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빽빽’ 대구 ‘듬성’ 지역별 편차
전국 4만 1800여 개 ‘과당 출점’ 논란도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와 조윤성 GS25 대표를 출석시켜 편의점 근접 출점 문제에 대해 질의하고 편의점주들의 최저수익 보장 제도를 마련하는 안이 논의됐다.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듯 편의점의 과당 출점은 개별 편의점주들의 최저수익을 위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를 '5대 민생 의제'로 정의하고 최저수익 보장 제도를 법제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렇다면 현재 전국적으로 편의점은 몇 개나 운영 중일까. 편의점 업계를 주도하는 4대 가맹본사를 중심으로 전국 편의점 출점 현황을 분석해봤다.

국내 편의점 업계는 2017년 매출 기준으로 GS25가 7조 9468억 원으로 1위, CU가 5조 5827억 원으로 2위, 세븐일레븐이 3조 6986억 원으로 3위, 이마트24가 6840억 원으로 4위에 위치하며 '빅4'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4개사의 전국 점포 수는 얼마나 될까. 2017년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GS25의 점포 수는 1만2293개다. 광역시도(세종특별자치시 포함)별로 보면 서울시 2758개, 경기도 3023개, 인천시 676개, 강원도 448개, 대전시 336개, 충청북도 391개, 충청남도 585개, 대구시 375개, 경상북도 561개, 부산시 693개, 울산시 261개, 경상남도 928개, 광주시 227개, 전라북도 369개, 전라남도 292개, 제주도 314개, 세종시 56개 등이다.

편의점 업계 2위 CU의 전체 점포 수는 1만2503개다. 서울시 2483개, 경기도 2998개, 인천시 637개, 강원도 639개, 대전시 291개, 충청북도 478개, 충청남도 641개, 대구시 346개, 경상북도 614개, 부산시 745개, 울산시 260개, 경상남도 977개, 광주시 267개, 전라북도 346개, 전라남도 282개, 제주도 448개, 세종시 51개가 운영 중이다.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은 총 9019개의 점포 수가 집계됐다. 서울시 1864개, 경기도 2325개, 인천시 510개, 강원도 348개, 대전시 244개, 충청북도 318개, 충청남도 400개, 대구시 402개, 경상북도 454개, 부산시 445개, 울산시 147개, 경상남도 495개, 광주시 264개, 전라북도 266개, 전라남도 224개, 제주도 255개, 세종시 58개에 달한다.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말과 현재 점포 수의 차이가 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이마트24 측이 제공한 점포 현황을 기반으로 집계했다. 그 결과 전국에 총 3499개의 점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역시도별로 보면 서울시 562개, 경기도 926개, 인천시 211개, 강원도 148개, 대전시 98개, 충청북도 117개, 충청남도 238개, 대구시 167개, 경상북도 131개, 부산시 234개, 울산시 105개, 경상남도 286개, 광주시 102개, 전라북도 89개, 전라남도 44개, 세종시 41개로 파악됐다. 18일 이마트24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도에는 아직 이마트24 점포가 출점되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 1239명당 1개꼴로 운영 중

전국의 모든 편의점이 아닌 업계를 이끌어가는 '빅4'에 해당하는 편의점의 개수만 합쳐도 대략적으로 3만7300개가 넘는다. 이는 행정안전부에서 9월 발표한 대한민국의 인구 수 5181만 명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국민 1389명당 1개의 '빅4' 편의점이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타 기업의 인수가 거론되고 있는 미니스톱이 2502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군소 편의점 업체들도 제법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65플러스편의점 323개, 스토리웨이 304개, 아이지에이마트(IGA MART) 226개, 바이더웨이 213개, 씨스페이스(C'SPACE) 199개, 로그인편의점 126개, 포시즌마트 98개, 베스트올 91개, 블루25 76개, 개그스토리마트 67개, 하프타임 50개, 레몬비 45개, 알리바이 38개, 아이앤지25 29개, 데이앤데이(day&day) 28개, 마마트 23개, 굿앤굿스 21개, 미스터마트 20개, 뉴들365 무인편의점 카페 12개, 솔드아웃 10개, 나우플러스(NOWPLUS), 비어앤크림(Beer&Cream), 슈퍼싸다구가 각각 한 점포씩 전국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처럼 '빅4'를 제외한 편의점의 수도 4504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군소 업체를 포함해 전국에 걸쳐 운영 중인 편의점은 현재 4만180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인구 1239명당 편의점 한 개가 영업 중인 셈이다.

전국 4만1800여개 편의점 가운데 1만2000개 이상의 점포를 거느리며 업계 1위로 자리한 GS25의 가맹점 입지 선정 기준은 어떨까. GS25 가맹본부에 따르면, 우선 가맹 희망자가 가맹본부와 상담을 통해 원하는 지역을 파악한다. 이를 토대로 GS25 가맹본부 지역 담당자가 상권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 후 출점 타당성을 검토한다. 이후 최적의 입지를 도출하고 점포 소개 및 가맹 희망자의 동의를 구하게 된다. 가맹 희망자는 점포를 선택하게 되고 가맹 계약을 맺는다. 단, 가맹 희망자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새 입지에 대한 상담을 지속할 수 있다.

업계 2위 CU도 입지 선정 기준을 밝혔다. CU의 경우 가맹 희망자의 책임과 판단으로 가맹본부와 사전 협의를 한다. 이후 개점할 점포를 최종 결정하게 되고, 가맹본부는 가맹 희망자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협력한다.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 역시 CU와 같은 가맹점 입지 선정 기준을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 자료에 명시했다.

‘관광지’ 강원·제주는 인구 대비 편의점 많아 눈길

편의점은 유동인구와 거주인구가 많은 지역에 출점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집중된 서울 및 수도권에 편의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기준 서울시의 인구는 979만여 명에 달한다. 또 서울의 빅4 편의점 수를 합치면 7667개에 이른다. 서울 인구 1277명당 1개의 점포가 있는 셈이다. 경기도에는 1302만여 명이 살고 있다. 이곳에는 빅4 편의점이 9272개나 문을 열었다. 1404명당 한 개꼴로 편의점이 존재한다. 인천시에는 295만 명이 거주한다. 이곳에서는 2034개의 빅4 편의점 점포가 운영 중이며 1450명당 하나의 편의점이 있다.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강원도, 제주도 등은 어떨까. 강원도의 인구는 154만 명, 제주도의 인구는 66만 명이다. 강원도에는 총 1583개, 제주도에는 총 987개의 빅4 편의점이 있다. 강원도는 973명당 하나 꼴로 편의점이 있으며 제주도에는 668명당 하나의 편의점이 있다. 강원도와 제주도는 서울 및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인구 대비 많은 편의점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국내외 관광객과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되는 2577만 명이 살고 있는 서울 및 수도권의 빅4 편의점 출점 수는 어떨까. 우선 업계 1위 GS25의 가맹점을 살펴보면 경기도 3023개, 서울시 2758개, 인천시 676개로 총 6457개에 달한다. CU는 경기도 2998개, 서울시 2483개, 인천시 657개로 총 6138개다. 세븐일레븐은 경기도 2325개, 서울시 1864개, 인천시 510개로 총 4699개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마트24의 가맹점은 경기도 926개, 서울시 562개, 인천시 211개로 총 1699개다. 이들 4개사의 서울 및 수도권 가맹점 수를 합치면 1만8993개에 이르며 서울 및 수도권 인구 수를 감안하면 1357명당 1개의 점포가 존재하는 셈이다.

서울·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비교해보니…

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울산 등 나머지 광역시의 편의점 출점 현황을 살펴보자. 먼저 대전시에는 GS25 336개, 이마트24 98개, CU 291개, 세븐일레븐 244개 등 총 969개의 빅4 편의점이 출점했다. 이는 대전시 인구 149만여 명을 기준으로 1541명당 하나의 점포가 있는 셈이며,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인구당 점포 수가 적다.

대구시에는 GS25 375개, 이마트24 167개, CU 346개, 세븐일레븐 402개 등 총 1290개의 빅4 편의점이 자리하고 있다. 대구시 인구 246만여명을 감안하면 1912명당 한 개의 점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인구당 점포 수가 현저히 적음은 물론 지방의 5개 광역시 가운데 인구 대비 편의점 출점 수가 가장 적다.

광주시에는 GS25 227개, 이마트24 102개, CU 267개, 세븐일레븐 264개 등 총 860개의 빅4 편의점이 출점해 있다. 광주시 인구 146만여명을 기준으로 1698명당 1개의 점포가 존재하는 꼴이다. 광주시도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인구 수 대비 점포 수가 적다.

부산시에는 GS25 693개, 이마트24 254개, CU 745개, 세븐일레븐 445개 등 2137개의 빅4 편의점이 존재한다. 부산시 인구 344만여명을 감안할 때 인구 대비 점포 수는 1614명당 1개다. 이 역시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적은 수치다.

울산시에는 GS25 261개, 이마트24 105개, CU 260개, 세븐일레븐 147개 등 총 773개의 빅4 편의점이 출점했다. 울산시 인구는 115만여명으로, 1497명당 1개의 편의점이 있는 셈이다. 울산시는 서울 및 수도권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다른 광역시보다는 인구 대비 편의점 출점 수가 많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가장 인구가 많이 밀집한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편의점이 가장 많이 생겨났음을 확인할 수 있고, 지방의 5개 광역시 가운데 대구는 인구에 비해 가장 편의점이 적은 지역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구 무인화 편의점인 이마트24 조선호텔점에서 한 시민이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연합뉴스>

유동인구 많은 서울 4개구 편의점 출점 현황

그렇다면 편의점이 집중적으로 생긴 서울 및 수도권에서도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시 종로구, 중구, 강남구, 마포구 등 4개 구의 편의점 출점 현황은 어떨까. 지난 17일 빅4 편의점 업체의 출점 주소지를 기준으로 서울 4개 구의 출점 현황을 집계했다.

우선 ‘강남역’으로 대표되는 강남구에는 266개의 GS25, 214개의 CU가 있었다. 세븐일레븐은 167개, 이마트24 역시 100개에 달한다. 총 747개의 빅4 편의점이 강남구에 집중됐다. 그렇다면 강남구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역 일대에는 얼마나 있을까. 서울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강남역은 주소지상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으로 돼 있다. 역삼동에 위치한 편의점을 살펴보면 GS25 70개, CU 50개, 세븐일레븐 39개, 이마트24 12개가 있다. 총 171개의 빅4 편의점이 역삼동에 몰려있다.

마포구에는 160개의 GS25가 있고, 131개의 CU가 있다. 세븐일레븐은 103개, 이마트24는 34개가 영업 중으로 총 428개의 빅4 편의점이 마포구에 출점해 있다. 마포구를 대표하는 상권은 홍대입구역, 합정동 일대다. 홍대입구역은 주소지상 동교동으로 돼 있으며 합정동과 홍대입구역 사이에는 서교동이 위치해 주변 상권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서교동, 동교동, 합정동에 위치한 빅4 편의점은 얼마나 될까. GS25는 서교동에 15개, 동교동에 7개, 합정동에 13개가 존재한다. CU는 서교동에만 22개가 있다. 동교동은 5개, 합정동에는 8개가 출점했다. 세븐일레븐은 서교동 12개, 동교동 4개, 합정동 5개가 있다. 이마트24는 서교동에 5개가 있다. 동교동에는 아직 출점하지 않았으며 합정동에는 3개가 있다. 이를 종합하면 마포구의 빅4 편의점 428개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109개의 편의점이 홍대입구역, 합정동 일대에 몰려 있는 셈이다.

광화문, 청계천 등이 있는 종로구에는 79개의 GS25 점포가 있고, 91개의 CU, 72개의 세븐일레븐이 있다. 이마트24는 13개에 그쳤다. 총 225개의 빅4 편의점이 위치해 있다. 종로구에는 '광화문 일대'에 포함되는 내수동, 내자동, 당주동, 무교동, 사직동, 삼청동, 서린동, 신문로 거리, 안국동, 인사동, 효자동과 '대학로'로 불리는 동숭동, 연건동, 혜화동이 있다. 또 ‘청계천 일대’에는 관수동, 관철동, 돈의동, 숭인동, 인의동, 종로5가, 창신동, 청진동 등이 있다. 이곳들의 매장을 알아본 결과 GS25 45개, CU 38개, 세븐일레븐 40개, 이마트24 8개가 해당 지역에 밀집해 있다. 131개에 이르는 편의점들이 광화문, 대학로, 청계천 일대에 몰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구에는 102개의 GS25, 98개의 CU, 103개의 세븐일레븐, 31개의 이마트24가 있다. 총 334개의 빅4 편의점이 영업 중이다. 중구의 대표 지역으로는 다수의 기업체들이 밀집돼 있는 명동, 충무로, 을지로 거리를 들 수 있는데 이 지역에는 GS25 14개, CU 21개, 세븐일레븐 27개, 이마트24 9개 등 총 71개의 편의점이 출점해 있다. 중구에 위치한 334개의 빅4 편의점의 20% 이상이 명동, 충무로, 을지로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한경석 기자

[박스] 공정위, ‘80m 이내 편의점 출점 제한’ 무효화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심을 보일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 ‘편의점 근접 출점’ 문제였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당초 제기됐던 80m 이내 출점 제한을 하지 않기로 했다. 구체적 거리 표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을 이유로 거듭 난색을 드러냈다.

앞서 1994년 편의점 업계는 경쟁 편의점 브랜드 간 근접 출점을 막기 위해 '기존 점포로부터 80m 이내에는 신규 출점하지 않는다'는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200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근접 출점 자율 규약을 경쟁사 간 담합으로 판단했고 당시 협정은 무효화됐다.

이후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2018년 7월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 자율 규약안’을 제출하고 다른 회사의 편의점 매장일지라도 80m 이내에 점포를 열지 못하도록 재차 노력했지만 이 또한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무산됐다.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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