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백신 글로벌 사재기…우리 대응은?
  • 미국 영국 등 입도선매 나서…일본은 백신 원액 들여올 계획
    “우리도 출시 유력 백신 들여와 국내 생산하는 게 급선무”
  • | 2020-07-27 09:42:45
  • /유토이미지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사재기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사재기하는 ‘자국 우선주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 첫 상용화 시기를 내년 초쯤으로 전망했다. 백신 상용화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그 전에 백신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영국, 미국, 중국 등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후보들은 1·2차 임상시험을 통과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 미국 화이자, 독일 바이오엔테크, 중국 칸시노 등이 대표적인 개발사들이다. 각사의 백신 개발 속도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발생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13938명(7월23일 기준)이다. 국내외 제약회사들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신종 바이러스에 시제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망한 백신 첫 상용화 시기는 내년 초쯤이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22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한 회견에서 “현실적으로 우리는 내년 초 이후에야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몇몇 백신들이 3차 임상시험에 돌입했음에도 연내 상용화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백신 후보의 출시율은 단 6%다. 통상적으로 수년의 임상시험을 거친 백신 후보들 중 94%는 폐기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공동개발), 중국 시노백, 중국 시노팜, 중국 칸시노바이오로직스 등이 3상 임상시험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공동개발),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공동개발),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 등 3사는 자사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가 임상시험 대상자에게서 면역반응을 생성했다고 발표했다. 의학전문지 랜싯에 20일 게재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AZD1222'의 경우 15세~85세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전원에게서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면역반응이 나왔다.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와 비슷한 양의 중화항체가 발견됐으며 바이러스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면역세포도 100% 활성화됐다. 두통, 피로감 등 외에는 심각한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백신도 독일에서 두 번째 초기 임상에서 중화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중국 칸시노도 이날 최근 성인 508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의 경우 임상 결과 코로나19 회복기 혈청에서 만들어진 중화항체보다 많은 중화항체를 형성하면서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 칸시노도 백신 고용량군 36명 중 27명에서 중화항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 팬데믹 현상에 ‘백신 쟁탈전’도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출시 가능성이 높은 백신을 입도선매하고 있다. 미국은 옥스포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 연구에 12억 달러(1조4000여억원)를 투자한 대가로 백신 3억명분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노바백스의 백신 개발 지원금은 무려 16억달러다.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해 놓은 상태다.

영국 정부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3000만명분 공급 계약을 체결해둔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는 총 1억명분의 백신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영국이 현재까지 확보해 둔 백신은 총 2억3000만명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억명분을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1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특정 지역에서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하기보다는 선 구매를 통한 사재기 같은 모습으로 비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설령 조기에 개발돼 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백신마다 효능이 있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때 얼마나 방어가 될지는 다른 문제"라며 "코로나 이후 시대에는 백신 이외 거리 두기에도 훨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사재기에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백신의 원액을 받아와 자체 시설을 통해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역시 이 같은 계약을 여러 건 체결해 ‘백신 전쟁’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관계자는 “백신, 치료제 자체 개발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의 속도에 뒤처지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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