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결혼 후 임신·출산으로 사직하는 경우 많아

기혼 여성 사직 이유, 연령대별로 차이나

남성은 입대, 여성은 결혼·출산 등으로 청년층 학업·일 단절 두드러져

여성 취업률 그래프 'M자 곡선', 함몰 시기 지연되고 함몰 깊이 소폭 감소

통계청이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20% 표본조사 자료를 분석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세 이상 기혼 여성이 일을 그만둔 이유는 결혼이 58.5%로 가장 높았고 임신·출산이 28.4%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소현 기자

젊은 여성들이 임신·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면서 30대 초반에서 여성 취업자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20% 표본조사 자료를 분석해 20일 공개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세 이상 기혼 여성이 일을 그만둔 이유는 결혼이 58.5%로 가장 높았고 임신·출산이 28.4%로 확인됐다.

이어 취학 전 자녀 양육이 7.2%, 부모 등 가족 돌봄 3.8%, 취학 자녀교육이 2.1%로 순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여성이 된 사유를 연령대별로 구분해본 결과, 50대 이상은 결혼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우가 많았고 20대에서 30대의 젊은 층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사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20대는 결혼이 51.3%, 임신·출산이 42.9%, 30대는 결혼이 43.0%, 임신·출산이 45.1%로 나타났다.

결혼을 계기로 일을 그만둔 여성 가운데 임신·출산을 미리 염두에 둔 사직이 포함된다고 보면 임신과 출산이 사직에 미친 실제 영향력은 훨씬 클 것으로 통계청은 추정했다.

40대, 50대, 그 이상의 연령대는 결혼 때문에 일을 그만둔 비율이 각각 56.9%, 69.1%, 68.9%에 달했고, 임신·출산으로 사직한 비율은 29.8%, 17.9%, 14.8%인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 여성의 경우 결혼을 계기로 이미 직장을 그만둔 경우가 많아 임신·출산으로 인한 사직 비율이 낮았다. 이보다 젊은 기혼 여성의 경우 결혼 후 일을 지속하다가 임신·출산으로 직장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통계청 관계자는 분석했다.

또 기혼 여성이 가족을 위해 일을 그만두는 사유도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30대의 경우 자녀 양육 때문에 사직한 비율(9.3%)이 높았고, 60세 이상의 경우 부모 등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을 포기한 비율(9.0%)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 보면 임신·출산 때문에 경력단절이 발생한 비율은 서울(30.9%), 세종(30.7%), 경기(30.5%)가 높았고 결혼 때문에 그만둔 비중은 경북(67.4%), 강원(66.2%)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녀 양육·교육으로 인한 경력단절 비중의 경우, 서울(12.1%), 경기(10.3%), 세종(10.9%)에서 높았다.

또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에 따라 여성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시기는 5년 전 조사와 비교해 약간 늦어졌고, 경력단절로 인한 여성 취업자 비율 하락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력단절을 상징하는 여성 취업률 그래프의 'M자 곡선'은 함몰 시기는 지연되고 함몰 깊이는 약간 낮아지는 구조로 바뀌었다.

지난 2010년 조사에서 경력단절 정점에 있는 35세부터 39세까지 여성의 취업자 비중은 55.2%였으나 2015년 조사에서는 56.5%로 1.3%p 증가하며 함몰 깊이가 소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15세부터 34세까지) 인구를 취업 여부, 정규 학교 재학 여부에 따라 분석한 결과 2015년 기준 비재학·취업 인구와 비재학·비취업 인구 비율은 2010년보다 각각 1.9%p, 0.6%p 늘어난 45.2%, 20.5%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대학 진학률이 하락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했다.

청년층의 학업과 일의 흐름을 분석하면 남성은 입대가 집중된 20세부터 24세까지에 단절이 많이 발생하고 여성은 20대 후반부터 결혼·출산 등의 영향으로 단절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영향으로 20세부터 24세까지 취업자 비중은 남성은 31.7%, 여성은 43.1%로 여성이 11.4%p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30세부터 34세까지 취업자 비중은 남성은 87.1%로 20대 후반(67.5%)보다 19.6%p 상승하는 반면, 여성은 59.8%로 20대 후반(68.6%)보다 8.8%p 하락했다.

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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