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창올림픽서 핵보유 정당성 밝힐 듯… ‘만족끼리’도 文정부에 부담

북한 평창올림픽 대규모 방문단에 국내외 이목 집중될 전망

北, 평창올림픽서 전 세계 언론에 북핵 자위권 차원 주장할 듯

文정부 ‘비핵화’ 와 어긋나…국내 진보-보수 대립 촉발할 수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남북 고위급회담이 25개월만에 열리고,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인사를 포함한 대규모 방문단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남북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단절된 남북관계는 박근혜 정부 들어 변화 가능성을 보였지만 개성공단 폐쇄 이후 ‘강대강(强對强)’ 대결로 치달으면서 남북 대화의 문은 굳게 닫혀졌다.

북한에 우호적 입장을 보여 온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이 고도화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남북 간 대화나 교류는 더욱 멀어졌다.

그런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우리 정부와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남북관계가 새 국면에 들어섰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우리 정부가 곧바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제의하고 북한이 화답하면서 한랭전선에 갇혀있던 한반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어 남북은 고위급회담을 열고 북한 대표단 방남과 군사당국회담 개최 등에 합의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해빙 무드가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듯 남북관계가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전개된 데는 북한의 대남 태도 변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남북고위급회담과 향후 군사당국회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과정을 보면 북한이 작심하고 나선 인상을 준다.

실제 북한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 고위급회담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을 통해 그들의 핵ㆍ미사일과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그러한 일면을 보여줬고, 군사당국회담과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북한, 평창 참가라는 대담한 결정 내린 이유는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뜻을 밝힌 것은 예상을 벗어난 일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수차례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핵ㆍ미사일 실험을 잇따라 강행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만을 상대로 연속 강수를 둬왔고, 우리 정부에 대해선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정부 간 교섭은 물론, 민간단체의 방북 및 교류도 일체 거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베를린선언’을 공표하고 ‘한반도운전자’를 자처하며 북한에 대화를 시도해도 그들은 꿈적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2016년 1월 수소폭탄 실험 전 단계에 해당하는 고폭실험을 하고 그해 9월 5차 핵실험에 이어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을 통해 수소폭탄에 근접한 단계에 이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유엔을 비롯해 전 세계의 대북 압박이 가해지고 실제 북한에 후폭풍이 나타나자 돌파구를 모색한 것이다.

주간한국 2705호(2017년 12월 5일자) ‘북한 미사일 발사 ‘진짜 이유’ 기사와 2707호(12월 19일자) 북한-미국 한판 승부… 대화냐 대결이냐‘ 기사에서 북한이 6차 수폭실험을 한데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 제재와 압박을 통해 핵포기를 요구하고 정권교체 가능성을 내비치자 최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새벽 ICBM급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해 일본내 미군 사드기지가 있는 아오모리 현 인근 바다에 떨어지게 해 “핵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미국을 향해 ‘전쟁도 불사한다’는 의지를 알렸다.

북한은 수폭실험으로 인해 전 세계의 압박을 받아 경제 상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핵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외에 알렸다. 그리고 미국이 북핵을 포기시키려 한다면 ‘혼자 죽지 않겠다’는 식으로 미국에 대한 무력행사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북한의 핵보유 의지는 확고하지만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시장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김정은 정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작년 12월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를 개최한 것은 심각한 경제난을 반영한 것으로 심상치 않은 민심을 달래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전해왔다.

소식통은 “세포위원장 대회는 보통 신년초에 열리는데 작년 12월에 개최한 것은 민심이 심상치 않아 앞당긴 것”이라며 “장마당으로 버텨오던 서민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경제난 돌파구를 남한에서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한국>은 제2701호(11월 7일자) ‘문재인-김정은 남북 대변화 손잡나?’ 기사에서 소식통의 전언을 토대로 “북한은 중국까지 나설 정도로 전 세계 압박이 심상치 않자 남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 할 것이고, 때문에 남북관계는 지금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연랍뉴스)
남북 고위급회담 합의문 北 뜻대로?

본지의 대북 전문가 예상대로 북한은 경제난의 유일한 돌파구인 남한을 향해 대화를 제의해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를 통 크게 밝혔다.

통일부는 즉각 ‘환영’ 의사를 나타냈고, 문재인 대통령은 후속 조치를 지시하고 남북 고위급회담을 제의해 북한의 화답을 이끌어냈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이라는 우리 정부의 역제의를 수용한 것은 그만큼 그들 경제 사정이 절박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북한이 고위급 회담에 나서고 3개 합의문을 이뤄낸 것은 나름의 전략이 내포된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베이징의 북한 소식통은 “북한은 고위급회담을 통해 의도한 대로 성과를 거뒀고, 평창 동계올림픽 때 그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은 김정은 신년사에서 대화를 제시할 경우 남한이 응해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고, 이번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큰 것’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큰 것’과 관련해 소식통은 지난 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군사당국회담 등 3개항에 합의한 것을 언급했다.

남북이 합의한 3개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북측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민족 올림픽위원회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둘째, 남과 북은 현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셋째, 남북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은 이번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ㆍ미사일에 대한 입장을 밝혀 남한 국민들에 이해를 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는 ‘자위권’ 차원에서 보유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알리려 했는데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다”고 평했다.

국내 북한 전문가들 중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행보를 보면 당당하게 북한의 입장을 밝히고 우리 측의 ‘비핵화‘ 언급에 강하게 반발한 것을 볼 때 평창 올림픽을 그들의 선전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북측 이선권 위원장이 고위급회담을 ‘공개적으로 하자’로 한 이면에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대외에 알리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선권 위원장은 우리 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비핵화’를 거론한 것에 대해 “남측 언론이 얼토당토 않는 여론을 확산시켰다”며 “무엇 때문에 이런 소리를 내돌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가 보유한 원자탄ㆍ수소탄ㆍ대륙간탄도로켓을 비롯한 모든 최첨단 전략 무기는 철두철미하게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우리 동족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핵무기는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남한과는 무관한 것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에서는 핵 문제를 다루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베이징 소식통을 비롯한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그들의 핵ㆍ미사일에 대한 입장을 남한과 전 세계를 향해 선전하고, 문재인 정부와는 ‘경제’를 위주로 대화를 해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이 9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할 의향을 보였다. 사진은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남자배구 결승에서 한국을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연합뉴스)
북한 평창올림픽 대규모 방문단 의미는

남북은 9일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을 통해 평창올림픽에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민족올림픽위원회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실제 이대로 파견된다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북한은 이전 인천 아시안게임(2014년)이나 부산 아시안게임(2002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2003년)에도 상당 규모의 선수단과 응원단 등을 파견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예술단과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까지 한꺼번에 파견한 적은 처음이다.

이처럼 북한이 전례없는 대규모 방문단을 파견하는 것은 ‘다른 뜻’이 내포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미녀응원단만 와도 화제를 몰고다녀 경기보다 그들에 관심이 집중될텐데 예술단, 태권도 시범단까지 오면 세계의 이목이 북한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은 그 기회를 노리고 그들의 핵ㆍ미사일에 대한 입장을 전 세계에 알리려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자신의 핵ㆍ미사일 보유가 자위권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는데, 평창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 언론이 다 모인 가운데 그들의 입장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김정은의 신년사에 있는 만큼 그와 관련된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우리 당과 국가와 인민이 쟁취한 특출한 성과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한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핵 무력은 미국의 그 어떤 핵 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로 나온 이선권 위원장이 “우리가 보유한 원자탄·수소탄·대륙간탄도로켓을 비롯한 모든 최첨단 전략 무기는 철두철미하게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우리 동족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주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북한 전문가들 중엔 북한이 평창올림픽 때 자신들의 핵ㆍ미사일이 미국을 상대로 한 자위권 차원에서 보유하는 것이라고 논리를 펼 경우 한국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가 진보적이고 문 대통령과 현 정부를 지지하는 층은 북한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은 대미용’이라는 주장은 국내 좌파 진영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관점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사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14일 CNN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일단 북한의 핵 개발은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마 북한의 욕심으로서는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핵이 ‘체제 보장용’ 내지는 ‘대미협상용’이라는 취지의 문 대통령 인터뷰는 이선권 위원장의 발언과 맥이 닿아 자칫 국내에서 진보-보수 진영 간 논란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이 담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우리 민족" 강조 …문재인 정부 대응 주목

남북은 9일 고위급회담에서 현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남북은 군사당국회담이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공동노력이라고 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군사회담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이 논의될 수박에 없고 북한은 앞서 언급한 핵보유 명분을 재차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다시말해 남북군사회담은 군사와 관련한 회담으로 북핵과 미사일이 중심이 될 수 있는 만큼 평창올림픽에 대규모 방문단을 파견하는 북한의 의도와 맥락이 닿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남북군사회담에서 북한은 자신들의 핵ㆍ미사일이 자위 차원이라는 주장을 펼 것”이라며 “우리 정부 대응이 논리적으로 밀릴 수 있다고”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가는 이번 고위급회담에 북측 일원으로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차관급)이 지원단 자격으로 참석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맹경일 부부장은 북한 대남라인의 핵심인물로 대남공작을 맡고 있는 통전부의 2인자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평양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를 공항에서 영접했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최고위급 3인방 황병서ㆍ최룡해ㆍ김양건이 전격 방남했을 때도 대표단의 일원이었다.

북한 전문가들 중엔 이번 남북고위급회담을 후방에서 총지휘한 인물이 맹 부부장이라고 분석한다. 한 전문가는 “이선권 위원장은 평양의 지시를 받은 대로 움직였을 뿐이고 그 중간 역할을 맹경일 부부장이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도 “맹경일 부부장은 대남 전문가인 김양건 아래서 일하던 사람으로 2000년 6ㆍ15 회담과 2007년 10ㆍ4 회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향후 군사회담이나 또다른 남북회담에서 중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한국 정부에 대해 줄기차게 6ㆍ15 선언과 10ㆍ4 선언 이행을 요구했는데, 앞으로 이 부분을 맹 부부장이 집중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남북이 고위급회담 합의문에서 ‘남북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기로 한다’고 합의한 것도 북한이 원하는 바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일부 북한 전문가는 남북 간 문제를 ‘우리 민족’이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은 외세, 특히 미국을 배제하고 남과 북이 해결하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북한이 향후 남북 회담에서 이 부분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북남관계는 언제까지나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이며 북과 남이 주인이 되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우리민족끼리 원칙에서 풀어 나가려는 확고한 입장과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의 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니며 청탁하는 것은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는 외세에게 간섭할 구실을 준다”며 “북과 남이 마주앉아 우리민족끼리 북남 관계 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북한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지침으로 향후 남북관계에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들은 이번 남북고위급회담의 합의문에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와 유사한 부분이 엿보이는 것은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사에서 북한에 대해 ‘대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면서도 북핵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라며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언급해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북핵문제 해결에 ‘원칙’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북핵에 대해 우리 정부와 북한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군사당국회담을 비롯해 평창올림픽 때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미국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다른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남한이 ‘비핵화’를 거론하는 것은 북한을 자극할 뿐이다”며 “남북 회담에서 비핵화 예기가 나오면 북한은 평창올림픽에 불참할 수도 있다”고 전해왔다.

한반도 전문가들 중엔 북핵 문제는 6자회담에서 논의하도록 하고 남북한은 비정치적 분야에서 교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모처럼 맞은 남북 화해 분위기 상황에서 성과를 이뤄내려면 북한 핵을 건드리지 말고 경협을 중심으로 대화해나기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핵이 대화의 초점이 되는 순간 합의가 불가능한 문제로 향후 남북대화가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남북대화의 문이 어떤 상태로 전개될지 문재인 정부의 행보가 주목된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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