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反文 다 모여라” 혁신통합추진위 출범
  • 한국당-새보수당 가교역할…안철수는 독자노선 갈 듯
  • | 2020-01-13 09:28:37
4·15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야권이 통합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주도권을 두고 물밑 다툼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지난해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제시한 보수재건 3원칙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현 정치권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쏟아내며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야권 통합이 지지부진할 조짐이 보이자 정당 외부단체가 주선에 나섰다. 정당, 시민단체,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중도 및 보수를 통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권은 현재 한국당,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새보수당, 우리공화당, 이언주 신당(예정), 이정현 신당(예정), 기독자유당 등으로 분열된 상태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4+1 협의체’에 속해있기 때문에 한국당과 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보수재건 3원칙이란 큰 산을 넘는 것이 관건이다. 유승민 의원이 보수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3대 원칙은 Δ탄핵의 강을 건너자, Δ개혁보수로 나아가자, Δ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3대 원칙을 수용할 것을 검토했으나 당내 반발로 이를 백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출범 전까지 황 대표는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빅텐트를 구상 중이었다. 6일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만들고자 한다. 통추위는 '이기는 통합'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정 정당, 특정 인물의 문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라며 "한국당이 앞장서서 통합의 물꼬를 트겠다"고도 했다. 이어 "기존의 자유민주주의 진영 정당들은 물론이고 이언주·이정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 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말했다. 7일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가 황 대표를 예방했을 때에도 황 대표는 “힘을 보태달라”며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이는 겉모습일 뿐 양당의 속사정은 달랐다. 5일 새보수당 창당대회 때 한국당은 화환을 보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축하 화환을 보냈다. 황 대표는 다음날 뒤늦게 난 화분 5개를 보냈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학 박사는 “두 당의 힘겨루기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제1야당과 8석을 가진 작은 정당의 1:1 통합은 불쾌하다는 뜻을 표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새보수당은 공천을 보장받기 위해 당대당 통합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한국당에 친박 세력 청산도 촉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요구사항들은 한국당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출범한 것이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추위)다. 9일 한국당, 새보수당과 국민통합연대, 자유와 공화,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전진 4.0 등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혁추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야권 통합이란 숙제를 두 정당에 맡겨둬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 하에 정당 외부 단체인 창당준비위원회, 시민사회단체, 외부인사 등이 결집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혁신은 필수"라며 "좁은 정체성만 고집해서는 안 되고 확장해야 하고, 미래 세대에게 길을 열어주는 통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혁통추위는 Δ중도·보수대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위원회를 구성한다 Δ대통합 원칙은 혁신과 통합이다 Δ통합은 시대적 가치인 자유 공정을 추구한다 Δ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등 모든 세력의 대통합을 추구한다 Δ세대를 넘어 청년들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통합을 추구한다 Δ더 이상 탄핵문제가 총선 승리의 장애가 돼선 안 된다 Δ대통합의 정신을 담은 새로운 정당 만든다 등의 원칙에 대해 합의했다. 이 같은 원칙에 대해 한국당에선 이양구 의원이 황 대표의 전권을 위임 받아 동의했으며, 새보수당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합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혁통추위는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혁통추위 원칙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구성에 대해서는 미합의"라며 "혁통추위를 만들기 전에 (황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명확하게 동의한다는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혁통추위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황교안 대표가 합의 사항에 대해 공개적으로 뜻을 표명할 수 있도록 저도 접촉하겠다"고 말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혁통추위가 황 대표에게서 보수재건 3원칙 선언을 이끌어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혁통추위가 보수를 통합시킬 수 있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 보수 전체의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자노선 걷는 안철수
안철수 전 대표가 혁통추위에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황 대표와 유 의원도 줄곧 안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 황 대표는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정치 세력과 열린 마음으로 함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 의원도 안 전 대표가 돌연 미국으로 떠났을 때 “(안 전 대표를 만나러) 우주라도 갈 수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됐었다. 이들이 안 전 대표를 찾는 이유는 안 전 대표가 가지고 있는 중도층 표심 때문이다. 박상병 박사는 “중도표 확장성이 있는 안 전 대표는 여야를 막론하고 예의주시해야 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의 반문연대 참여에 대한 질문에는 “안 전 대표는 독자노선을 걸을 것”이라며 “반문연대에 참여해 보수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중도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강상호 교수도 “안 전 대표는 대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당장 총선을 위해 ‘묻지마식 통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안 전 대표만을 기다리던 안철수계 의원들은 배지를 달기 위해 각자도생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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