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커버] 檢 칼날 마주한 ‘벼랑 끝’ 우병우 운명은
  • | 2017-11-11 07:56:16
‘국정원 禹 사단’ 붕괴…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禹 도마 위

이석수, ‘檢 도우미’ 될까… 禹 국회위증 혐의 입증도 보강


추명호 구속영장 발부에 우병우 비선보고 의혹 풀릴까

‘문체부 살생부’ 의혹에 궁지 몰린 禹… 국정원 상납금 의혹 연관성도

추명호, 국정원 상납금 연루 가능성 높은 만큼… 禹도 코너 몰리나

禹 처가 강남 부동산 특혜매각 의혹에 檢 재수사 의지 밝혀

檢, ‘와신상담’ 이석수에 禹 수사 공조 요청하나… ‘TF팀’ 합류 권유 소문도

이석수, 미르재단 의혹 해소에도 도움 줄 수 있어

재판 흘러가며 밝혀지는 禹의 국회 위증 의혹

“대응문건 없었다”는 禹… 그러나 너무 명백한 대응문건의 존재

우병우, 재단 문제 관련 보고 받은 적 없었다(?)… 위증 의혹
  • 검찰의 칼 끝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수사에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AD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검찰이 우병우(50·불구속기소)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재수사 및 재구속영장 청구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기존에 우 전 수석에게 주어진 직권남용 혐의 등뿐만 아니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처가 소유 강남 부동산 특혜의혹 등에까지 수사 범위를 넓힌다는 목표다. 또 검찰은 현재까지 진행된 우 전 수석에 재판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통해 그의 국회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보강수사를 펼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일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전략국장에 국정원법 상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금지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이어 법원은 추 전 국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거친 뒤 3일 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소위 ‘우병우 사단’ 중 국정원 핵심인물로 알려진 추명호 전 국장은 재직 시절 민간인 및 공직자 사찰 그리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이에 대해 비선보고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추명호 전 국장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그가 우병우 전 수석의 요구로 이석수(54)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뒷조사를 한 뒤, 관련 정보를 비선보고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석수 전 감찰관은 지난해 7월 우병우 전 수석의 처가 소유의 강남 부동산을 게임회사 넥슨이 고가에 매입해 준 특혜가 있다는 언론보도 그리고 우 전 수석 아들의 의경 ‘꽃보직’ 논란이 제기되자, 이에 대한 특별감찰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명호 전 국장 구속에 성공한 검찰은 이제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 그 중 불법 사찰과 그 밖의 개인비리 등에 대한 재조사 및 재구속영장 신청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 전 수석의 재조사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거세지며, 그에 대한 명분이 생겼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국정감사장에서 우 전 수석에 대한 재수사 의지를 밝혔고, 곧바로 검찰이 우 전 수석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시켰다.

추명호 전 국장과 우병우 전 수석은 앞서 언급한 이석수 전 감찰관에 대한 비선보고뿐만 아니라, 우리은행장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대한 사찰보고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여덟 명에 대한 세평 수집 문제에 대해서도 엮여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중 문체부 간부들에 대한 세평 수집, 소위 ‘문체부 살생부’라고 알려진 부분을 재수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을 압박할 핵심 의혹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재 20차 넘게 진행된 우병우 전 수석의 재판에서 당시 수집된 문체부 간부들에 대한 세평 내용이 허위·과장된 점이 상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부실한 세평을 토대로 이뤄진 이들 간부들에 대한 좌천성 인사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이들에 대한 세평 수집에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뿐만 아니라, 문체부를 출입하던 국정원 소속 연락관도 개입된 사실도 밝혀졌다.
  • 구속기소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사진=연합)
이에 검찰은 해당 세평이 국정원 연락관으로부터 수집돼 추명호 전 국장에 전달됐고, 이를 우 전 수석에게 비선보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간부들에 대한 무리한 인사조치에 민정수석실이 사실상의 압력을 넣은 사실까지 드러나며, 검찰은 재수사에서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해 줄 가장 유력한 의혹으로 보고 있다.

檢, 국정원 상납금 의혹에도 禹의 ‘묵인’ 여부 조사 계획

현재 검찰은 ‘국정원 적폐청산’ 수사에 열을 올리며, 자연스럽게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재수사 명분을 쌓았다.

국정원 적폐청산은 단순히 국정원 내부 문제만이 아닌,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국정원 간에 이뤄졌던 각종 의혹을 밝혀내는 데 그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싶이, 우병우 전 수석은 청와대 재직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국정원과 경찰로부터 각종 정보보고를 받아왔다.

이는 우 전 수석이 지난해 12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매일 아침 통상적’으로 국정원으로부터 보고가 들어온다고 밝힌 사실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우 전 수석은 당시 “추명호 전 국장과는 얼마나 자주 만나는가”라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직접 만난 것은 한 번”이라며 “올해(2016년) 초 정도”라고 증언했다. 다만 추 전 국장과의 전화 통화의 경우 “가끔씩 한다”고 덧붙였고,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과도 서로 만나는 사이라고 답했다.

현재 시점에서 우 전 수석은 국정원 인물과의 불법사찰에 따른 비선보고 등의 정황이 밝혀졌고, 그 핵심인물인 추명호 전 국장이라는 관련 인물이 구속기소됐다.

또 우병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국정원 내에는 추 전 국장뿐만 아니라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등 간부급 직원들과도 밀접했다고 알려진 만큼, 우 전 수석을 국정원 적폐청산 수사 대상자에 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였다.

주목해 볼 부분은 국정원 적폐청산에 있어 우병우 전 수석에 이뤄질 재조사의 초점은 바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이라는 부분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이 청와대에 40여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상납했다는 의혹이다. 결국 검찰 조사결과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나며, 관련자 일부가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죄로 구속기소되거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지난 4일 관련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에 대한 검찰 조사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매월 5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 상납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이재만 전 비서관은 조사 과정에서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은 이유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두 사람의 구속영장에 박 전 대통령을 국정원 상납금에 대한 수수자, 즉 공범으로 적시하며 이 돈이 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쓰였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당연히 검찰은 관련 혐의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피의자 소환 조사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지난해 9월 독일 도피를 앞두고 있던 최순실씨에게까지 해당 자금이 전해졌을 가능성까지도 열어놓고 있다.

동시에 검찰은 국정원 상납금 의혹에 대한 우병우 전 수석의 개입 여부에도 수사 방향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검찰은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이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주기적으로 받아온 점에 대해 민정수석이었던 우 전 수석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추명호 전 국장까지도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정부 정무수석이었던 조윤선 그리고 현기환 전 수석 등에게 매달 500만원씩 상납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로, 우 전 수석의 개입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단지 우 전 수석이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의 경우처럼 직접 국정원으로부터 상납금을 수수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검찰은 매일 아침 통상적으로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는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국정원 돈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 왼쪽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과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관련 혐의에 대한 수사 대상에 우병우 전 수석도 포함돼 있다. (사진=연합)
만약 우 전 수석이 이런 돈의 흐름을 알고 있었고 동시에 그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자금 축적 등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점까지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는 단순 직무유기뿐만 아니라 또 다른 국정농단의 묵인·방조로 혐의가 가중될 소지가 있다.

물론 이에 대해 우병우 전 수석은 “국정원 상납금이 비밀리에 흘러 들어 왔고, 청와대 특수활동비 관리자 역시 국정원 상납금의 존재나 사용처를 몰랐다고 하지 않는가”라며 여느 때와 같이 모르쇠로 일관할 수도 있다.

실제로 검찰도 아직까지는 청와대 내에서 문고리 3인방과 박근혜 전 대통령 외에 이 상납금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던 인물을 발견해 내지는 못한 상태다.

그러나 자신에게 매일 아침 정보보고를 올리는 국정원과 청와대 사이에서 이뤄지는 사실상의 범죄행위에 대해 제대로 감찰하지 못한 직무유기 혐의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강남 부동산 특혜매각 재수사 나선 檢… “이석수도 공조하나”

검찰은 지난 2일 우병우 전 수석의 처가 소유의 강남 부동산 특혜매각 의혹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4월 우 전 수석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이 사건 불기소 처분에 따른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5월 22일 항고하면서, 서울고검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사실 우 전 수석에 대한 해당 혐의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뒤, 부실수사 논란은 상당했다.

실제로 검찰이 수사착수 두 달여가 지난 지난해 11월이 돼서야 우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고, 특히 당일 우 전 수석이 검사들 앞에서 웃으며 팔짱을 낀 채 수사를 받는 모습이 조선일보 카메라에 찍히며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에 서울고검은 이번 재수사에서는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검찰 내외부에서는 해당 혐의에 대한 우 전 수석의 재수사에서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 중인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으로부터 일부 수사 과정 상 도움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 검찰이 우 전 수석에 대한 관련 혐의 수사를 위해 꾸릴 TF(태스크포스·Task Force)팀에 이 전 감찰관을 합류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 이석수 전 감찰관만큼 해당 의혹에 대한 초기 수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인물은 드물고, 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18일 조선일보에서 우병우 전 수석의 처가 소유 강남 부동산 특혜매각 의혹이 보도되자, 같은 달 25일 언론을 통해 이석수 전 감찰관이 우 전 수석의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퍼졌다.

이후인 지난해 8월 19일 이석수 전 감찰관은 우 전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까지 더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고, 같은 달 23일 대검찰청은 윤갑근 대검부장을 팀장으로 한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우 전 수석 및 그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정강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부실수사 논란만 남긴 채 해당 의혹과 관련된 우병우 전 수석의 혐의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사진=연합)
반면 이석수 전 감찰관은 검찰의 정강과 넥슨코리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던 지난해 8월 29일 특별감찰관직에 대한 사표를 제출했다.

같은 날 검찰이 이 전 감찰관의 감찰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그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했고, 이에 무언의 압박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현재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재수사를 앞두고 있는 검찰의 입장에서 이석수 전 감찰관을 단순한 조사 참고인이 아닌, 수사 공조를 위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禹 구속 핵심, 최순실 묵인·방조 그리고 위증

우병우 전 수석은 지난해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 시기부터 현재까지도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씨의 존재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가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의혹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퍼지자 겨우 그의 존재를 알게 됐고, 물론 개인적 친분은 더더욱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은 최순실과 그의 국정농단에 대해 모르고 있었을 뿐, 이를 인지한 채 묵인하거나 방조하지는 않았다는 의미였다.

우 전 수석에게는 안타깝게도 그의 주장을 믿어주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거의 없지만, 검찰이 이 혐의에 대해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며 단순한 의심으로 머물고 있는 상태다.

사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우 전 수석의 행보를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의심이 굉장히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내용 및 관련자들의 법정증언 등에 따르면, 미르재단은 지난 2015년 10월 27일 설립돼 같은 해 11월에서 12월 사이 청와대 내 수석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거론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검찰에서 당시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에서 이병기 전 비서실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미르재단이 무엇인가, 문제가 없겠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안 전 수석이 “전경련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이 전 실장이 “그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일해재단처럼 나중에 문제될 소지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수비는 청와대 각 수석들이 참석해 주요 현안에 대해 회의하는 자리인 만큼, 당시 우병우 전 수석도 이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비서실장의 입을 통해 “일해재단처럼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자체만으로도, 우 전 수석이 미르재단에 대해 감찰에 나설 이유가 충분했다.

그러나 향후 미르재단을 내사한 것으로 밝혀진 이는 우 전 수석이 아닌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게 된다. 실제로 이 전 감찰관은 지난해 4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첩보를 받고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우 전 수석 측은 당시에 미르재단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감찰을 실시한 적도 없으며, 때문에 재단 내에 최순실씨가 개입돼 있는지 여부도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 이제는 벼랑 끝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
심지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도 민정수석 근무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는가는 질의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 없다”라고 증언했다.

물론 이병기 전 비서실장의 ‘우려의 목소리’를 보고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증언을 했을 경우도 배제할 수 없지만, 만약 이 전 실장의 말을 듣고도 민정수석으로서 직원들에 관련 사항을 알아보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면 매일 아침 여덟 시에 청와대에 출근해 주말에도 근무했던 의미가 전혀 없었던 우 전 수석이었다.

그런데 미르재단 임원 인사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면,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우 전 수석이 미르재단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특검진술 및 법정증언에 따르면, 그는 재단설립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 문서를 전달받았고, 이는 바로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 등 임원 후보자들의 명단이었다. 그러면서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인사검증을 거친 명단”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안 전 수석은 이를 전경련에 전달해 재단 설립 후 이사진 선정에 반영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건넨 명단 내 대부분의 인물들이 재단 임원으로 뽑힌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들 이사진 명단이 인사검증을 거쳤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를 실행했던 부처는 민정수석실 외에는 딱히 없었다. 때문에 안 전 수석도 법정에서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미르재단 이사진 명단에 대한 인사검증을 했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주목해 볼 점은 향후 밝혀진 사실이지만 선정된 이들 이사진 대부분이 최순실씨가 추천한 인물들이었고, 민정수석실 소속 특별감찰반과 민심팀에서 지난해 3월경 미르재단 상임이사였던 이한선씨에 대한 세평을 수집했다는 부분이다.

이미 미르재단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민정수석실은 미르재단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였다.

특히 안종범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박 전 대통령과의 재단 및 비선실세 관련 면담을 앞두고 우 전 수석으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일부 임원들에 대한 인사검증을 자신이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법정증언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 없다”라는 국회 증언의 위증 소지까지도 판단해 볼 수 있었다.

안종범 전 수석은 검찰에서 지난해 7월 26일 TV조선에서 자신의 미르재단 비리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하자, 우 전 수석과 이에 대해 논의를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면서 당시 안 전 수석이 “미르재단의 이성한 사무총장이 TV조선에 제보를 한 것 같다”라고 의심하자, 우 전 수석으로부터 “이성한은 문제가 있는 인물”이라며 이미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TV조선의 해당 보도가 있기 얼마 전인 지난해 6월 29일 이성한씨는 미르재단 사무총장 지위에서 해제된 상태였다.

우 전 수석이 당시 이성한씨의 재단 내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면,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 없다”는 국회에서의 증언은 위증의 소지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멕시코 순방을 떠나기 직전 안 전 수석에게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내부갈등으로 문제가 있다”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안 전 수석도 이성한씨에게 전화해 관련 문제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었다.

대통령이 재단 인사 문제에 대해 경제수석에게도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면, 당연히 민정수석에게도 관련 사항을 지시했거나 아니면 이미 지시를 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안 전 수석은 검찰조사에서 “민정수석실에서 이성한 사무총장의 비위에 대해 조사했다는 말을 들은 사실이 있는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국정농단 파문이 발생한 이후 우병우 민정수석으로부터 들은 것 같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문건 없었다”는 주장… 위증 가능성 높은 이유

지난해 10월 11일, 안종범 전 수석과 우병우 전 수석 그리고 김성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하루 앞두고, 안 전 수석의 사무실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비선실세 관련 보도 등에 대해 대통령에 건의할 사항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서 세명의 수석들은 재단설립과 관련해 지난 2015년 7월 대기업 총수들과의 단독면담을 공개하지 말고, 2015년 2월 메세나클럽 오찬과 같은 해 7월 창조경제센터 관련 오찬 행사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기업들이 재단에 자발적으로 출연하기로 건의하자고 말을 맞췄다. 또 비선실세에 대해서도 솔직히 인정하도록 건의하자고 협의가 됐다.

그러나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12일 세명의 수석들과 면담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기업들의 재단 출연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비선실세 인정 부분에 대해서는 “꼭 인정을 해야 하는가”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10월 20일 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대수비)를 이틀 앞둔 10월 18일 청와대 정책조정실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선실세 언급에 대한 검토의견’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작성된다.

이는 대수비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및 비선실세 관련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말씀자료에 들어갈 내용들이 담겼고, 이 문건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박 전 대통령에 전달됐다.

그런데 당시 이 문건은 총 세 페이지로, “말씀하신 것에 대한 법적검토도 완료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법적검토대로 별첨해 드리겠음”이라는 내용 뒤에 ‘법적검토’라는 제목의 문건이 첨부돼 있었다.

이 문건은 우병우 전 수석이 작성했고, 여기에는 “최순실이 재단설립(직원 인선 등), 모금 등에 관여한 경우 : 罪(죄)가 안 됨”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주체는 公務員(공무원)이므로, 民間人(민간인)인 최순실은 죄가 성립하지 않음” “최순실이 평소 재단에서 지원받은 돈을 용도에 맞지 않게 임의로 사용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는 있음” “현재까지 재단에서 최순실씨에 자금을 지원한 정황은 없음” “어제(10.17) 한겨레에서 K스포츠재단 직원이 정유라의 독일 숙소를 구해주러 독일에 동행했다고 보도했으나 사실무근으로 확인됨” 등의 내용이 나타나 있었다.

10월 20일 대수비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선실세 언급에 대한 검토의견’을 작성한 청와대 김 모 보좌관은 ‘현재 상황 및 법적검토’라는 제목의 또 다른 문건을 작성한다.

여기에는 “재단 예산에 불법적 유용이 없는 상황이므로, 전혀 법적인 문제없음” “애매하거나 답변하기 곤란한 사항에 대해서는 ‘기억 못 함’이나 ‘잘 모름’이라고 답변해도 무관할 것임” 등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한 대응기조가 실려 있었다.
특히 김 보좌관은 이 문건에 대해 우병우 전 수석이 작성한 ‘법적검토’ 문건을 건네받아 작성했고, 당연히 민정수석실로부터 법률적 조언을 받아 문건을 보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당시 청와대는 대응문건을 작성했고, 우병우 전 수석은 국회에서 “민정수석실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대응문건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지만, 대응문건의 존재를 충분히 인지했으며 이에 대한 작성에 깊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현재까지 우병우 전 수석에게 주어진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히 합리적으로 접근하며 이를 사실로 입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검찰이 더 의지를 가지고 재수사에 임한다면 구속까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AD

  •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구글플러스 공유

랭킹뉴스

  • 데일리한국
  • 스포츠한국
  • 포토뉴스
  • 골프한국
  • 무료만화
    • 쾌걸3인조
    • 쾌걸3인조
    • (24권) 황재
    • 천마혈천문
    • 천마혈천문
    • (14권) 천제황
    • 고검추풍
    • 고검추풍
    • (10권) 천제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