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이정재표 악역의 진화, '인생캐' 보인다[스한초점]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기사입력 2020-08-06 09:21:16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도둑들'(2012)의 뽀빠이, '암살'(2015)의 염석진, '관상'(2013)의 수양대군, 그리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냉혹한 추격자 레이까지. 최근 배우 이정재의 흥행 발자취를 따라가보면 거칠고 센 악역과 만나게 된다. '이정재가 악역을 맡으면 흥행한다'는 영화계 속설이 있을 정도다. 이미 악역으로 축적해온 색깔이 너무 많아 더 이상 새롭게 보여줄 게 없을 것 같은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여지없이 그 생각을 무너뜨린다. 이정재의 악역이 또 한 번 진화했다.

올해 데뷔 28년차를 맞은 이정재의 악역 리스트는 화려하다. 그는 지난 2012년 천만 흥행을 기록한 '도둑들'의 뽀빠이로 악역의 새 장을 열었다. 뽀빠이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인물. 이정재의 날렵한 턱선과 눈빛으로부터 시작되는 카리스마는 보는 재미를 더하는 묘미가 있었다.

'암살' 역시 이정재의 공훈이 큰 흥행작이다. 당시 염석진 캐릭터를 통해 독립운동가에서 변절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냈다. 영화 역시 127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관상'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정재는 야망과 광기에 사로잡힌 수양대군으로 분해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 특히 강력한 임팩트를 자랑한 수양대군의 첫 등장신부터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대사는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회자되곤 한다.
  • 사진='암살', '관상' 스틸
이정재의 진가는 어떤 센 캐릭터라도 다채로운 색깔로 표현하는 눈빛에서 나온다. 훈훈한 이목구비 사이에 숨겨진 힘있는 카리스마는 매번 작품 전체를 장악했고 관객들은 크게 호응했다. 그런 이정재가 또 다른 변신에 나섰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레이를 통해서다.

5일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남자와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영화다. 이정재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 역을 연기했다. 레이는 한번 정한 타깃은 놓치지 않는 집요한 인물로, 자신의 형제가 인남(황정민)에게 암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그를 향한 복수를 계획한다.

이정재는 목을 휘감은 타투와 화려한 의상으로 첫 등장부터 독특한 서늘함을 풍긴다. 특히 레이는 디테일이 빛난 캐릭터이기도 하다. 잔혹한 싸움이 벌어지는 순간에도 무심한 표정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모습에서는 캐릭터의 독창성마저 느껴진다.
  • 사진='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무엇보다 시원한 타격감이 돋보이는 이정재의 액션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봐야할 충분한 이유다. 특히 태국 뒷골목 차고지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잊기 힘든 인상을 남긴다. 목표물을 따라 야생동물처럼 몸을 날리는 그의 움직임만으로 레이가 어떤 인물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케 한다. 홍원찬 감독은 여러 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한 테이크로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하는 방식으로 레이의 리얼한 액션을 살려냈다. 제작진의 밀도 있는 연출과 이정재의 내공이 새롭게 진화한 악역을 탄생시켰다.

이정재는 최근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악역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지가 있다. 더 풍부한 표현이 가능한 경우도 많아 배우로서 흥미로운 작업"이라며 "악역을 맡을 때마다 크게 사랑받곤 했다. 전형적인 악역이라도 일반적이지 않은 표현을 해보려고 노력한 것들을 관객 분들이 신선하게 봐주신 것 같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또한 캐릭터와 연출이 빛나는 액션영화다. 시원하고 통쾌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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