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더불어민주당 ‘간판’ 교체 시작
  • | 2018-05-12 08:29:24
‘빅3’ 원내대표ㆍ국회의장ㆍ당대표 교체…여야 협치 이끌 새 리더는 누구

새 원내대표로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해결 과제 산적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문희상ㆍ박병석 2파전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후보군 10여 명

김부겸 행안부 장관 출마 여부에 친문계 긴장

민주당 여의도 권력 ‘빅3’의 교체가 시작됐다. 11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시작으로 오는 16일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오는 8월 차기 당대표 선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원식 원내대표에 이어 원내 사령탑은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으로 결정됐다. 산적한 과제가 쌓인 홍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 직후 바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 협조를 부탁했다.

차기 국회의장에는 현재 문희상, 박병석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원혜영, 이석현 의원 등 4명이 국회의장 후보에 등록할 것으로 보였지만 출마를 포기하면서 2파전으로 좁힌 상황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을 함께 할 차기 당대표 선거도 앞두고 있다. 오는 8월에 열릴 전당대회는 2달 넘게 남아있지만 일부 인사들은 이미 선거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차기 당권 도전 후보군에는 이해찬, 송영길, 김두관, 김진표, 이인영, 윤호중 등 주로 중진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여기에 대표적 비문 의원인 이종걸, 박영선 의원도 오르내린다.

주목해야 할 것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대권을 노리고 있는 김 장관이 개각을 통해 원내로 복귀한 후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권으로 가는 교두보로 당권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신임 원내대표에 3선 ‘친문’ 홍영표 선출…洪 “개혁 속도 더 내야”

우원식 원내대표에 이어 집권 2기 민주당을 이끌 원내대표로 3선의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이 선출됐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홍 의원은 78표를 획득, 38표를 얻은 3선의 노 의원을 40표 차로 누르고 원내지휘봉을 거머쥐었다.

대우자동차 노조 출신인 홍 신임 원내대표는 한국노동연구소장 등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1982년 대우자동차 용접공으로 입사한 그는 1984년 대우자동차 파업 당시 김우중 대우 회장과 노사 대표로 협상을 이뤄내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을 거쳐 2012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일자리위원회 본부장으로 활동했고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근로시간 단축법안 처리와 한국GM 노사합의 등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이 더욱 부각됐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재수생들의 재도전이자 친문과 비문의 역학구도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홍 신임 원내대표와 노웅래 의원 모두 과거 원내대표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다. 지난해 5월 치러진 당내 원내대표 경선에서 홍 원내대표는 우원식 전 원내대표에게 7표차로 아깝게 졌다. 노 의원은 2016년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으나 9표를 얻는 데 그쳤다.

2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주류·비주류, 친문·비문 간의 싸움이었다. 각 후보별로는 일부 의원들은 친문 핵심이자 강성 이미지의 홍 신임 원내대표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고 했고, 상대적으로 계파에서 자유롭고 온화하다는 평가를 받는 노웅래 의원이 극한 대치로 끌고 가고 있는 야당과 실타래를 제대로 풀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도 있었다.

친문 강성 이미지를 의식한 홍 신임 원내대표는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경청, 더 넓은 포용, 통 큰 정치로 대립과 반목의 역사를 타협의 미래로 바꾸겠다”며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홍 신임 원내대표는 친문 대 비문으로 이어지는 구도에 “‘더불어’민주당이 되면서 우리 안의 모든 벽을 허물었다”며 “보이지 않는 벽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것은 내가 허물겠다”고 친문 세력 견제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고 했다.

수직적 당청관계 우려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중에 원내대표가 되면 확인하겠지만, 오히려 반대가 될 것”이라며 “당·정·청 간에는 분명히 서로 다른 역할이 있고, 입법·정책·예산에 있어서는 당이 주도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노웅래 의원은 비주류를 의식한 듯 화합을 내세웠었다. 그는 지난 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줄 세우기, 네 편 내 편의 구분이 없는 모두의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개인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원내 인사와 예산 배정에서 결코 소외와 차별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정례회동과 함께 정례적이고 실질적인 당정협의를 추진하겠다. 무엇보다 ‘평형수’와도 같은 역할을 통해 균형 잡힌 당·정·청 관계를 이끌어가겠다”며 수직적 당청관계에서 벗어날 뜻을 분명히 했다.

결과는 노 의원보다 40표 이상 더 득표한 홍 신임 원내대표의 압승이었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공전하고 있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정면 돌파할 뜻을 밝혔다. 의원총회 정견발표에서 그는 “집권 2년차, 우리 당과 의원들이 국정운영 중심에 서 있다고 자부할 수 있나. 할 일은 많은데 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며 “중진의원, 초·재선 의원 가릴 것 없이 한결같이 당과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당은 문재인정부의 개혁과제를 실현하는 강력한 견인차가 돼야 한다”며 “어디서든 또 누가 됐든 개혁의지가 느슨해진다면 당이 고삐를 죄어야 하지 않겠나. 촛불민심을 담은 개혁과제가 더 많은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얻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 추진을 위한 입법과제들에 대해 신속한 처리를 다짐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원내 사령탑이 된 홍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되자마자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하다. 당장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관련 특검을 내세우며 단식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투쟁을 저지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홍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이 끝나자마자 김 원내대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즉각 협의를 제안했다. 그러나 홍 신임 원내대표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니 바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며 업무 파악이 먼저라는 입장을 보였다. 당장 오는 14일까지 지방선거 출마 현역의원들의 사직서를 처리해야 하는 터라 수일 내로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회 경색 국면이 풀린다 해도 3조9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안 및 민생개혁 과제 입법 처리가 시급하고 지방선거 이후 진행될 20대 하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 역시 홍 신임 원내대표가 당면한 과제다.

당 이끌 새 얼굴 물밑작업 후끈…친문 체제 공고화? 비문 대항마?

원내 사령탑에 이어 민주당은 오는 8월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차기 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2·3년 차를 함께 이끌어 가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정권의 명운이 달려있는 중요한 시기에 국정 파트너로서 확실한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다. 여기에 오는 2020년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나 대권을 꿈꾸고 있는 잠룡들은 차기 대선에 앞서 당내 세력 구축에 당대표만 한 자리가 없기 때문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당 대표 후보군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십 수명에 달한다.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송영길 의원이다. 4선의 송 의원은 2년 전 당 대표 선거에서 컷오프되면서 경선에도 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부터 전국을 돌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친문 세력임을 과시하고 있다.

경남지사를 지낸 초선 김두관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김 의원은 오는 7월 자신의 정치비전을 담은 책을 출간 계획인데 이 자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도 거론된다. 당초 이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에도 올랐지만 입후보하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 책임 총리를 지낸 6선의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당청간의 완벽한 호흡은 예상되지만 특유의 강성 이미지 때문에 야당과의 관계가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문 정부 출범 당시 국정 청사진을 그린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출신의 4선 김진표 의원도 후보군에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안정적인 스타일의 당 대표 후보군이 거론되기도 한다. 서울시장이나 원내대표 출마가 예상됐던 3선의 이인영 의원이나 합리적 성향의 3선 윤호중 의원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은 개헌과 정부 정책 등 현 정부 국정운영 방안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뒷받침해주는 당 대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비문에서도 출마가 예상된다. 대표적 비문인 5선의 이종걸 의원,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했던 4선의 박영선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밖에 이석현, 설훈, 우상호, 신경민 의원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후보군에 있다.

최재성 전 의원은 오는 6월 송파을 재보선을 통해 국회 재입성 이후 당권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요구가 있고 또 작은 힘이지만 기여할 바가 있다고 그러면 전향적으로 자세를 바꿔야 된다”며 “나가게 되면 나간다”고 말했다.

당권 태풍의 눈 김부겸…국회 복귀 후 대선 밑그림 위해 당대표?

현재 당권 도전에 여러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등판 여부가 전당대회의 키포인트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소폭 개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장관이 원내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권을 꿈꾸고 있는 김 장관이 당내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차기 당대표는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당내 세력 구축하는데 용의하다.

대표적인 예가 문재인 대통령이다. 2012년 대선 낙선 이후 조용한 의정활동을 벌이던 당시 문재인 의원은 2015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로 선출된다. 당 대표 선출 이후 반문에 가까운 비문과의 지리멸렬한 갈등 속에 당은 쪼개졌지만 이는 오히려 당내 결속으로 이어졌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서는 표창원·김병관·박주민 등 신선한 인재영입을 통해 당내 물갈이에 성공했고 총선 승리로 이어졌다. 이후 문재인 키즈 등 친문 세력들이 당을 장악하면서 대권 가도에서 당의 온전한 지원을 받게 됐다. 2012년, 2017년 대선을 모두 문 대통령 캠프에 치른 한 관계자는 “2012년에는 후보 따로, 당 따로 선거가 진행돼 절대로 승리할 수 없었다”며 “반면 2017년에는 당이 곧 선거 캠프고 선거 캠프가 당이었다. 한 몸으로 당선만 보고 뛰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김 장관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비문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 분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비문 일부 의원은 친문 일변도로 당이 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김 장관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면 각종 당내 선거에서 무기력하게 밀렸던 비문이 김 장관을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장관으로서도 당내 세력을 확장시키지 못할 경우 대선 가도를 펴지도 못하고 접었던 지난 대선 경선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 대권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가 당권이라는 뜻이다.

김 장관이 당권에 도전하더라도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미 당대표 하마평에 오른 인물 면면은 대다수 문재인 정부와 연결돼 있고 친문 핵심 인사들이 출마할 경우 당원의 최대 70%에 해당하는 친문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후반기 이끌 국회의장…문희상·박병석 2파전

민주당은 여의도 권력 빅3 중 하나인 국회의장 경선도 앞두고 있다.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이 맡는 관례에 따라 민주당에서 국회의장 후보가 선출되고 본회의 투표를 거쳐 국회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6선의 문희상 의원과 5선의 박병선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에 입후보했다.

당초 원혜영, 이석현 의원도 출마할 의향이 있었지만 막판 철회했다. 원 의원은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국회를 바로 세우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돕는 일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밝혔고, 이 의원은 “의장직에 도전하는 일을 2년 후로 미루고자 한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문희상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친노’ 계열로 분류되며,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부의장 등을 지냈다. 문 의원은 현재 범친문계로 평가받으나, 의정활동 동안 뚜렷한 계보 색을 보이지 않아 중도·중립적인 의장직에 적임이라는 평가을 받고 있다.

충청권 출신인 박병석 의원은 23년간 기자로 활동하다 김대중 정부 때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대전 서구에서 5선을 기록하며 지난 19대 국회에서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 상반기 국회의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밀리며 와신상담의 시간을 가졌다.

허인회 기자 underdo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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