캐스팅하셨다더라”며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저에 대해 거의 모르시는 것 같았어요. 처음엔 부산국제영화제 뒤풀이 자리에서 인사드렸는데 저를 그냥 가만히 바라보셨던 감독님의 시선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땐 ‘왜 뚫어져라 보실까?’했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출연했던 ‘다큐 예능’을 보시고 절 눈여겨 보셨다고 해요. 거기서 제가 연출을 주도적으로 했는데 김나리 캐릭터의 당당한 성격과 흡사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예능에서 보인 모습이 생각지 못하게 영감이 되기도 하나봐요. 저도 의외였어요.”

특히 이하늬는 “김나리를 연기하면서 너무 뻔한 캐릭터일까 걱정했다”면서 남다른 연기 열정을 밝히기도 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으면 더 잘했을까봐 경계하는 거죠. 배우로서 어느 정도 내려놓고 연기하는 법을 배웠어요. 무엇보다 감독님, (조)진웅 오빠 등 좋은 작업자들로부터 받는 영감이 좋았죠. 진웅 오빠는 절 되게 귀찮아하셨어요.(웃음) 그러다가도 맛있는 거 있으면 툭 던져주고 가시고. 그런 정이 남아있는 현장이었어요. 원래 진웅 오빠가 막 따뜻하게 ‘밥은 먹었니?’ 묻는 편이 아닌데 자기 동료라고 생각하면 완전히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스타일이에요. 가족 같은 배우를 또 하나 얻은 느낌이죠. 연기도 어마어마하잖아요. 삶의 방향이 온전히 연기에만 쏠려 있는 사람을 누가 당해내겠어요. 이래서 충무로에서 오래 사랑받는구나 싶었죠.”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하늬에게 올해는 ‘수확의 해’라고 할 만하다. 영화 ‘극한직업’에 이어 SBS ‘열혈사제’, 그리고 영화 ‘블랙머니’까지 1년 내내 쉼 없이 달렸다. 흥행 성적 역시 만족스러웠다. ‘극한직업’은 누적 1626만 관객을 동원, 올해 첫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열혈사제’ 역시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그리고 13일 개봉한 ‘블랙머니’도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호평이 쏟아지면서 흥행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이하늬는 “1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를 만난다는 건 걷다가 벼락을 맞는 일”이라며 “배우로서 잘 된다는 게 뭘까 고민하게 된다. 올해는 선물, 기적 같은 해였다”고 속내를 전했다.

“처음 연기 시작했을 때 어떤 카메라 감독님으로부터 ‘너는 왜 이 일을 하려고 그래? 안 해도 되잖아. 좋은 집에 시집갈 수 있을 때 가’라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불과 10여년전인데 그땐 현장에서 만난 분들이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죠. 당시엔 너무 충격이었는데 그게 오히려 자양분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시집가기 전에 일단 배우로 한 번 잘 성장해보자’고 혼자 다짐했었거든요. 2008년쯤 미국에 갔을 때도 주변 반응이 그랬어요. 한 1년 반쯤 연기 스튜디오를 다니면서 공부를 했는데, 주변에서 ‘너는 쓸데없이 영어로 연기를 배워서 어떡할래? 우리나라랑 결도 다른데 쓸모 있겠어?’ 하더라고요. 근데 와 닿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저는 4살 때부터 국악으로 무대에 섰지만 연기로 무대에 오르려면 또 다시 수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다 접고 미국에 가서 공부한 거였고 좀 무모하고 바보 같아 보였겠지만 돌아보면 지금 연기 베이스를 그때 다 만든 것 같아요. 빨리 배우가 되고 뭔가 이뤄야겠다고 했다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남들이 ‘쟤는 뭐하는 거야?’라고 생각할지언정 저는 항상 가고자 하는 방향이 분명했고 그래서 더 초탈했고 광범위하게 활동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묵묵히 저만의 길을 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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